[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_ 서울목운초등학교 책 읽어주는 엄마 ‘북앤맘’]

“엄마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 속으로 여행 떠나요”

송정순 리포터 2018-05-24

서울목운초등학교(교장 박인화, 이하 목운초)는 매주 목요일 2교시 1~2학년 각 반 교실에서 엄마들이 책을 읽어주는 ‘북앤맘’ 활동이 있다. 점심시간이나 아침 독서시간에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의 모임은 있지만, 목운초처럼 정규 수업 시간에 1~2학년 전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은 드물다. 한 수업 시간을 책임지기 위해 열정적으로 책 읽기를 연습하는 엄마 선생님 ‘북앤맘’ 회원들을 소개한다.



엄마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교실에서 책을 읽어줄 때는 글밥(글의 양) 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거 같아요.”
“아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제목을 가리고 맞추기 놀이를 했는데 그림을 보고 금방 알더라고요.”
“아이들이 집중을 잘해서 신나게 읽어주고 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아쉬웠어요.”
지난 4월 26일 오전, 목운초 1층 소나무실에서 책 읽어주는 엄마 ‘북앤맘’ 단원들의 회의가 한창이다. 한 달에 한 번 회원 모두가 모이는 이 자리는 각자 교실에서 책을 읽어주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 선배 엄마들로부터 수업에 대처하는 노하우도 배운다.
목운초 북앤맘 활동은 지난해부터 상설화됐다. 그 전에는 명예교사들이 각자 자녀의 교실에서 책을 읽어주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엄마들의 의지에 따라 책을 읽어주는 반도 있고 그렇지 못한 반도 있었다. 형평성의 차이가 생기자 모든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자 엄마들의 재능기부로 정규시간에 책 읽는 시간이 편성했다. 북앤맘 이윤희 단장은 “정규 수업 시간을 엄마들이 책임지고 진행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학교의 지원을 받아 엄마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재능을 학교와 나눈다”고 소개한다. 


자녀 반이 아닌 다른 반에서 책 읽어주기

도서목록은 사단법인 책읽어주기운동본부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추천도서, 엄마들이 희망도서를 취합해 선택했다. 수업이 끝나면 바로 모여 각 반마다 특성과 반응을 일지에 기록하고 어떻게 대처했는지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작년 20명의 단원으로 시작했으나, 2년 차인 올해는 엄마들의 호응을 얻어 35명으로 봉사자도 늘었다.
수업 시간 40분, 엄마들은 3~4권의 책을 읽어준다. 자기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고자 북앤맘을 신청하지만, 자신의 자녀가 있는 반에서는 책을 읽어줄 수 없다는 규칙을 세웠다. 개인의 만족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위한 나눔 활동으로 만들고 싶어서다. 그러다 보니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로 엄마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매시간 머리를 책 앞으로 들이대며 이야기에 빠져드는 아이들이 예뻐 보이고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엄마들의 학교에 대한 애정도 커졌다.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마을 공동체가 함께 한다는 것을 교실에서 체험하게 됐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순수하게 책만 읽어주었을 뿐인데 지나가다 만나면 선생님으로 반갑게 인사도 해주고 ‘엄마가 책 읽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자녀를 통해 전해들을 때, 단원들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지난해 1년을 마치고 한 반 아이들이 모두 손편지를 써서 엄마 선생님에게 전달해 울컥하며 감동을 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번 활동을 시작하면 이사나 직장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 외에 이탈이 없다. 심지어 이사 가도 계속하고 싶다는 단원들도 있다. 내 자녀가 아닌 전교생을 위해 봉사하는 북앰맘 회원들의 열정에서 또 하나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미니 인터뷰

이윤희 단장

아이들과 책을 통해 주고 받는 좋은 에너지가 교실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전파되기를 바랍니다. 북앤맘은 양천구마을공동체에 지원해 ‘북적북적 우리 마을’ ‘마을도서관 탐험’ ‘마을 벼룩시장 책나들이’ 등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이은하 부단장

자녀가 이미 3학년, 5학년이 돼버려서 실상 우리 아이는 북앤맘 혜택을 못 받아요. 그래도 계속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했으면 하는 바람과 학교에 대한 애정, 봉사와 나눔하고 싶은 마음 크기 때문입니다. 


김자영 단원

아이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신이 나서 읽어주고, 제가 좋아하는 책은 더 열정적으로 읽어주게 됩니다. 아이들이 ‘여운’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한 번 더 읽어달라고 할 때 엄마와 같이 읽으라고 권해줍니다.


신미영 회원

북앤맘 활동으로 책을 가지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만들어졌어요. 아이들 앞에서 리허설하고, 읽은 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북앤맘 소속이라는 것이 뿌듯해요. 


강수인 단원

북앤맘에서는 검증된 추천도서를 읽어주는데 엄마들이 읽기 바라는 지식 위주의 책이 아닙니다. 교실에서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엄마가 읽어준 책을 아이가 다시 찾아 읽을 때 책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어요.  


신세진 단원

아이들이 집중해서 제 목소리와 이야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어줄 때 영화에서처럼 오버해서 읽어줬는데 아이들 반응이 좋아서 저도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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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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