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길을 찾은 아이들을 만나다 17

김잔디(일산고 1학년)

지역내일 2008-09-25
프로골퍼를 꿈꾸는 푸른 잔디를 만나다

‘길을 만들어 간다’는 사람, ‘길은 내 앞에 놓여 있다’는 사람, ‘내가 곧 길이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또렷하게 알고 그 길을 똑바로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구나 개성이나 취향이 무시되기 일쑤인 우리의 교육환경에서 말이다. 오늘, 외롭지만 남과 다른 길을 뚜벅뚜벅 가고 있는 눈맑은 친구를 만났다. 꿈 많은 여고생. 일산고등학교 1학년 김잔디양이다.

프로골퍼가 되고 싶어서 남다른 길을 가고 있다던데 어떻게 골프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요?
중3때 진로 때문에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제 꿈이 원래 유치원선생님이었거든요. 적성검사를 하면 성격이 밝고 남들과 쉽게 친해지니까 상담원을 하라고 나왔어요. 그래도 잘 판단이 안 돼 갈피를 못 잡고 있었죠. 교회에서 50일 동안 새벽기도를 했는데, 기도 제목이 ‘나의 진로’였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도 끝나던 날, 아빠가 느닷없이 “잔디야, 너 골프할래?” 그러시는 거예요. 우리 가족 모두 골프와는 전혀 연관이 없었는데 말이죠. 돈이 많이 들 것이라는 걱정이 없던 건 아니지만, 아빠의 제안을 받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하느님 뜻이 많이 작용한 것 같아요.(웃음)
운동을 좋아하는군요?
아니요! 원래 싫어했어요. 체육시간도 안 좋아했죠. 특히 달리기를 싫어했어요. 배드민턴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골프는 해도 해도 재미있고 질리지 않더군요. 집중도 잘 되고요. ‘아, 딱 내 체질이다’ 했죠.(웃음) 승부욕은 강해요. 지는 거 안 좋아하거든요. 예를 들어, 러닝머신 뛸 때 옆 사람이 먼저 내려오기 전에는 절대로 안 내려와요.^^

골프 입문하고 나서 어떻게 운동했는지 궁금하네요. 운동을 병행하는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중3때 골프를 하자고 결심하고 나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1년 동안 골프연습만 했어요. 그리고 골프 특기생을 받는 일산고에 들어왔어요. 솔직히 처음엔 동생들과 같은 반에서 공부해야 하니까 자존심도 상했어요. 하지만 골프를 늦게 시작했으니 한 해 진학을 늦추더라도 연습에 매진하자고 결심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더군요. 새벽 6시에 집 나가서 밤 11시에 귀가할 때까지 매일 골프연습만 했어요. 태국으로 전지훈련도 다녀왔고요.
요즘은 새벽 6시 일어나 고양시 벽제동의 올림픽컨츄리클럽에서 라운딩하고, 12시에 점심먹고, 일산 성석동의 골프연습장에서 밤 10시까지 연습하고 김포 집에 돌아오면 11시가 훌쩍 넘어요. 학교는 월요일만 가서 밀린 수행평가하고 오후 1시까지만 수업을 받아요. 시험기간에는 학교에서 2주 정도 집중 수업 받고요. 다른 친구들이 “학원 가서 공부해야 하는데~”라고 하면, 저는 “연습장 가서 볼 쳐야하는데~” 하죠. 우리 학교에는 골프특기생이 12~14명 정도 있어요. 그 중 여자는 4명이구요. 남들과 다르게 사니까 외롭기도 해요. 그래도 볼을 치다보면 공이 친구가 되지요. 안 맞을 땐 속상하지만 10개 중에 하나만 제대로 맞아도 뿌듯하고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요.

아버지의 제안으로 시작한 골프, 혹시 후회한 적은 없는지요?
후회는 없어요. 골프가 갈수록 공부보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거나, 유학 가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관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동안 내가 쌓아온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워요. 그리고 골프실력도 많이 향상되어서 편한 마음으로 공을 치고 있는 자신을 느끼면, 제가 이 길을 갈 수 있다고 믿게 되고요. 운동이란 게 1등 아니면 기억해주지 않으니까 두렵거나 허무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해요. 이런 과정이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후배들에게 한마디
다른 것도 그렇겠지만 골프는 정말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는 어림없어요. 시작할 때 많은 생각을 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해요. 그런데 일단 나의 길로 정하면, 다른 길은 보지 않고 한 길만 갈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게 바로 골프라고 생각해요.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중독성이 있어 질리지 않죠.

이름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았다는 김잔디양. “태어날 당시 한글이름이 유행이어서 아버지가 ‘잔디’란 이름이 예뻐서 그냥 정했을 뿐”인데, ‘골프를 치게 하려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단다. 이름처럼 골프와 함께 살고 싶다는 김잔디양은 10년 후 박세리 언니처럼 LPGA에서 우승하고, 존경받는 인물이 되고 싶다고 한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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