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느긋한 도심길’ 잇달아 선보여

지역내일 2013-01-08 (수정 2013-01-08 오후 2:08:44)
역사 문화 자연 소재 도보관광길
휠체어·유모차는 무장애자락길

천주교부터 기독교 천도교 불교 성공회까지 각 종교 성지격인 건물, 공원과 내 전통시장을 아우르는 토성과 산성, 한강변 나루와 포구…. '놀멍 쉬멍 걸멍'(놀며 쉬며 걸으며)으로 대표되는 제주 올레 이후 서울시와 각 자치구들이 느긋함을 우선한 도심 '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호젓한 겨울 정취를 느끼며 역사와 문화 자연을 둘러볼 수 있는 도보관광코스다.

서울 서대문구 안산자락길은 휠체어를 타고 유모차를 끌고도 오를 수 있는 무장애 산책길이다. 주민들이 눈쌓인 길을 걸으며 겨울풍경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 서대문구 제공

골목관광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종로구는 최근 '종교문화유적길'을 새로 발굴했다. 중구 명동에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출발해 종로구 인사동 승동교회와 경운동 천도교중앙대교당, 견지동 조계사를 거쳐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까지 종교건축물 5곳을 둘러보는 길이다. 걷는 도중 청계천과 인사동에서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진 독립운동가 나석주 열사와 한옥 개량운동을 펼친 조선인 건축가 박길룡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종교문화유적길에 있는 성전들은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곳"이라며 "개인의 신앙을 떠나 인류 화합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도심 속 도보여행을 통해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는 잠실관광특구 지정에 맞춰 백제시대 토성부터 조선시대 산성까지 연결된 '토성산성어울길'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어울길은 몽촌토성에서 시작해 올림픽공원과 성내천 마천전통시장을 거쳐 남한산성에 이르는 19.6㎞ 구간이다.

어울길은 역사문화자원과 자연생태자원은 물론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다. 한성백제 유물인 몽촌토성과 한양도성을 지키던 남한산성, 방이습지와 성내천, 한성백제박물관과 몽촌역사관, 마천전통시장 등이다. 송파구는 "2시간 30분 가량 1구간 몽촌토성길(7.6㎞)을 산책하면 딱 알맞은 시간에 마천전통시장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며 "오후에 남한산성길(12㎞)을 오르면 알찬 하루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지정문화재 86점과 서울시 지정문화재 38점을 보유하고 있는 성북구 자랑거리는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걸친 역사문화길이다. 조선시대 왕비가 누에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북동 선잠단 터와 함께 당시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 많다. 고종의 아들 의친왕이 살던 별궁 정원(성락원), 고급 요정에서 사찰로 모습을 바꾼 길상사, 만해 한용운이 살던 심우장, 고미술학자이자 미술평론가였던 해곡 최순우의 옛집, 소설가 상허 이태준이 머물던 가옥 등이다. 구불구불한 골목을 걸으며 개별 여행을 할 수도 있고 4~10월에는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 관광을 할 수 있다.

마포구 역사길로는 지하철 2·6호선 합정역에서 지하철 5·6호선 마포역 사이 하천과 한강변을 걷는 '마포나룻길'이 있다. 양화진나루터와 삼개포구 등 조선시대 수상교통망과 한강 생태보고인 밤섬, 전차 종착지인 마포정류장 노래로 유명한 마포종점이 포함돼있다.

강북구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묘역을 대표 관광상품화했다. 이 준 열사와 손병희 여운형 이시영 선생 등 대한민국 독립과 건국에 헌신한 선열과 광복군 합동묘소까지 16기 묘역이 수유동 북한산자락에 흩어져 있다. 북한산둘레길 중 하나인 순례길에서 만날 수 있다.

서대문구와 구로구는 도심 설경을 즐길 수 있는 완만한 자락길을 추천한다. 서대문구 봉원동 안산은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무장애 산책로다. 메타세콰이어와 자작나무 숲길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구로구 고척2동 계남근린공원과 고척근린공원 사이 철쭉길, 궁동 와룡산과 개봉1동 매봉산 사이 팥배나무길 역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조성된 기존 산책로를 다듬은 길이다.

반정화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역사가 오래돼 도보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자원이 풍부하고 자치구들 의지도 있다"며 "지역을 속속들이 잘 아는 주민들과 함께 도보관광길을 개발하고 특히 있는 그대로의 길을 살린다면 예산절감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