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송파맘의 감각 있는 한 해 마무리

다채로운 이벤트로 정 나누고 힐링하기

박경숙 리포터 2016-12-15

올해가 저물어가며 강동송파맘들의 마음과 발걸음은 분주하다. 한 해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가족, 친구, 지인들과의 센스 있는 송년모임을 위해서다. 분위기 있는 곳에서의 맛있는 브런치와 수다 삼매경은 기본코스. 소소하게 준비한 개성 있는 이벤트까지 더해지는 재미난 송년회부터 조용하게 내실을 기하는 한 해 마무리까지 맘들의 연말을 들여다본다.



‘가족사랑 음악회’를 함께 열어요.
 매년 연말에 남편, 아이들과 함께 가족음악회를 열고 있는 주부 이현아(암사동·42)씨. 인생선배인 동네 언니들과 노래모임을 겸해 아이 키우는 이야기, 고민 상담을 함께 나누며 몇 년째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주1회 만나는 노래모임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날려 보낸다. 동요를 포함해 다양한 노래를 배우며 노랫말을 하나하나 되새기고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더 없이 행복한 힐링 타임.
 1년간 연습한 여러 곡 중 몇 곡을 선택해 회원 10여명이 가족들 앞에서 장기자랑 하듯이 실력을 뽐낸다.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 떨리기도 했지만 해가 거듭되어 가며 노래모임 가족 전체가 화음으로 하나 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무척 즐겁다.
 아내들의 아름다운 합창에 반한 남편들도 노래 모임을 따로 만들어 노래를 즐기는 것을 보는 것도 유쾌한 일. 내년에는 또 어떤 다양한 노래를 배우고 회원들과 마음을 나누며 작은 음악회를 기획할 지 기대가 된다.



책모임 통해 다양한 재주도 선보이죠.
 학부모 독서모임을 통해 만난 맘들과 3년째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주부 임소연(방이동·46)씨. 매달 한 권씩 함께 정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며 스스로 독서에 대한 생각이 많이 깊어졌다.
 혼자 읽기 힘들고 기피하고 싶은 책도 끝까지 끈기 있게 읽어 내는 인내심이 길러졌고 다른 이의 다채로운 의견도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시야가 넓어졌다. 연말에 1년간 꾸준히 읽어 낸 책의 리스트를 확인하며 스스로 감탄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매달 마음을 살찌우는 독서모임 못지않게 연말 송년모임도 다채로워서 즐겁다. 그 달의 책으로 토론을 하고 난 후 회원이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는 시간, 피아노 연주가 장기인 회원의 연주와 노래, 기타 연주가 취미인 회원이 선보이는 연주 솜씨를 보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화려한 장기가 아니어도, 거창하거나 큰 재주가 아니어도 작은 웃음과 박수를 함께 보내며 소소하게 나누는 시간들이 더 값지게 느껴진다. 올해는 소연씨도 소박한 노래로 자리를 채워보기로 마음먹고 있다.



자기 성찰의 시간 갖는 템플스테이
 산과 사찰을 좋아하는 주부 김지선(가명·50)씨는 요즘 훌훌 떠나는 여행에 관심이 많다. 올 연말에는 템플스테이 준비를 실행에 옮겼다. 연말에 가족, 지인들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만 조용히 혼자 떠나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유서 깊은 사찰에 머물며 신선한 공기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수행자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심신을 맑게 하는 프로그램이 좋다. 집에서 가까워서 지난해 참가했던 봉은사 템플스테이도 좋은 기회였다. 이번에는 조금 더 멀리 강원도 백담사로 떠나 보기로 결정했다.
 ‘해넘이 해맞이 희망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프로그램에 몸을 맡기며 올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 세상 속에서의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 놓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한 호흡 가다듬는 시간이다. 생각만으로도 벅찬 감정이 밀려온다고 한다. 내년에는 남편, 대학생 아이들과도 함께 템플스테이에 참가해 보는 것을 계획해 본다.

일석이조 연말 소풍
 차분히 마음 정리하고 싶을 때 정미랑(문정동·49세)씨는 신구대식물원을 즐겨 찾는다. 청계산 밑자락의 넓은 숲과 잘 가꿔진 정원은 그만의 힐링 장소. 올 연말에는 친한 지인들을 초대해 특별한 소풍을 준비했다. 차로 20분을 달려 도착한 식물원은 조용하고 여유롭다.
 신구대식물원은 가드닝 프로그램이 강점. 모두들 전문 가드너와 함께 다육화분 만들기 미니 강좌에 참여했다. 앙증맞은 모종삽을 화분 삼아 특수 흙인 넬솔을 반죽해 꼭꼭 눌러 담은 다음 각양각색의 다육식물을 심어 각자의 개성 담긴 미니 화분을 완성했다. 서로 화분 꾸밈새를 비교해 가며 까르르 웃음꽃을 피웠다. 지난 1년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선물이다.
 고즈넉한 숲 속 낙엽길을 여유롭게 산책한 다음 찾은 곳은 식물원 카페. 탁 트인 통창으로 펼쳐지는 정원 풍광이 일품인데다 장작 타는 냄새가 구수한 벽난로까지 갖추고 있다. 집에서 싸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소박한 포트락파티를 열며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곧 다가올 새해 덕담을 건넨다. 5명 모두가 두고두고 추억할 특별한 연말 소풍이다.



3대가 함께 기획·연출한 가족 홈파티
 20대부터 80대까지 삼대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가족 망년회. 윤영애(송파동·58세)씨네 대가족은 연말이 되면 특별한 홈파티를 연다.
 가족 간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할머니, 부모 세대가 파티의 스폰을 담당하면  3대들이 파티를 총괄 기획, 연출한다. 톡톡 튀는 젊은 감각이 살아있는 20~30대가 주축이라 장보기부터 요리, 테이블보며 꽃장식, 식기 준비 등의 테이블세팅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감각적으로 파티를 준비한다. 드레스 코드 지정부터 가족 간의 작은 선물 교환 같은 소소한 이벤트도 준비한다.
 “아들과 딸, 조카들이 머리를 맞대며 함께 준비한 홈파티라 뜻깊다. 의미와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가족 모임”이라고 윤씨는 덧붙인다. 이렇게 3대가 함께 어울리는 연말 가족 망년회는 지인, 이웃들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다.

콘서트, 연극관람 등 연말연시는 공연과 함께  
 주부 이은영(둔촌동·44)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가 1학년 때부터 만나는 모임이 있다. 두 달에 한번 꼴로 전체 모임을 갖고 수시로 만나면서 친목을 다져 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음주가 주가 되는 연말연시를 조금 다르게 보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연말연시가 되면 더욱 더 풍성해지는 각종 공연을 함께 관람하기로 결정했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가수 이승철의 연말 콘서트였다. 마치 열여섯 소녀로 되돌아 간 듯 모두 들뜬 마음으로 콘서트를 기다렸고 콘서트 당일 날은 신나게 콘서트를 즐겼다. 그동안 당연한 듯 술자리로 대신하던 연말 모임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랄까? 각종 회사에서도 연말 술자리 대신 공연과 콘서트 관람으로 모임을 대체한다는 뉴스도 생각났다. 올해는 지난해의 기억을 되살리며 연극 공연을 단체관람하기로 했다. 육아와 가사에 지쳐 일 년에 연극 한편 보기 힘든 것이 평범한 주부들의 일상이 아닐까? 연말이 더욱 더 기다려지는 이유, 좋은 공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일 것이다.  



친한 친구끼리 ‘작은 선물’ 교환하기
주부 김희주(잠실동·46)씨는 이맘때면 늘 마음이 들뜬다. 마음 맞는 6명 친구모임의 망년회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지만 정기적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은 10년 정도. 그리고 4~5년 전부터는 뜻 깊게 1년을 마무리하기 위해 망년회 때 친구들끼리 작은 선물을 주고받고 있다. 단, 이때의 선물은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지 말자는 것이 친구들의 생각.
 김씨는 “선물 받은 립스틱이나 향수인데 사용하지 않는 것, 직접 만든 비누나 퀼트제품, 나눠 쓰고 싶은 아이들 학용품 등이 주요 선물목록”이라며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이나 다른 친구에게 더 어울릴 것 같아 선심 쓰며 명품을 내놓은 경우도 있다”고 망년회 분위기를 전한다.
 번호를 매겨 큰 박스에 넣어놓고 순서를 정해 랜덤으로 선물을 가지는데, 상호 합의하에 선물을 교환하는 경우도 많아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선물꾸러미를 갖게 된다고.
 “올해는 프릴이 달려있는 우산을 내놓으려고요. 너무 예뻐서 마련했는데, 막상 들려니 너무 젊은 디자인이라 대학생 딸이 있는 친구가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태그도 안 뗀 게 정말 다행이죠?”

하루 동안 즐기는 중년의 ‘사치’
 중고등학생을 둔 주부들. 쏟아 붓듯 들어가는 사교육비와 가족들 치다꺼리에 자신에게의 투자엔 인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윤소희(잠실동·48)씨와 친구들은 1년의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사치를 누리는 날을 정했다. 바로 친구들과 연말모임이다.
 윤씨는 “2~3달에 한번 만나는 친구들(4명)과 1년의 마지막 만남은 ‘누릴 것 다 누려보자’는 마음으로 돈을 투자한다”며 “5성급 호텔에서 1박2일 동안 수다를 떨며 보낸다든지, 1인당 10만원이 넘는 식사를 한다든지 하며 한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고 말했다.
 평소 눈으로만 보며 지나가던 호텔에 예약을 하며 두근거림도 느껴보고, 비싼 만찬을 즐기며 애써 ‘이 돈으로 장을 보면?’이라는 생각도 떨쳐버리려 노력한다. 매년 수험생이 있어 이런 만남도 해마다 가질 순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일치감치 수시에 합격한 착한 ‘친구 아들내미’ 덕에 사치스런 하루가 예약되어 있다고.
 “원래 우리 모임의 목표는 아이들이 모두 대학교에 가는 해의 크리스마스를 유럽에서 보내자는 거였어요. 이제 딱 2명 남았더라고요. 그때를 위해 또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지는 해도 보고, 맛난 음식도 먹고
 주부 장주선(삼전동·45)씨는 해넘이와 새해해돋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디를 가나 막히는 도로와 넘쳐나는 인파에 고생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해넘이 여행은 언젠가부터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즐거운’ 연례행사가 됐다. 단, 사람들이 많지 않은 평일을 이용하고 12월 중순에 미리 해넘이를 다녀온다.
 장씨는 “아이들의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 우리가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라며 “아이들이 학교에 가자마자 출발해 서해안에서 맛있는 점심을 즐기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도 마신 후 해넘이를 보고 서울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해넘이 장소 선정엔 인터넷이 큰 몫을 차지한다. 경관도 멋있어야 하지만, 주변에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커피숍도 찾아야 계획표가 마무리된다. 올해는 영종도에 갈 예정이다. 그리고 얼마 전 드라마에서 본 조개구이도 먹기로 했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지만 낯선 곳에서의 친구들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왠지 모를 감상에 젖어 속마음도 털어놓고 고민도 이야기하며 속까지 친해지는 느낌이 들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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