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아리 최고!_ 물지게·기린세상 비폭력 대화]

마음이 묻어나는 대화로 따사로운 소통을~

권성미 리포터 2016-12-20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으랴. 어떤 관계든 말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자신이나 상대방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NVC(Nonviolent communication·비폭력 대화)는 관찰-느낌-욕구/필요-요청/부탁이라는 대화 모델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유대 관계를 맺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방법. ‘물지게·기린세상 비폭력 대화’ 동아리는 이런 대화 연습을 통해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존중, 배려, 공감의 마음으로 다가간다. 



상대방과의 연결에 다리가 되는
‘비폭력 대화’

‘물지게·기린세상 비폭력 대화’ 동아리는 여느 동아리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로 모임을 시작한다.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서로 명상의 느낌과 오늘의 기분도 얘기해 본다. 매주 금요일, 누군가와 어려웠던 소통의 경험을 나누며, 실제 대화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김순옥씨는 “강의만 듣고 나면 잊어버리기 쉬운데, 계속 ‘비폭력 대화’ 방법을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연습한다. 동아리지만 연습 모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특성을 말했다.
2011년 함께 공부를 한 7명이 동아리 ‘물지게’를 만든 후, 수원여성문화공간 ‘휴’에 동아리 등록을 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6년 1월에는 ‘휴’에서의 NVC 수업 후 후속모임을 원하는 회원들이 모여 ‘기린세상’도 시작됐다. 현재 물지게 10명, 기린세상 1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회원들은 저마다 소통에 답답함을 느끼며 '비폭력 대화'의 문을 두드렸다. 그래서인지 '비폭력 대화'는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다리가 된다고 얘기한다. 임정심씨는 “'비폭력 대화'란 지침서 같다. 뭔가 잘하고 싶어도 기준이 모호한데, 기준을 알려 준다. 어떻게 말하면 가족이 화목할지, 어떤 말들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 마음은 나를 향해 있기도 하다. 박문주씨는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나를 알고 표현하고 싶었다.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해준 '비폭력 대화'는 나와 함께 길을 가는 반려자”임을 강조했다. NVC를 접하면서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됐다는 양정희씨와 송혜진씨. 타인의 말에 자극을 많이 받던 모습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유지하고 싶고, 자신과 갈등 관계에 있는 타인에 대해서도 여유가 생기면서 이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단다.



동아리 활동으로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비폭력 대화'를 실생활에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하자 회원들에게 예상을 넘어서는 변화들이 일어났다. 동아리에서 연습한 대로 가족들에게 비난이나 공격이 아닌 감사의 말로 다가가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하니 가족들은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를 외친다. 최인선씨는 “아이들이 동아리에 빨리 다녀오라고 한다. 소통 잘 하는 것을 배워오는 공간이라는 것을 먼저 안다”며 흐뭇해했다.
엄마가 변하자 가족들도 함께 변해갔다. '비폭력 대화'로 표현하니까 가족들도 감정의 날을 세우지 않았다. “특별하게 폭력적이진 않아도 전에는 생각이나 추측이 앞서고,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했다. 남편과 불편해지기도 했다. 지금은 일곱 살 아들도 왜 화가 나는지, 내 감정이 어떤지를 표현해낸다“고 김경란씨는 경험을 들려줬다.
주변과의 관계 맺기에서도 마찬가지. 어떤 노하우나 경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눈빛을 마주치며 공감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따스함의 소통이 따라왔다. 조월신씨는 “진심이나 노력,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 때 공감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변화를 자랑스러워했다.
전혜경씨는 직장인 학원에서 수능을 치른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며 그들의 얘기를 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단다. 또한 직장에서 뭔가 요구사항을 말할 때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비폭력 대화'의 힘인 것 같다고 전했다. 



비폭력대화 위한
작은 날개 짓이 시작되다

회원들은 '비폭력 대화' 동아리 모임 동안에는 다른 곳에서는 하기 힘든 말이나 내 안에 꽁꽁 숨어있던 것들을 자연스레 풀어 놓는다. 안전하고 신뢰가 가득한 곳이 내 삶에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힐링을 경험한다는 이들이다. 그러다보니 동아리 활동이 사회로 나가게 하는 힘을 북돋아주기도 한다. 정귀형씨는 늘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망설이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선뜻 나아가 열심히 활동 중이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그 소중한 느낌과 경험으로 체득한 것들을 지역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휴’에서 있었던 동아리축제에서 '비폭력 대화'에 대해 사람들이 보여줬던 관심이 반갑기만 했다. 그 동안 지역 아동센터, 작은 도서관, 학교 등지에서 학생들에게 '비폭력 대화'를 알리는 실천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김순옥씨는 “동아리 활동의 목표는 나의 삶을 편안히 하고, 다른 사람과 돈독하게 연결돼 소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앞으로는 보다 전문성을 키워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미 뭔가 꼬물꼬물 태동하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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