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 과시하는 ‘천안 70대 로얄축구단’]

“운동장 누비며 경기 뛰는 순간이 삶의 활력이자 의미”

김나영 리포터 2017-06-06

계단을 오르다 보면 3층을 채 가지 못해 호흡이 가쁘고, 어쩌다 조금이라도 달릴라치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낙담하며 쉽고 편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라 여겼다. ‘천안 70대 로얄축구단’을 만나기 전까진 분명 그랬다.
천안 70대 로얄축구단(단장 김세제. 이하 로얄축구단)은 70대 이상이 모인 축구단이다. 단원들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전 7시면 어김없이 천안축구센터에 모여 운동장 곳곳을 누비며 공을 차고 호흡을 고른다. 로얄축구단을 오래 지켜보며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는 천안실버타운 김진희 원장은 “11년째 실버타운을 운영하며 힘없고 무기력한 어르신들 모습을 많이 보아 왔는데, 로얄축구단의 활기 있는 모습을 보고 노년기의 새로운 비전을 발견한 느낌이었다”며 “노인도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로얄축구단에 박수를 보내고, 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꾸준히 운동해왔기에 70대까지 축구를 하는 것 가능

로얄축구단은 2016년 4월 1일 창단했다. “축구는 과격한 운동이기 때문에 연령별로 경기를 해야 하는데, 천안은 생활체육회 등록 축구단이 60대까지밖에 없더란 말이지요. 때마침 전국 장수 축구대회나 70대 전국 대회가 많아지는 등 환경도 조성되고 있어서 마음이 맞고 함께 운동할 사람들이 모여 창단하게 됐습니다.” 김세제(78) 단장의 설명. 김 단장은 78세의 고령에도 왕성한 활동을 자랑한다.
천안의 경우 50대 축구단 열두 팀과 60대 축구단 두 팀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70대 로얄축구단의 창단으로 든든한 맏형의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처음 열여덟 명으로 출발한 로얄축구단은 현재 30여 명까지 단원이 늘어나 지난 4월 창단 1주년 행사를 가졌다.
70대 축구단은 전국적으로 백여 곳이 넘는다. 서울의 경우 구마다 한 곳씩 있을 정도로 활성화한지 오래다. 충남의 경우 로얄축구단이 최초로 만들어진 70대축구단으로, 엇비슷한 시기에 논산에서도 70대 축구단이 결성되어 총 두 팀이 있다. 천안과 논산 두 팀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교류 경기를 하며 공을 차는 즐거움을 나눈다.
황의선(71) 부단장은 “단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일주일 내내 축구를 하는 시간만 기다린다고 한다”며 “70을 넘겨서까지 축구를 한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운동장에 나와 서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세제 단장은 “개인적으로 축구는 건강과 삶, 그리고 가족 및 사회관계를 지키도록 해주는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라고 전했다.
사람들은 로얄축구단의 이야기를 들으면 눈부터 동그랗게 뜬다. 단원들은 그런 선입견 앞에 전반 후반 각 25분 총 50분 동안 운동장 곳곳을 누비는 왕성한 움직임으로 답을 전한다.
물론, 70대에 이르러 갑자기 축구를 시작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 젊었을 때부터 축구를 꾸준히 해오며 체력을 단련해왔기에 지금까지도 공을 차는 것이 가능하다. 단원들 대부분 30~40대부터 축구를 즐겨왔다고. 때문에 어지간한 젊은 세대보다는 훨씬 움직임이 나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워낙 축구를 좋아하고 오래 해온 터라 로얄축구단은 4월 15~16일 영덕에서 열린 ‘제36회 대한축구협회장기 생활체육전국축구대회’ 황금부(70대)에 논산 70대 축구단과 함께 팀을 구성하고 충남대표로 출전해 강원도, 서울 동작구, 경기 안양시와 함께 장려상을 수상했다. 충남 전 연령대에서 유일한 수상 결과에 맏형으로서 본을 보인 것 같아 기쁘다고. 창단 1년만의 기쁜 결과에 로얄축구단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운 것은 물론이다.  


로얄축구단 김세제 단장, 김기종 사무국장


 “계속 축구하며 활기차게 사는 모습 보여 후배들에게 희망 주고파”

로얄축구단은 그저 자신들만 축구를 하며 즐거워하는데 머물지 않는다. 노년기에 운동을 하려는 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고 바라던 결실도 이뤘다. 70대 노인들은 퇴직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 비용 부담이 있으면 편하게 운동을 하기 어렵기 마련. 천안축구센터의 경우 사용료가 있어 운동을 하려는 노인들에게는 부담이 되었기에 노인들이 사용할 때 비용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위해 로얄축구단은 여기저기 알아보고 직접 부서를 찾아다니며 관련 내용을 하나씩 문의했고, 그 결과 노인복지법을 기반으로 ‘천안시 천안축구센터 관리·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201회 천안시의회(임시회)에서 논의되어 5월 1일자로 개정되기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천안축구센터 제12조 사용료의 감면 조항에는 ‘천안시축구협회에 등록된 70세 이상으로 구성된 축구단의 경기 또는 행사에 인조잔디구장 사용료를 80% 감면한다’는 내용을 신설하게 됐다.
로얄축구단은 앞으로 자신들의 활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노인들이 무기력하게 지내기보다 삶의 활기를 찾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후배들에게도 활기 있게 살아가는 모범을 보이며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데 바람직한 방향을 제공하고 싶다. 김기종(71) 사무국장은 “젊어서부터 축구를 시작해 충남도 축구심판위원장까지 했을 만큼 축구를 좋아하는데, 이 좋아하는 축구를 못하게 될까 걱정이었다”며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이라 축구단을 창단하고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사무국장은 “더 많은 이들이 축구단에 참여해 이 행복함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고, 우리의 활동을 보고 후배 축구단들이 나이 들어서도 계속 축구를 하며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입문의 : 김기종 사무국장 010-2070-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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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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