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배우는 인문학, 사각 프레임 속 ‘나’를 찾는 시간

“영화 속에 인생이 있다, 행복의 철학이 있다”

신선영 리포터 2017-09-07

안산시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학습공유 러닝브릿지’가 재능과 삶의 노하우를 지역사회에 공유하면서 공동체를 이어주는 연결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러닝브릿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는 형태로, 서로가 학습을 통해 나눔과 배움의 기회를 갖고 학습공동체를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여름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아 거리를 서성이고 있는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중인 러닝브릿지 ‘영화로 배우는 인문학’ 강좌에 문을 두드려보자.



영화는 삶을 유연하게 해주는 인문학이다!
독일 문학을 전공한 진은영 강사는 대학원에서 독일문학 작품 영화화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면서 영화를 다방면으로 공부하게 되었다.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개봉 영화는 물론 독일문화원, 프랑스문화원, 시네마텍을 찾아다니면서 미개봉 영화를 많이 봤어요. 독일에 있을 때는 시네마텍대학 교양영화 강의를 들으며, 야외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많이 봤어요.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며 습작도 해봤고, 이런 경험들이 토대가 되어 국민대학교에서 ‘영상디자인의 이해’라는 영화 강의를 몇 년 했어요. 개인 사정으로 강의를 중단하고 있던 차에 지인의 권유로 영화 인문학 강좌를 열게 되었다”고 했다.
“영화는 대중 예술이기는 하지만 책 이상으로 인문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흥행작 위주로 서둘러 영화를 즐기던 사람들에게 깊이 생각해야하는 예술 영화를 권유하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선택하는 법과 영화가 주는 다양한 감상법을 배워나가면 풍부한 인문학적 사고를 하게 되고 더불어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어 삶이 유연해질 수 있다”며 영화 속 철학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풀어놓는 시간,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읽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한 ‘영화로 배우는 인문학’은 매월 주제별 영화를 본 후 강의와 토론을 한다. 영화는 미리 보고 와야 한다.
진 씨는 영화감상 시 기본 스토리텔링에 몰입하기보다는 영화가 주는 다양한 문법들을 읽을 수 있도록 수강생들을 이끈다. 감독의 의도나 배우들의 연기, 카메라의 움직임이 주는 즐거움, 색채, 음악, 메시지 등 종합예술로서의 영화적 요소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조용한 카리스마와 앤디(앤 헤서웨이)의 변신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읽는 시간, 암전된 강의실에 영화의 주요 장면이 흐른다. 멋진 모습으로 뉴욕의 거리를 활보하는 주인공의 패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며 자칫 명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소비를 조장할 수도 있는 영화다.
수강생 이소영 씨는 “냉정한 패션업계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위해 어디까지 스스로를 바꾸고 변화시켜야 하는지, 모두가 꿈꾸는 성공 뒤에 잃게 될 것들, 성공 뒤에는 행복이 찾아올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며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짓밟는 것쯤은 당연하게 여기는 미란다의 악마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모습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정당성으로 합리화되며 현실은 우리를 악마로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토론 후 소감을 말했다.



배움과 나눔으로 더불어 성장하는 사람들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을 보면서 내 과거의 나쁜 기억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영화수업을 통해 나의 내면을 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는 류경숙 씨의 감상평에 박성집 씨는 기억(momory)에 대한 짧은 글을 소개한다.
‘일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물리적으로 98%나 다르다고 한다. 원자(atoum)수준에서 우리의 간은 6주, 피부는 1개월, 위벽은 5일마다 새롭게 생성되며, 영원한 것처럼 보이는 뼈도 3개월마다 새 것으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매 순간 급격히 변화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동일한 ‘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비밀은 기억에 있다. 기억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주는 징검다리다’ 이 글에 공감하며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기억에 대한 생각을 꺼내놓는다.
매주 한 편씩 9개월째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해온 수강생들은 영화 속에서 많은 메시지들을 읽어내며 성장한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퇴임한 정태환 씨는 러닝브릿지 강좌 ‘영화로 배우는 회화’의 강사이자 ‘영화 인문학’ 수강생으로 배움과 나눔의 선순환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영화를 통해 삶을 변화시켜가는 서로의 모습에 격려를 주고받으며 즐겁게 소통한다.
영화인문학은 매주 목요일 10시, 평생학습관 503호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9월에는 커플이야기 ‘클로저’, ‘대학살의 신’과 유년의 상처에 관한 영화 ‘안개 속의 풍경’, ‘집시의 시간’을 함께 감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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