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초등학교 전교생 의남매 활동 ‘오리 육남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우리는 모두 남매랍니다

문하영 리포터 2017-12-12

분당 구미동에 위치한 오리초등학교(교장 신우영, 이하 오리초)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학년에서 한 명씩 총 6명이 의남매를 맺어 일 년 동안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우애를 다진다.
점심시간에는 돌아가면서 교장실에서 <사자소학>을 읽고 교장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는다.
식사를 하며 진짜 식구(食口)가 되어가는 ‘오리 육남매’를 만나보았다.



매일 점심
육남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교장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2학년 박준서군이 상기된 얼굴로 제일 먼저 교장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박 군은 교장실에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다른 학년의 형과 누나들을 불러 오겠다며 문 밖으로 재빠르게 사라졌다. 잠시 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6명의 어린이들이 식판 가득 맛있는 음식을 담아 교장실에 둘러앉았고, 교장선생님과 <사자소학>을 함께 읽은 후 즐거운 식사가 시작되었다.
제일 맏형인 6학년 조해준 학생은 “교실에서 점심을 먹는 것보다 교장실에 와서 먹으면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다”며 후식으로 나온 사과 한 쪽을 더 짚어들었다. 옆에 있던 맏언니 5학년 송예빈 학생은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것은 조금 힘들지만 교장실에 와서 동생들과 식사하는 시간이 좋다”며 “올해 오리 육남매와 함께 많은 활동들을 했는데 ‘오리갓 탤런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학생 간, 학년 간 소통과 유대감 증진시켜
형과 누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4학년 이한별군은 본인이 ‘오리갓 탤런트’에서 안중근 역할을 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덧붙여 그동안 오리초에서 ‘오리 육남매’가 함께 했던 많은 행사들을 기억해내며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임은주 상담실장은 “학교가 위치한 구미동의 지역적 특성으로 학령기 아이들이 많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해 두 반이 된 1학년을 제외하고 각 학년이 한 반씩 있는 작은 학교라는 점을 장점으로 활용하고자 했다”면서 “학생 간, 학년 간 소통과 유대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도구로 ‘오리 육남매’를 기획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리갓 탤런트’로 ‘오리 육남매’ 팀 별로 방과 후 동아리활동 발표를 했는데 학생들이 매우 즐거워했다. 기획했던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호응도가 높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생 보살피고, 형님 따르며
지식이 아닌 삶 배워

1학년 박도현 군은 “내년에 1학년 동생이 들어오면 멋진 형이 되어 동생들을 보살펴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3학년 손민서양은 “올해는 언니가 1명뿐이었는데, 내년에는 여자 형제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학년 박준서 학생은 “형아들, 누나들 챙기기 힘들다”면서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학생들이 식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한 뒤 교실로 돌아가고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임 실장은 “저학년은 학교 생활적응에 도움이 되고 고학년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저학년을 배려하고 돌보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오리 육남매’활동을 평가했다.
학기 초 각 학년에 한 명씩 육남매 조 편성을 한 후 분기별로 ‘친구사랑의 날’에 지정된 교실로 이동해서 함께 식사를 한다. 매일 점심시간에는 한 조씩 돌아가며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며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편하게 나눈다고. 추석에는 송편을 빚는 등 공동의 소통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즐겁고 가족적인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사람구실하며 더불어 살아가기,
어른도 함께 고민해봐야

2015년 오리초로 부임한 신우영 교장과 임은주 상담실장은 상담실이 구심점이 되어 ‘오리 육남매’ 활동을 추진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이제 ‘오리 육남매’는 오리초를 대표하는 교육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복지 상담실의 홍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까지 어려움이 있을 때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대인관계 형성의 기회가 감소하며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2017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소통과 나눔에 대해 관계를 통해 배우고, 사회구성원으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상호 협력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오리 육남매’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미니인터뷰 - 오리초등학교 신우영 교장
“오리교육공동체는 참 사람을 키웁니다”

자녀수의 감소와 이웃 간의 교류가 줄면서 개인 이기주의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대한 고민 또한 커졌습니다. 오리초는 ‘참 사람을 키우는 곳’이라는 교육지표를 세우고 친교활동, 리더십과 팔로우십 기르기, 오리 육남매 한마당 큰잔치, 밥상머리교육 등 오리 육남매 활동을 통해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몸으로 배우게 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사회, 가정이 함께 협력할 때에 진정한 참 사람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문과 교실에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주며 따뜻하게 맞아주고, 학생 자치회인 ‘다모임’을 통해 상호존중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부모 재능기부 및 참여 문화를 독려하고 지역사회 자원 활용 및 시설을 활용하여 오리 교육공동체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오동나무숲 도서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인화교실 등 학교 인프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리교육공동체는 어린이와 함께 어른도 자라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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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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