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수화 봉사단 ‘수화사랑 친구들’]

사랑한다고 손으로 말하세요

박 선 리포터 2018-04-26

친구들이 가득 있는 자리에서 나 혼자만 말을 할 수 없다면 어떨까? 글을 쓰든 손짓을 하든 어떻게든 의사소통은 하겠지만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모여 수화를 배우고 장애인들과 함께 손으로 대화하면서 봉사하는 수화봉사단 ‘수화사랑 친구들’을 만나 수화의 아름다움을 들어보았다. 



새로운 언어, 수화를 배우는 즐거움

‘수화사랑 친구들’ 모임은 7년이 넘어간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처음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이렇게 큰 즐거움을 느끼고 오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1주일에 한 번 수화 강사와 함께 하는 수화 공부 시간은 자못 진지하다. 강사의 손동작 한 가지라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손을 연신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해 본다. ‘안녕하세요?’ 같은 기본적인 말부터 ‘정류장은 어디에 있어요?’ 같은 생활에서 쉽게 쓰이는 유용한 표현들을 배우면서 익힌다. 김기숙 씨는 “친구의 권유로 알게 돼서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한 가지씩 말을 알아가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어린 학생들부터 학교에 수화 반을 만들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자연스럽게 수화를 익히면서 장애인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라고 수화 배우는 즐거움을 전한다. 


장애인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전하는 수화

일주일에 한 번은 수화의 기본적인 표현부터 수화가 쓰이는 사례, 장애인들과 함께 있을 때 지켜야 할 예절 등을 배운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더 만나 장애인들과 함께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장애인 체육대회, 장애인 걷기대회, 겨울에는 김치도 함께 담가보는 행사를 했다.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수어 문화제에 해마다 참여해 장애인들과 연극, 노래자랑 등의 문화 축제를 함께 했다. 하미경 씨는 “친구가 수화로 장애인과 대화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수화를 배우게 됐는데 정말 새로운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지관에서 봉사 활동을 해보니 장애인들이 얼마나 불편할지 애로사항들이 느껴졌어요. 열심히 배워서 불편함을 덜어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장애인들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배운 수화로 서툴지만,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아간다. 


어린 학생들이 수화 배우며 봉사하기를

‘수화사랑 친구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써서 하는 봉사 활동 중 한 가지는 바로 학교에 가서 어린 학생들에게 수화를 가르쳐 주고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수업을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의뢰받은 모든 학교에 가서 수화를 가르쳐 주는데 처음에는 쭈뼛거리고 신기해만 하던 학생들이 손을 들고 따라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단다. 고은희 씨는 “학교에 수업하러 갔는데 한 여학생이 팔에 깁스를 하고 있는 것을 봤어요. 수화를 배우는데 힘들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깁스를 풀어놓고 열심히 따라 하고 있더군요. 걱정도 되면서 감동이었어요. 책임감을 더 느끼고 열심히 봉사하고 싶어요”라면서 어린 학생들을 칭찬한다.
‘수화사랑 친구들’ 은 수화를 배우면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들을 털어버렸고 친구로서 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애인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친해지기 위해 수화 표현을 열심히 배울 예정이다. 장애인들과 관련한 표현들은 어둡거나 부정적인 것들이 많은데 좀 더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표현들을 널리 알릴 생각이다. 김순섭 씨는 “수화는 손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표정도 어우러져야 해요. 눈으로 얼굴로 함께 말하면서 정성을 다해서 장애인들을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애인들만 하는 언어가 아니라 더욱 더 많은 사람이 배워서 알려줘야 하는 언어라고 생각해요”라면서 수화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장애인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봉사하는 ‘수화사랑 친구들’ 회원들의 마음이 손끝으로 부지런히 전해진다. 


<미니인터뷰>

이영자 회장
우연히 알게 돼 배우게 됐지만, 수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장애인들을 위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노래로 수화를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장애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많은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 


고영길 회원
청소년들의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수화를 배우면서 교육을 함께 하게 돼 좋아요. 청각장애를 앓는 학생들에게 수화뿐만 아니라 영어를 가르쳐 주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3년 동안 수화 봉사를 해 오면서 많은 성장을 해 왔고 장애인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남선 회원
법원에서 장애인이 난처한 상황에 놓인 것을 보고 돕고 싶어서 수화를 배우게 됐어요. 처음에는 수화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많은 표현을 익혀 의사소통돼서 신기합니다. 사회복지사를 하면서 시설을 만들어 좀 더 많은 장애인을 돕고 싶어요. 


목진채 회원
어릴 때 이웃에 장애인이 살았는데 이웃과 의사소통을 못 해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수화를 배우면서 장애인들과 마음을 터놓게 되고 소통하게 된 것이 가장 좋아요. 장애인들을 만나 여러 행사를 하면서 친구가 됐어요. 좀 더 열심히 배워서 모든 대화가 다 통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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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 리포터 nunan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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