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누리봄 캘리]

나만의 글씨로 전하는 사랑과 응원

박 선 리포터 2018-05-02

그럴 때가 있었다. 하얀 종이엽서에 까만 모나미 볼펜으로 꾹꾹 눌러서 ‘친구야 사랑해 고마워’를 썼다. 그리고 색칠하고 예쁜 사진을 오려 붙이기도 하고 하얀 엽서를 작품으로 둔갑시켜 우체통에 넣고 친구의 답장을 기다리던 시절. 이제는 더 이상 손글씨를 쓰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누리봄캘리’는 손글씨를 사랑하는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다. 아름다운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봉사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감성 넘치는 글씨로 표현하는 마음

‘누리봄 캘리’는 2016년 만들어졌다. 그 당시 친분이 있었던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모여 서로 발전적인 모임도 하고 지역에 봉사도 하자는 취지에서 의기투합했다. 여러 상황을 거쳐 현재 9명의 작가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만나 작업도 함께 하고 캘리그라피에 관련한 정보도 나누고 있다. 캘리그라피의 큰 장점은 같은 글씨체가 없다는 것에 있다. 100명이면 100개의 개성 어린 글씨가 나온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서로 간의 특징이 다르고 글씨체가 달라 모여서 서로의 작업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고.
수묵화를 그리다가 배우러 온 사람, 만화를 그리다가 온 사람 등 누리봄 캘리 회원들의 이력을 심상치 않다. 하지만 서로 간의 장점을 배우고 자신의 글씨체를 좀 더 완성하기 위해 모여 봉사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하단다.
유재옥 회원은 “우연히 모임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부채에 글을 써주기도 하고 그림도 그려서 선물 했는데 모두 너무 좋아해줘 보람 있어요. 너무 배울 점이 많은 동아리라 열심히 참석하고 있어요”라면서 누리봄 캘리를 자랑한다. 


개성어린 글씨로 좋은 생각 나눠

누리봄 캘리에게 작년은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양천구자원봉사센터에 소속 돼 있어 양천구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행사와 봉사에 참여했다. 양천구 재능 나눔 축제, 각 동마다 축제, 양천구 행복 나눔 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에 참여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응원의 글을 써주었다. 재래시장의 메뉴판을 멋진 글씨체로 다시 만들어주고 양천구 자원봉사센터에 걸린 대형 현수막의 글씨도 누리봄 캘리 회원의 작품이다.
신창숙 회원은 “나만의 글씨를 만들어 써 보는 것도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게 더 기뻐요. 동네 재래시장의 열악한 메뉴판을 깨끗하고 보기 좋게 써서 바꿔드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라고 말한다. 윤종만 회원은 “아픈 환우들을 위해 병원에 했던 전시가 기억에 남아요. 병원에서는 문화생활을 못 하는데 자연스럽게 누리봄 캘리의 글씨와 그림을 보면서 빨리 회복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하면서 봉사하는 기쁨을 이야기한다. 


가족 같은 마음으로 만드는 따뜻한 글씨

누리봄 캘리의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하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정기모임 날은 글씨를 쓰기위한 도구를 주섬주섬 책상에 펼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붓, 색연필, 나무판, 플라스틱 등 캘리그라피를 하는 재료는 한계가 없다. 꼭 종이만이 아니라 글씨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재료는 어떤 재료도 좋다. 한명희 회원은 “캘리그라피의 장점은 나의 글씨를 보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에요.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많아서 배울 점들이 많이 있어요. 다문화 가정의 버킷리스트를 써주는 봉사를 했는데 나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캘리 그라피를 하다 보면 나 자신의 변화도 가져옵니다”라면서 캘리그라피 봉사를 통한 보람을 이야기한다.
누리봄 캘리는 지역학교에 교육, 축제참여, 재능기부 수업 등 정말 바쁘게 달려왔다. 우연히 만났지만 같은 취미를 가지고 더 많은 사람과 재능을 나누는 봉사 활동은 올해도 꾸준하게 이어질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늘솜 신창숙
캘리는 모든 것이 집합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무슨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에 안 읽던 시도 읽고 그림도 보고 일상생활 속에서 허투루 보는 것 없이 열심히 살게 돼요. 아픈 환우들을 위한 전시가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어요


초음 유재옥
우연히 알게 되어 가입했는데 정말 서로 잘 해주는 가족 같은 동아리예요. 더 많이 배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많이 주고 싶어요. 부채를 많이 만들어 선물하니 정말 좋아했어요. 가족들도 배우고 봉사하는 것 좋아해 주고 응원합니다. 계속 배우고 일하려는 마음으로 하니 발전할 수 있어서 좋아요


덕천 윤종만
모이면 기분이 좋고 봉사하면 마음도 편안해져요.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신나는 일입니다. 누리봄 캘리의 회원들 모두 친하게 지내면서 속 이야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조언도 해줘서 고마워요


해천 김종국
23년 동안 무협만화를 그려왔어요. 캘리그라피를 배워보니 새롭지만 재미있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각자의 재능을 뿜어낼 수 있으면서 화합해 하나의 작품도 만들어 낼 수 있어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됩니다


단미 한명희
수묵화를 배웠었는데 캘리그라피는 새로우면서도 매력이 있어요. 개성이 강한 작가들의 모임이라서 배울 점들이 정말 많아요. 글씨를 쓰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수업도 하는데 보람도 있어요. 올해도 열심히 작품전시와 봉사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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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 리포터 nunan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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