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상대원동 ‘아이를 사랑하는 모임’]

품앗이 교육으로 시작해 마을공동체의 중심이 되다!

오은정 리포터 2018-05-08

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 며느리, 또는 직장의 일원으로 살면서 어느 순간 ‘나’가 없는 ‘내 삶’에 쫓기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 굴레를 잠시라도 벗어나려면 용기와 동력이 필요하다. 성남 상대원동 작은 공간에서 비롯된 용기와 동력이 나를 바꾸고, 아이와 가족을 바꾸고, 마을을 바꾸고 있다. 



아이들 함께 키우는 품앗이 모임으로 시작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이하 아사모)는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거주하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2014년 함께 유치원을 보내던 엄마들끼리의 품앗이 교육을 하다가 이인혁 회장이 공간을 마련했다.
“처음에 3명이 시작하다가 점점 인원이 늘어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적금을 깨서 모임 공간을 마련했죠. 그런데 막상 공간이 생기자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났어요.”
혼자 덩그러니 남은 공간에서 인혁씨는 아이들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친언니인 이선혁 씨와 동네친구 김정선씨를 불러들였다. 서로의 재능을 모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자격증을 따고, 전문가를 모셔오기도 했다. ‘아사모’ 공간에 가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는 소문이 나자 아이들과 엄마들이 다시 모여들었다. 현재 아사모 공간은 작은 도서관과 우리 동네 학습공간으로 지정됐다. 


자동차 꿈의학교 운영하며 지역 공동체로 자리 잡아

“2016년도에 ‘꿈의학교’ 공모에서 선정됐는데, 동네 고등학생들이 찾아와 ‘자동차학교’를 열어달라는 거예요. 자동차를 전혀 모르는 아줌마들은 난감했지만 인터넷과 관련 도서를 뒤져 수업 계획안을 짰고, 동네 정비사 선생님을 초빙했죠. 애들이랑 함께 폐차를 분해해가며 많은 땀을 흘렸어요.”
이렇게 탄생한 ‘성남사이사이자동차꿈의학교’는 12회 수업이 진행됐고, ‘꿈의학교’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꿈의학교’ 운영을 통해 ‘아사모’는 지역의 공동체로 자리 잡게 되었고, 동네사람들이 편안하게 들고나는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모이니 마을 문제가 보이더군요. 동네를 둘러싼 산업도로 안전문제 때문에 마을 주민들과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어요.”
2016년에 합류한 김정선씨는 미술상담 프로그램을 맡았다가 ‘아사모’에 풍덩 빠져버렸다. “살림하는 평범한 주부였는데, 작년에 마을리더 교육을 받으면서 마을을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었어요. 엄마들이 모여 작은 것부터 바꾸면 아이들이 달라지고, 마을이 달라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함께 배우고 즐기며 성장해가는 일상

‘아사모’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지는 않지만 남들보다 더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소화한다. 월요일은 수학, 화요일은 이야기로 배우는 한국사, 수요일은 한자와 과학실험, 목요일에는 영어, 금요일 꼼지락데이에는 염색, 규방공예, 공작, 요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지난해에는 코딩교실, 음악인 양성과정, 화가 선생님의 미술수업도 인기 있었다.
작년부터 아사모에 합류한 김윤남(45, 상대원동)씨는 꼼지락 데이 수업을 맡고 있다.
“이 모든 과목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보내려면 돈도 많이 들겠지만 아이들이 학원에 시달려 힘들어하겠죠? 아사모 아이들은 이곳에 재미있게 즐기러 와요. 우리 애들은 함께 놀고 다 같이 배운답니다. 체험학습과 나들이도 같이 가고, 지역사회 봉사도 함께 하죠.”
외부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엄마 선생님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데,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엄마들이 나서서 강사 자격증을 따고 끊임없이 공부한다. 전문성을 갖춘 엄마 선생님들은 지역학교의 방과후 교실과 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에 전문 강사로 나가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 계획

성남시 따복지기로 활동하기도 하는 인혁 씨는 그동안 수많은 단체들의 흥망을 봐왔다.
“작은 수익이라도 있어야 서로에게 마음 부담이 줄어 모임이 오래가더라고요. 저희도 작은 수익을 목표로 삼고 창업아카데미 공부도 시작했답니다.”
아사모는 올해도 ‘자동차꿈의학교’와 ‘다다꿈의학교’를 운영한다. 마을주민들과 더 많이 만나기 위해 연령불문 동네 퓨전합창단을 만들 예정이며, 마을 미술체험축제와 골목올림픽도 열 계획이다.
“함께 모이면 아이디어가 넘치고 그것이 현실이 되죠. 이것이 함께 사는 즐거움입니다.”


아사모 임인혁 대표 010-3909-3902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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