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경찰대학교 지민혁 학생(대일고)]

“‘대학’보다 ‘하고 싶은 일’ 먼저 고민해보세요”

송정순 리포터 2018-05-09

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지역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68.5대1 경쟁률 뚫고 합격

지민혁 학생(대일고 졸)은 68.5대 1의 경쟁을 뚫고 경찰대학교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민혁군은 경찰대뿐 아니라 서울대 심리학과(일반전형)와 고려대 심리학과(일반전형)에도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하지만 경찰과학수사대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범죄자를 분석하는 일을 하기 위해 경찰대로 진학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 경찰대를 최종 선택했다.
“어릴 때부터 탐정놀이를 좋아했어요. 셜록 홈즈처럼 되는 것이 로망이었죠.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범죄자를 분석하는 직업에 대해 중학교 진로 책에서 보고 셜록 홈즈와 가장 가까운 직업이 프로파일러라고 생각했어요.”
중학생 때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의 꿈을 체험하기 위해 성남에 있는 ‘CSI 프로파일링 체험전’에 갔다 그곳에서 우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교수를 만났다. 표창원 교수는 프로파일러가 되겠다는 민혁군에게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서는 심리학을 전공해서 유학을 가거나 경찰대에 진학하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줬다. 민혁군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프로파일러가 되겠다는 꿈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표창원 교수가 알려준 대로 심리학과 경찰대를 목표로 준비했다.


전공적합성, 심리 관련 소논문으로 어필

프로파일러는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 각 범죄자의 성격과 범죄행동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을 연구하는 직업이다. 연쇄 살인범이나 강력범죄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려면 프로파일러에게 심리학은 가장 기본이 된다. 민혁군은 심리학과 관련된 5편의 소논문으로 전공적합성과 학업역량, 열정을 어필했다.
첫 번째 논문은 <동조심리와 도덕성의 상관관계 연구>이다. 고1 때 작성한 이 논문은 도덕성 발달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측정 문항을 응용해 설문지를 만들어 논문을 완성했다. ‘도덕성이 높을수록 동조가 쉽게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로 교내대회뿐 아니라 한국청소년사회과학학술대회(KSCY, Korea Social science Conference for Youth)에도 출전했다.
두 번째 논문은 <친환경 제품 인식과 소득의 상관관계>로 경제와 심리, 환경에 관심 있는 세 친구가 모여 논문을 완성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친환경 인식이 높고 구매도 많이 한다는 단순한 결과를 도출하는 아쉬움이 남는 논문이었다. 세 번째는 <메소드 연기에 몰입하는 사람들의 몰입 조건>을 주제로 연구했다. 이 연구를 위해 HTP(House-Tree-Person)검사를 배워 설문지를 만들었고 원하는 배역과 유사할수록 몰입을 잘 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 연구 또한 한국청소년사회과학학술대회(KSCY)에 출품했다.
네 번째는 <성격유형과 색채 선호도 연관성>을 주제로 성격유형검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연구에 도입했다. 사람이 성격 유형에 따라 좋아하는 색깔이 매칭 되지 않아 허무하게도 연관성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섯 번째 연구는 <공감은 선천적으로 존재하는가>를 주제로 했다. 사이코패스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이코패스는 원래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어 공감이라는 것이 대인관계를 위해 만들어지는지 아니면 타고나는지 탐구해보고 싶었다. 실험을 위해 공감지수가 비슷한 그룹과 전혀 다른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공감능력을 테스트했지만 두 그룹의 공감능력이 비슷하다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사이코패스의 공감능력’은 대학에서 심층연구를 하고 싶은 분야가 됐다.
“5편의 논문은 내용이 부족하기도 하고 어이없는 결론에 이른 부분도 있지만, 연구하고 싶은 의지를 강하게 어필했다고 생각합니다. 논문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창의적인 주제로 생각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궁금한 것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연구가 즐겁고 실험과 검증을 통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학업역량과 열정을 강조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기부터 진로까지, 다양한 동아리 활동

동아리 활동은 책 읽기부터 진로까지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1~3학년 때까지 정규 동아리 경제사회토론부 ‘이코노미아’에서 활동했다. 자율동아리 ‘또래상담반’에서는 머리로 공감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공감하는 방법을 배웠다.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위해 ‘출발 드림팀’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아버지가 경찰인 친구를 따라 압구정 광역기동대에서 경찰관과 함께 현장을 누비는 경험을 했다. 경제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경제와 문화 엮어서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축제 때 이탈하는 친구들이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를 보고서로 작성했다. ‘즐거운 책읽기반’ 자율동아리에서는 <정신분석학입문>, <범죄해부학>, <희대의 연쇄살인마에 대한 범죄수사와 심리분석>, <표창원의 한국의 연쇄살인> 등 진로 관련 책을 읽고 소개 형식의 보고서를 썼다. 모의재판 동아리에서는 검사측 역할을 맡고 싶었으나, 증인 역할로 참여해 검사측이 구형하는데 도움을 줬다.
민혁군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대학을 목표로 노력하기보다 진로를 먼저 찾으라고 권한다.
“대학을 목표로 삼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고민해보세요. 저는 책을 읽다 프로파일러를 알게 됐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심리학과 관련된 논문을 쓰고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옵니다. 그 기회는 준비된 자가 잡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면서 직업을 좁혀가다 보면 진로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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