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학교 평생교육원 ‘사피오섹슈얼 인문학클럽’]

책과 영화를 통해 인문학을 좀 더 즐겁고 가볍게~

이난숙 리포터 2018-06-08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인문학이 무엇이기에 왜?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긴 어렵다. 한 인문학자는 영어로 인문학을 liberal arts 라고 하는데 이 말 뜻을 다른 말로 바꾸면 ‘자유인이 되는 길’이라고 했다. 책과 관련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읽고 토론하며 이런 인문학의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들, 중부대학교 평생교육원 ‘사피오섹슈얼 인문학클럽’(이하 사피오섹슈얼) 회원들을 만났다.


단순히 듣기만 하는 강좌? 관련 영화 감상하고 작품 배경지 여행도~

‘사피오섹슈얼 인문학 클럽’은 인문학을 좀 더 즐겁고 가볍게 접근하기 위한 강좌다. ‘사피오섹슈얼’이란 상대방의 외양보다는 센스나 지성에서 성적 매력을 느끼는 성향을 의미하며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이 인기를 끌면서 ‘뇌섹남’ ‘뇌섹녀’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김종순 교수가 진행하는 이 강좌의 매력은 단순히 책만 읽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서 강독과 관련된 영화 감상 후, 자유로운 토론으로 진행된다는 것. 또한 작가의 집필지, 작품 배경지 등을 찾아 여행하면서 독서의 범위를 확장시켜나가기도 한다. 문학박사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종순 교수는 문이재 독서논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창의적 책 읽기’ 등을 펴냈으며 30년 간 대학 등 각 교육현장에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김 교수는 “사피오섹슈얼은 듣기만 하는 강좌에서 탈피해 책과 관련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읽은 후에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토론을 통해 자신과 다른 다양한 관점과 해석의 차이를 발견하면서 탐구와 분석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모임”이라고 설명한다. 


혼자 읽기에서 생각지 못했던 것, 토론 통해 깨닫게 돼

매주 화요일 오후 1시~3시까지 총 10주 진행되는 ‘사피오섹슈얼’은 지난 5월 4기째 강좌를 끝내고 5기 강좌를 시작했다. 강좌는 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중에서 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을 선정해 영화감상과 책 읽기, 토론으로 진행된다. 김 교수는 “한 주는 영화를 감상하고 그 다음 주에는 책을 읽은 후 토론하는 형식으로 그동안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마이클 커닝햄의 세월(영화 디 아워스),  파스칼 메르시아의 리스본행 야간열차,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피쳐 등을 읽었어요. 앞으로는 회원들의 의견도 있고 하니(웃음) 노벨상 수상작품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 좀 더 즐겁고 부담스럽지 않은 작품들도 선정해 읽을 예정입니다”라고 한다.
지난 화요일 4기 종강식 겸 야외수업으로 진행된 강좌에서는 200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를 읽고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현존하는 독일어권 작가들 중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로 노벨 문학상 수상작 ‘피아노 치는 여자’는 작가의 실험정신과 노골적인 표현으로 비판도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것 중에서 가장 읽기 어렵고 힘들었던 작품”이라고 입을 모으는 회원들, 하지만 토론이 진행될수록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김종순 교수는 “이 소설이 읽기 힘든 작품인 줄 알지만 소설에 나타난 언어의 음악적 흐름과 비범한 언어적 열정을 통해 사회의 진부한 구습과 복종하는 권력의 불합리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기 때문에 한번은 읽어 보아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사물을 폭넓게 보는 눈 생기고, 삶도 풍요로워져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독서모임이야 많지만 '사피오섹슈얼'은 자타가 인정하는 좀 특별한(?) 독서모임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평일 그것도 낮 시간에 모임을 이끌어온 저력이 뭘까. 그들의 모임을 잠깐 들여다본 것뿐이지만 아마 어느 모임보다 진지하고 열띤 토론의 힘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회원 신정자씨는 이 날 ‘피아노 치는 여자’를 읽으면서 음악적인 견해에서 의견을 밝혔고 회원들은 음악적인 해석을 들으니 또 다른 시각으로 작품이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자씨는 “교수님의 토론 방식이 좋아요. 내가 이 말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지 않으시거든요. 자유롭게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재미가 이 모임이 지속되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한다.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는 건 좀 부담스러운데 한 달에 2권은 여유 있게 읽을 만 한 것 같아요. 관련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것도 매력이고요. 아무래도 영화는 짧은 시간에 그 작품을 다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좀 더 쉽게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윤해정씨의 말에 매 주 마포에서 달려온다는 서순옥씨는 “영화야 집에서도 불 수 있지만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영화를 보는 것과 원작을 함께 읽는 것은 분명 달라요. 영화로만 보면 그 작품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사피오섹슈얼’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그 작품을 분석할 수 있어 좋아요”라고 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 잠시 멈춤, 독서지락에 빠진 회원들은 삶을 은은한 향기로 가꿀 줄 아는 사람들이다.

 

미니인터뷰
‘사피오섹슈얼’의 또 다름은 작품의 배경지가 되는 곳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작품마다 다 갈 수는 없지만 1기수마다 한 곳 정도 여행의 기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죠.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치유하는 즐거움에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언제든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다. (지도교수 김종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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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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