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이 전하는 수시합격 노하우_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이윤환 학생(양정고 졸)]

“수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세요”

송정순 리포터 2018-06-20

대입에서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이 2007학년도 정시모집 비중을 역전한 뒤 해마다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업역량과 동아리·봉사·진로 등의 비교과 활동으로 발전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시 모집의 30%를 넘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사가 됐다. 목동 지역 고교에서 수시로 합격한 학생들의 지원 대학 및 전형 유형별 교과와 비교과 활동을 분석해봤다.



전교 190등에서 11등, 공부역전의 비결

8.38:1의 경쟁을 뚫고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이윤환 학생(양정고 졸)은 어릴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다. 유치원 때 우연히 TV에서 본 과학 다큐멘터리에서 과학에 대한 재미를 느낀 후 과학책 읽는 것을 노는 것보다 더 좋아했을 만큼 과학에 빠져들었다. 중학교 때는 과학 잡지를 즐겨 읽었고, 유튜브에서 Brainiac Alkali ls라는 제목의 알칼리금속과 물이 반응하는 영상을 본 후 과학 중에서도 화학에 더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영재고와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과학고 실패의 경험은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하루하루 의미 없는 삶의 연속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고등학교에서 치른 내신시험은 갈수록 등수가 떨어졌다. 고1 첫 중간고사 80등을 시작으로 기말고사 120등, 2학기 중간고사 150등 기말고사 190등 점점 등수는 내려갔다. 공부는 아예 손을 떼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윤환군은 신문을 읽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학박사 이태규 선생의 삶과 과학을 다룬 기사를 봤다. 이태규 박사에 대한 궁금증으로 대한화학회에서 발행한 <나는 과학자이다>를 찾아 읽었다. ‘우리나라 화학계의 선구자’ 시리즈 2권인 <나는 과학자이다>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조선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최초 노벨상에 도전한 과학자인 이태규 선생의 일대기를 소개했다.
“이 책은 19년 동안 읽은 책 중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자 어쩌면 인생을 바꿔 놓은 책입니다. 이태규 박사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잃었던 꿈과 목표가 떠올랐고 공부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공부를 시작해보겠다는 다짐이 서자 대학을 수시로 지원할지 정시로 지원할지 고민이 됐다. 1학년 때 성적이 형편없으니 내신을 버리기보다 내신공부가 정시 베이스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보기로 했다. 실제 내신준비로 기초실력을 쌓은 것이 수능에 도움이 됐고 내신은 시험마다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바로 실력확인이 가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윤환군은 고2 중간고사에 전교 100등을 했고 2학기는 65등까지 올라 성적 진보상을 받았다.
“고2 마지막 성적이 전교 22등이었습니다. 성적 진보상에 장학금까지 받았죠. 성취감이 크더라고요. 더 열정을 가지고 3학년 때 내신을 챙기자는 각오를 했습니다.”
고3이 되자 22등에서 성적을 더 올려 진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두려움이 밀려왔다. 차라리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으로 돌릴까 고민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내신 준비를 한 결과 전교 11등까지 올랐다. 진보상에 성적우수 장학금까지 수상했다. 게다가 고3 1학기 전 과목 우수상도 받았다.
여기에 중학교 때부터 신문을 2개씩 구독해 읽은 것도 내신과 수능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처음엔 스포츠면만 읽다 전 분야로 확대해 읽었다. 모르는 것이 나올 때는 아버지에게 질문해 이해하고 넘어간 것이 비문학 지문을 공부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됐다.
“고려대학교 면접에서 성적 진보상을 받은 계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이태규 박사의 <나는 과학자이다>를 읽고 화학자가 되고 싶었고 포기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이 생겨났다고 답변했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화학 연구를 하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학에 대한 열정, 소논문으로 강조

윤환군의 과학에 대한 열정은 소논문에서도 엿볼 수 있다. 평소 공부를 할 때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백색소음에 관심이 있던 차에 이 백색소음이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백색소음이 동물의 인지능력에 영향이 있는가>를 주제로 직접 동물의 인지능력과 백색소음의 유무에 대해 탐구하기로 했다.
동물에게 집중력이 향상되는 정도를 알아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실제 동물을 이용한 실험을 검색해보니 동물의 인지 능력검사에 사용되는 실험장비가 따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장비가 너무 비싸 연구를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윤환군은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 실험해보기로 했다. 실험 장치와 유사하게 하드보드지와 원형수조를 이용해 미로실험 장치를 만들고 실험용 쥐로 인지능력 알아보는 실험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백색소음이 동물에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사람은 뇌파 검사가 가능하지만, 동물은 알 수가 없었어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시도하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연구 환경이 마련된다면 이번 실험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대학에서 더 연구해보고 싶다고 자소서에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소논문은 ‘유기물을 이용한 식물성장촉진’에 관한 것으로 화학비료와 유기물의 식물 성장 비교 실험을 했다.
윤환군은 수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수시를 빨리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수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신 성적이 떨어지면 정시로 돌리는 게 낫지 않을까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성적은 나옵니다. 그래서 수시를 빨리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싶어요. 내신공부 또한 수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신을 공부한다고 손해 보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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