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고등학교(교장 이자욱) 벽화동아리 회원 13명은 지난 여름방학 구로구 오류1동 마을 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담장에 벽화를 그렸다. 벽화 구상에서부터 실제 작업까지 오롯이 동아리 회원들과 김희선 지도교사의 힘으로 이뤄냈다. 행복한 가족과 갖가지 꽃이 아름답게 핀 담장을 만난 주민들의 환한 얼굴에서 아름다운 나눔을 경험한 대일고 벽화동아리 회원들을 소개한다.
아름다운 나눔의 공공미술 동아리
대일고등학교의 벽화동아리 ‘담아’는 올해 신설됐다. 벽을 의미하는 ‘담’과 마음을 ‘담아’ 그린다는 의미로 ‘담아’로 동아리 이름을 지었다. 담아는 공공미술의 성격을 띤다. 공공미술은 대중들을 위한 미술로 생활과 미술의 벽을 허물어 미술을 친근하게 느끼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도시의 공원에 있는 환경 조각이나 벽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공미술을 다루지만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 그림 실력이나 뛰어난 미술적 감각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새로운 시각으로 예술에 접근해 공공미술 작품에 대한 연구와 작업을 하고 싶은 학생들의 신청이 이어졌다. 2대 1의 경쟁을 뚫고 1학년 12명, 2학년 1명이 최종 선정됐다.
김희선 지도교사는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즐겁게, 멋있게 사는 세상을 찾는 동아리 취지를 이해한 학생들을 선발했다”며 “환경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벽화, 조형물 등을 연구하고, 협업하는 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동아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리 활동은 공공미술 분야인 환경 조형물 작업과 벽화 작업으로 나뉜다. 혜화동 이화마을, 오류동 벽화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등을 방문해 벽화와 주변의 환경, 조형물을 감상하며 작품의 의도를 파악했다. 첫 번째 작품은 학교 내 바람개비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13명의 회원 수에 맞춰 13개의 바람개비를 각자 좋아하는 색깔과 표현으로 만들었다. 모재호 학생은 좋아하는 책에 있는 삽화를 그렸고, 정인서 학생은 자신의 좌우명인 ‘안단테’를 적어 넣기도 했다.
담아는 지역사회를 포함한 공공장소를 예술로써 새롭게 재탄생시킨다는 것에 목적이 있기에 봉사와도 깊이 연관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여름방학에는 구로구 오류1동 마을 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벽화 봉사활동에 참여해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실천하고 공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벽화에 희망을 담아
벽화를 그리는 것이 그리 단순한 작업이 아니었다. 6월 중순부터 벽화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회원마다 생각한 것이 다르고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마을에 그려진다는 것을 키워드로 내세우자 가족, 소통, 행복 등의 이미지로 이견이 좁혀졌다. 보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도안을 만들었다. 그리고 장장 8일에 걸쳐 하루 8시간씩 벽화를 그렸다. 벽화 구상부터 실제 작업까지 직접 동아리원들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다.
올해 최악의 무더위 속에서도 학생들의 열정과 수고 끝에 봉사활동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해당 지역에서 기념식까지 진행하며 관계자와 주민들이 회원들에게 고마움과 격려를 표했다. 벽화 봉사를 통해 동아리 회원들도 지역주민들도 아직은 대한민국이 살만한 나라라는 감동을 받았다. 무더위 속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마을주민들은 아이스크림과 수박, 샌드위치 등 간식을 떨어지지 않게 가져다주었고, 학생들은 벽화로 인해 칙칙한 공간이 환해진 것을 보며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 회원은 “서로서로 의지하며 뙤약볕에서 벽화를 그리는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류빈 학생은 “주변에 어울리는 색깔을 만들기 위해 어떤 색깔을 더 섞어야 할지 고민하면서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윤상혁 학생은 “벽화 그리기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데 새로운 경험이 된 거 같다”고 강조한다.
담아는 앞으로 다가올 학교 축제 때 학교 환경을 활용한 공공미술 작품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또 다른 벽화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역 사회의 환경을 아름답게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할 계획이다.
미니 인터뷰
김재현 학생
“미술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공공미술은 공공장소에 있어서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고, 예술을 통해 미적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하니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나정민 학생
“미술을 전공하려면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많이 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접하기가 어려워요. 지나는 길에 만나는 조형물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벽에 색칠하는 벽화부에 관심이 생겨 신청했습니다.”
이도경 학생
“동아리에서 공공미술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면서 창의력도 기를 수 있고 미적 감각을 키울 기회가 됩니다. 벽화는 공공장소를 밝게 만드는 봉사와도 연관되기 때문에 봉사의 정신과 사랑 나눔 배려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문기현 학생
벽화를 그리기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마을에 그려지는 벽화라 가족 소통 행복 등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시안을 만들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마을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어서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정인서 학생
학교 축제 때 학교 환경을 활용한 공공미술 작품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공공미술에 대한 토론과 두 번째 벽화 봉사활동도 기획하고 있어요. 소중한 추억이 된 벽화봉사를 통해 지역 사회의 환경을 아름답게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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