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호기심에 도박게임에 빠지는 청소년 급증]

도박게임 경험률 24.2%, 청소년 흡연율인 9.2%보다 높아

도박은 범죄라는 예방 교육 절실히 필요

양지연 리포터 2018-10-04

10대 청소년 사이에 인터넷 도박게임이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청소년은 알고 어른은 잘 모르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그러나 모르고 지나치기에는 그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할 수 있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도박게임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도박게임의 실태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도움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북부센터 전수미 센터장, 김영선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친구 따라 도박게임 경험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고등학교 교실에는 축구 열풍과 함께 스포츠 도박게임이 유행했다. 대표적인 스포츠 도박으로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스포츠토토가 있지만 청소년은 이용할 수 없다. 대신 가입절차가 간단하고 성인인증이 필요하지 않은 불법사이트를 통해 스포츠 도박게임에 참여한 것이다. 당시 도박게임에 참여했던 한 청소년은 “같은 반 남학생 다수가 참여했고,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할 수 있어 재미 삼아 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친구들이 하는 경험을 따라 하려는 청소년기의 특징상 그저 돈을 걸고 하는 게임일 뿐이라는 인식으로 도박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돈을 걸고 하는 모든 게임이 도박이며, 청소년이 하는 도박게임은 모두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북부센터 전수미 센터장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으로 도박게임을 쉽게 경험하는 기회는 많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그것을 도박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재미있는 게임 정도로만 여기는 것이 문제”라며 “불법 온라인 도박이 청소년의 공공연한 놀이 문화로 급속하게 퍼져 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청소년이 주로 하는 도박게임은 불법 스포츠 토토와 사다리, 달팽이, 로하이, 파워볼, 그래프 등이다. 처음엔 자신의 용돈을 이용해 소액으로 참여하지만 돈을 딴 경험을 한 후부터는 도박게임에 쓰는 금액이 커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고등학생인 K군은 도박게임을 하며 친구들로부터 빌린 돈이 300만 원이 넘는다. 한두 번 재미 삼아 도박게임을 했다가 우연히 수십만 원이라는 큰돈을 딴 이후부터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큰돈을 날렸고, 친구들에게 돈까지 빌렸다. ‘빨리 따서 갚아야지’ 생각하며 돈을 빌렸지만 결국 빌린 돈을 모두 도박으로 날렸고, 돈을 빌려준 친구들로부터 빚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았다. 이로 인해 친구들과의 갈등이 커지자 학교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을 받게 됐다. 


도박게임으로 인해 문제 발생했다면
상담과 점검 필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온라인 도박게임과 관련해 상담을 받은 경기지역 청소년은 모두 254명이었다. 이중 고양시는 총 27명으로 경기도 내 상담 청소년이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힌다. 또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의 도박게임 경험률은 24.2%로 이는 청소년 흡연율인 9.2%보다 높았고, 도박문제를 심각하게 경험한 학생은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밖으로 상태가 나타나는 음주나 흡연과 달리 도박게임은 상태가 드러나지 않아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이 알아채기가 어렵다. 도박게임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진 후에나 부모가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자녀를 유심히 살펴보면 평소와 다른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고가의 옷이나 가방을 새로 사거나 부모에게 선물을 하고, 갑자기 큰돈을 요구하며 짜증을 내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학교 교실 내에서 학생 다수가 모여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경우 도박게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도박게임을 경험한 모든 청소년이 도박중독에 빠지거나 2차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 도박은 고착화된 행동이 아니므로 교육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주먹구구식 대처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자녀의 도박 문제를 알게 되면 부모 대부분이 빚을 갚아주고, ‘다시는 하지 말라’는 답변을 받아내는 것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전수미 센터장은 “자녀를 설득해 반드시 도박중독과 관련된 점검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청소년 도박게임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 교육인 만큼 학교에서 성교육이나 음주 및 흡연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것처럼 도박중독 예방 교육을 필수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북부센터
“도박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이라면 1336을 기억하세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사행산업으로 인한 중독 및 도박문제와 관련해 예방·치유·재활 등의 사업과 활동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서울 본부를 기점으로 현재 전국 14개의 지역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경기북부센터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예방홍보사업과 도박중독 위험군 조기발견 및 개입, 도박중독 치유 및 재활을 위한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도박중독은 질병의 특성상 치료보다는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위치 일산서구 일산로 684 영화빌딩 4층
문의 031-919-0814 도박문제 헬프라인 1336(365일 24시간 운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북부센터에서 전하는
청소년 도박 관련 Q&A 


청소년이 도박게임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도박은 놀이의 요소를 지녀 그 자체로 재미가 있다. 여기에 베팅하는 스릴과 쾌감, 돈을 따는 경험까지 더해지면 쉽게 빠져들게 된다. 반면 돈을 잃게 되면 만회하고 싶은 마음 또한 강해져 도박을 지속하게 된다. 주변 친구나 선후배가 도박게임을 한다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모바일 불법 도박을 주변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인식이 더욱 떨어진다. 또한 도박게임을 통해 학업 및 또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고, 도박에서 돈을 따는 경험을 통해 낮은 자존감을 보상받는다. 게다가 또래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아 마음의 위안과 만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수단으로 도박게임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도박게임이 중독으로 이어질 때 나타나는 위험 증상은?

밤새 도박을 하느라 잠을 못 자고, 학업에 소홀해지며 성적이 떨어진다. 친구나 가족들에게 신경질적,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도박 베팅 금액과 빚이 증가하며 이를 숨긴다. 다른 사람과 도박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꺼리거나 도박하는 것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저축통장을 해지하거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귀중품이나 중고물품을 판매하고, 주변 사람에게 돈을 빌린다.   

자녀가 도박에 빠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학교 내 전문상담교사, Wee 클래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등 믿을만한 사람이나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청소년 도박은 성인 도박으로 연결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또한 돈과 직업, 노동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 형성을 저해하게 된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부모가 불거진 문제를 해결하는 선에서 그치면 또 다른 위기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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