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 보성중 ‘유을록’ 체육교사

정의로운 나이의 아이들에게 희생과 의리 가르쳐야죠

박경숙 리포터 2018-11-22

‘유을록 선생님반이 되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학부모들에게 돌 만큼 유을록 교사는 사춘기 남학생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 첫 직장인 보성중에서 32년간 꾸준히 근무하며 ‘인간 나무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평생 중학생 보살핌의 한 길을 걷고 있는 교사이다.



솔선수범하여 청소법 가르치며 아이들과 하나로
전학생에게 첫날부터 ‘청소반장’이라는 직함을 주었던 교사. 낯선 학교와 친구들이 어색했던 아이는 청소를 통해 유을록 교사와 많은 소통을 하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었다. 유 교사가 빗자루로 먼지를 꼼꼼하게 모으는 방법, 시커먼 대걸레가 하얗게 변하도록 빨아내는 일, 에어컨을 분리해서 깨끗하게 닦고 선풍기를 해체해서 먼지를 털어내는 일까지 솔선수범하며 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었다. 매주 바뀌는 주번은 매일 같은 반에 있는 스무 명의 친구들을 위해서 교실환경관리에 집중했다.
“깨끗한 교실에서 생활하면 아이들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고 대접 받는 기분이 듭니다. 제가 청소 상태를 자주 점검하고 주번을 닦달해서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도 있지만 2~3명의 희생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행복을 주는, 그 정도의 희생은 할 줄 알아야 올곧은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청소 습관에 바르게 길들여진 아이들은 직장이나 가정생활에서도 자신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쾌적한 환경에 익숙해지고 ‘가장 기본인 청소부터 제대로 배우자’는 인식을 갖게 된 아이들은 교실의 페인트칠, 에어컨과 선풍기 청소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할 때도 자진해서 참여하며 유 교사와 함께 했다. 자연스레 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며 아이들은 서로 배려하고 유 교사를 더 따르게 되었다. 때론 선생님처럼, 때론 아버지처럼, 때론 인생 경험 많은 동네 큰 형을 만난 듯 아이들은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정의롭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감동시키는 교사로
“고등학생만 되어도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숨기죠. 반면 중학생들은 천진난만하고 정의로운 나이입니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 있지요. 중등 시절에 인생에 대한 생활철학과 우정, 의리를 지켜나가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이리저리 휘둘릴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사가 확고한 신념으로 지도해야 아이들이 바르게 섭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감동시킬까? 이 연구를 교사는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유 교사는 상담이나 칭찬, 꾸중을 할 때도 자신을 낮추고 희망적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말로만 지도하지 않고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같이 행동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그를 찾아오는 학생이 많다. 아이들은 쉽게 털어 놓기 힘든 친구 문제, 사춘기 시기 성적인 갈등, 가정 문제 등을 안고 그를 찾아온다. 때로는 성장기 아이들의 잘못도 슬며시 덮고 눈 감아 주는 여유, 꾸중이나 혼을 낼 때도 진심을 담아 다그치면서 믿고 기다려 주면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변화를 가져 온다.
“사춘기 남학생들은 성적인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에둘러 말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지도하는 방법이 오히려 좋지요. 성희롱 발언을 하는 아이들은 1차와 2차 경고를 주고 이후에는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을 냅니다. ”
유 교사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실제적인 이야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나쁜 결과를 가져 온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며 학생들에게 참을성을 가르치고 있다. 바른 성의식을 갖고 여성을 소중히 대하고 더불어 잘사는 방법, 평생 친구로 남을 보성중 친구들과 남성으로서의 의리를 지켜 나가는 법을 늘 강조하고 있다.



간섭이 아닌 기다림으로 인간 키우기에 집중해야   
담임을 맡던 시절, 그는 시험을 마친 날이면 반 학생 모두를 데리고 검단산 산행을 갔다. 아이들의 극기와 성취욕도 시험해보고 등산을 마치고 나면 산 아래에서 반 학생들에게 얼큰한 짬뽕 한 그릇을 사 먹이며 용기를 북돋우었다. 시험 마지막 날이면 인근 PC방에 종일 앉아 있을 아이들을 탈출시켜 운동을 겸해 자연을 한껏 느끼도록 이끌어 준 것이다.
유 교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 역시 철저하다. 평행봉 운동을 비롯해 등산, 헬스를 꾸준히 하며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공부에 대한 열의도 높아 모든 공부의 시작이 한자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후 한자 공부에 매진해 책을 출판할 만큼 실력을 쌓았다. 아이들에게도 늘 다양한 어휘를 설명하고 그 뜻을 풀어내며 공부의 시야를 넓히도록 돕는다.
“50대 초반부터 5년 동안 3만자 옥편을 외우고 공부하며 사범자격증과 지도사자격증 등을 취득했지요. 아이들에게도 늘 한자어를 많이 알고 있으면 좋을 직업군에 대하여 소개하며 한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내년 1월에 출판될 그의 한문 1급 교재와 한시집은 내년 2월 졸업예정인 학생 모두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평생 아이들을 키우는 일을 했으니 나중엔 고향으로 돌아가 평소에 좋아하는 곤충과 식물키우는 일에 집중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평생 사람이나 식물이나 ‘기다리며 키우기’에 익숙해져 있어 더디 자라도 작은 변화와 성장에 감사하지요.”
은퇴를 앞두고 있는 그는 자신의 한자교재를 이용해 고향의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로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또 지역 어르신들에게 한시를 소개하고 함께 나누며 제2의 인생 역시 알차게 엮어 갈 예정이다.
“요즘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급하고 참을성이 없습니다. 각자 개성이 강하다보니 스무 명이 안 되는 교실에서 수업을 끌고 나가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학부모는 내 아이 소중하듯 남의 아이도 더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고 믿고 기다리며 소통해야 합니다.” 교사들은 유머와 실력, 정성과 카리스마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갖추고 아이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유 교사는 누누이 강조했다.

박경숙 리포터 kitayama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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