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신도시 해솔초 학부모 독서동아리 <해솔책엄마>

바쁜 아침 ‘책 밥상’ 차리는 해솔책엄마

지역내일 2018-12-13

아이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있는 아침 밥상을 챙겨주는 것이 엄마들의 중요한 일과라면 마음에 영양이 되는 아침 책 밥상을 차리는 것도 아침밥 못지않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해솔초등학교(교장 이종만)에는 바쁜 일상에도 아이들에게 아침 책 밥상을 챙기는 해솔책엄마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 ‘책으로 마음이 영그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아침 책 밥상 차리는 엄마들

이른 아침 가족들 아침밥 챙기랴 등교와 출근 준비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쪼개 그림책을 들고 학교로 부랴부랴 달려가는 엄마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아침 책 밥상을 차리러 길을 나서는 해솔책엄마들이다. 해솔책엄마는 해솔초등학교 도서관 학부모 독서동아리의 이름이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아침 1~3학년 학급을 다니며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감동적인 그림책 이야기를 선사한다. 


책엄마들, 책공부로 나날이 성장해

아침 책 읽어주기를 마친 해솔책엄마들은 해솔초 2층에 위치한 도서관에 모여 엄마들만의 책공부를 이어간다. 책공부는 회원들이 한주에 한명씩 순번을 정해 좋은 그림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림책은 좋은 그림과 깊은 생각, 새로운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림책의 주제와 관련된 글책이나 어른들을 위한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도 함께 소개하면서 책 정보를 공유하고 생각과 감상을 나눈다. 



비경쟁식 독서토론교육 전문가로 성장해

해솔책엄마들은 비경쟁식 토론인 에르디아 독서토론교육 전문가들이기도 하다. 동아리가 3년차 되던 해 해솔초 교사의 권유로 비경쟁식 토론을 접했다. 비경쟁식 토론은 이름 그대로 옳고 그름을 따지며 경쟁하는 토론이 아니라,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 경험 등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배우는 독서토론방식이다. 에르디아 독서토론교육을 이수한 해솔책엄마들은 배움을 나누기 위해 해솔초 아이들에게 ‘나를 찾아라’라는 주제로 독서교육을 진행했다. 


매년 교내 책잔치, 겨울독서캠프 열어

몇 달 전 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학생들의 시험유출이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면서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도록 규제하는 ‘상피제’가 대두된 적 있다. 해솔책엄마는 동아리 초기부터 외부의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소위 ‘상피제’로 운영되고 있다. 책엄마의 자녀가 있는 학급에서는 책 읽어주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초창기부터 동아리 활동을 해온 장은영씨는 “학부모가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 치맛바람으로 오해될 수 있어서 처음부터 내 아이보다는 해솔초 학생들 모두를 위한 활동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해솔책엄마는 매년 가을이면 3일간 교내 책잔치를 연다. 평소 아침 책 읽어주기를 할 때는 10분~15분간 짧은 시간동안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지만, 책잔치 때만은 1시간씩 여유 있게 시간을 잡아 다양한 주제로 독후활동을 한다. 그림책에 소리와 음악, 이미지라는 세 가지 생명을 불어넣는 빛그림 공연을 해 아이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해솔책엄마의 몸과 마음은 겨울독서캠프로 더욱 바빠진다. 겨울독서캠프에서는 연극 활동이나 독서토론, 과학실험, 요리, 릴레이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함께 진행했다. 동아리 회장 정호진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만화에서 ‘아이스크림 튀기기’라는 기발한 실험이 있어서 아이들이 해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실험을 계획했고 실제로 아이들과 아이스크림 튀기기에 성공했답니다. 아이들이 정말로 좋아했던 활동이에요”라고 말했다. 올해로 7년차에 이르는 해솔책엄마의 활동은 해솔초 교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외부로 확장되고 있다. 아이들의 졸업과 함께 해솔중학교 학부모 독서동아리로 이어지기도 했고 어린이도서연구회 파주지부와 함께 특수학교법인 자운학교에서 책 읽어주기 봉사팀을 꾸리기도 했다. 


미니인터뷰

회장 정호진(해솔마을)씨
첫째 아이가 입학한 뒤 다섯 살 난 둘째 아이를 데리고 3년 동안 아침 책 읽어주기 봉사를 다녔어요. 둘째 아이가 아침 책 읽기 시간을 정말 좋아했는데 자신의 장래희망이 ‘책엄마’라고 할 정도입니다(웃음). 동아리를 하기 전에는 집에 전집류를 갖춰 놓고 만족했었는데, 지금은 책을 보는 안목이 생겨서 아이들과 함께 좋은 단행본을 골라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회원 장은영(해솔마을)씨
저는 6년째 해솔책엄마를 하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해솔책엄마는 저에게 뿌리와 같은 곳이기 때문에 지금껏 몸 담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해솔책엄마를 시작으로 우리동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게 되고, 이어 자운학교 봉사를 하면서 파주시로 범위를 넓히고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통해 전국단위로 활동을 확장하게 됐어요.

 

회원 김지현(해솔마을)씨
책 읽는 화요일이 되면 저희 집에는 “엄마 책엄마 간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그만큼 일상이 된 거죠. 이곳에서 새 책들, 좋은 책들을 알게 돼서 좋고, 아이들이 엄마에 대해 갖는 자부심도 큽니다. 읽어줄 책을 고르지 못할 때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책을 읽어주며 의견을 물어보기도 하고요. 아이들에게 감사편지를 받을 땐 해솔책엄마가 마치 해솔초의 연예인이 된 기분이 들어요. 


회원 문주영(해솔마을)씨
저는 올해 신입회원이라 처음에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떻게 읽어줘야 할지 미리 연습도 많이하고, 재밌게 읽어주려고 남편에게 사투리를 배우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고르는 것도 큰 즐거움이예요. 한 권의 책을 가족이 함께 보는 재미랄까요. 외국 여행을 떠나면 그 나라의 서점을 꼭 가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엄마로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사서 최윤이(해솔마을)씨
해솔책엄마 어머니들이 늘 열심히 활동하시고 준비하시는 수준이 아마추어가 아니라 전문가 수준으로 꼼꼼이 적극적으로 해내십니다. 제가 캠프를 이런 주제를 해볼까요라고 말씀드리면, 어머니들이 팀을 짜서 매우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캠프 전반의 과정을 준비해주십니다. 어머니들을 보면 본받고 싶은 분들이십니다.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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