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숙 시인의 ‘장미가시독서클럽’ 수업 현장을 찾아서]

장미처럼 ‘향기롭고’ 가시처럼 ‘날카로운’ 그들만의 특별한 책 읽기

지역내일 2018-12-20

일산 호수공원 옆 큰 길가인 ‘호수로’를 지나다 보면 공원 건너편 상가들 사이로 핑크빛 작고 예쁜 서점이 하나 보인다. 지난 해 이맘때 즈음. 시집 ‘히스테리아’의 저자 김이듬시인이 문을 연 독립서점이자 북카페인 ‘책방이듬’이다. 열두 평 작은 공간의 책방에는 온갖 종류의 책들이 서재를 가득 메우고, 크고 작은 책상들은 정답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방이듬은 올 겨울 책과 벗하고 싶은 이웃 주민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파견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프로그램’이 그 것.
책방이듬이 독서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자로 초대한 작가는 이문숙시인이다. 이문숙시인은 시집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 <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의 저자다. 조재룡 문학평론가의 말을 빌면 그녀의 시는 “삶을 함부로 신비화하지 않으며 추상적 사유의 틀 안에 가두어 삶을 변절된 눈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녀가 기획하고, 홍보를 하고, 사람을 모으고, 이끌어 가고 있는 ‘장미가시독서클럽’은 그녀의 시 언어만큼이나 솔직하고 가식이 없다. 



시인과 함께 하는 ‘특별한 독서’

지난주 금요일 낮 12시 책방이듬에는 여덟 명의 ‘장미가시독서클럽’ 회원들이 책상에 옹기종기 앉아 그림책을 함께 읽어 내려가고 있다. 폴란드 출신 그림작가인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 <시간의 네 방향>.
“사람들은 몇 세기 동안이나 열쇠로 자기 집 문을 열고, 설거지를 하고, 머리를 빗고, 식탁에 앉고, 아이들을 껴안고, 앓기도 하고, 떨어진 단추를 꿰매 달고, 책을 읽고, 앞일을 생각해 왔어요.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시간의 네 방향> 중에서)
동서남북을 향하는 시계탑 각 면에 위치한 네 개의 시계들이 바라보고 있는 네 개의 집. 그곳에서 100년에 한 번씩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일을 수려한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시간의 네 방향>. 책 선정부터가 평범치가 않다. 


다양한 장르, 주제… 독서도 ‘골고루’

이문숙 시인은 “독서클럽을 모집하고 보니 연령대와 직업군이 다양했어요. 취향의 다양성을 염두해 책의 장르는 물론 주제, 작가의 국적까지 다양하게 마련해 보았죠. 오늘같이 그림책도 읽지만 어떤 날은 묵직한 비문학서적도 읽습니다. 혼자 읽을 때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지만 같이 읽으면 가볍게 소화할 수 있죠”라고 말한다.
‘장미가시독서클럽’ 회원인 강민정씨는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이란 책을 오래 전에 읽고 싶어 샀는데 어려워서 완독을 못했죠. 마침 독서클럽에서 이 책을 다룬다는 말을 듣고 얼른 회원에 가입했답니다. 이문숙시인님의 리드 아래 함께 책을 읽는데 정말 가볍고 즐겁게 책을 소화하게 되어 신기했어요”라고 말했다.


읽고, 나누고, 쓰다

매달 둘째, 넷째 금요일에 열리는 ‘장미가시독서클럽’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글을 필사하고, 나만의 글을 써보는 독서모임이다. 주변에 수많은 독서모임이 있지만 전문 작가가 직접 모임을 주도하다 보니 수업의 질이 남다르다. 시인은 매 수업 때마다 해당 도서와 관련된 시 한 편도 더불어 소개해 회원들이 부담 없이 시와 친해질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회원 전수미씨는 “시인님이 선별한 좋은 책을 이렇게 아름다운 책방에서 공부하니 문학적으로 자극이 되면서 동시에 잃어버린 감성까지 불러 일으켜 주는 것 같아요. 읽기 부분뿐만 아니라 쓰기 부분까지 계속 자극을 주시는데 직접 쓴다는 생각을 예전에는 해본 적 없는데 요즘에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네요”라며 웃으며 말한다.
내년 2월 말까지 모두 여섯 번의 수업이 더 남아 있는 장미가시독서클럽. 왠지 장미가 활짝 핀 초여름에도 이 모임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다.


<미니 인터뷰>

박희진 (주엽동)

“오래 전부터 독서모임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장미가시독서클럽’은 조금 특별한 것 같아요. 시인님이 선정한, 평소 접하지 못했던 특별한 책들을 읽을 기회가 생겨 좋아요.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이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차경 (주엽동)

“독서모임의 리더가 작가라서 좋은 점은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문장과 글귀를 발굴해, 그 의미를 풀어주고, 상상하게 해주고, 내 머릿속에 잠자고 있던 ‘단어’를 끄집어 내주시니, 마치 닫혔던 사고가 수업을 통해 열리는 기분이 든답니다.”


박순득 (일산3동)

“독서클럽에 들어오면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기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건성 건성 바라보던 것을 자세히 살피고 생각해 보는 습관 이랄까요. 책을 함께 읽으면서 사물, 단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하는 것 같아요.”


강민정 (주엽동)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문학적 감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시인님이 만드신 이 클럽에 가입하게 됐어요, 혼자 읽지 않아 외롭지 않아 좋고요 무엇보다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어 독서편식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것 같아 좋아요”



김유경리포터 moraga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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