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먼 여행

유럽풍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김선미 리포터 2018-12-27

한해를 보내기가 아쉬워 친구들과 급히 여행계획을 잡았다. 각 개인마다 갔던 곳이 다 달라 가까우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가능한 한 처음 방문하는 친구들이 많은 여행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의논 끝에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샤먼을 최종 결정했다.  



대표적인 미식거리 ‘증조안’
우리 일행은 약속시간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은 갈 때마다 설레고 또 누구랑 함께  가느냐에 따라 그 설렘의 정도가 달라진다.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3시간 20여분을 날아 샤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인 가이드를 따라 공항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주위는 어두워지고 있었다.
샤먼(Xiamen)은 중국 푸젠성 남동해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아편전쟁 이후 1842년 중국과 영국이 맺은 난징조약에서 명시한 5개 개항지 중의 한곳이다. 샤먼, 구랑위, 두 섬과 지우룽강 입구의 본토로 구성돼 있다. 중국 5대 경제특구 중 하나이며 중국에서 깨끗하고 살기 좋은 항구도시로 손꼽힌다.
네온사인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내를 가로질러 처음 찾아간 곳은 대표적인 미식거리인 ‘증조안’. 입구부터 휘황찬란한 불빛과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한 이곳은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다. 항구도시답게 각종 해산물 요리를 비롯해 디저트, 열대과일, 수공예품 등 그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망고, 게 튀김, 오징어꼬치 등을 맛보며 여행 첫날밤을 만끽했다.



중국 속 작은 유럽 ‘구랑위’
다음날, 샤먼의 대표 관광지이자 중국 속 작은 유럽 ‘구랑위’로 향했다.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약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이곳은 암초가 파도에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가 마치 북을 치는 소리 같다고 해서 현재의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른 아침임에도 선착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913년에 지어진 구랑위의 ‘숙장화원’은 바다를 마주 보고 일광암을 등진 곳에 천연의 지형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배치되었다. 내부는 크게 장해원과 보산원 지역으로 나뉘며 44교와 12동천(十二洞天) 등의 명소가 있다. 특히, 44교 위의 도월정은 바다풍경을 감상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 우리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는 조국을 걱정하며 신선한 공기도 실컷 들이켰다. 내려오는 길에 세계 각국의 피아노가 전시돼 있는 ‘피아노 박물관’에 들렀다.
구랑위 출신의 피아니스트 ‘후여우이’가 이탈리아,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호주 등에서 수집한 피아노 100여 대가 전시돼 있다. 그중에서도 작곡가 클레멘티가 제작한 사각형 피아노가 눈길을 끈다. 구랑위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페리를 이용해 샤먼 시내로 돌아왔다. 다음은 샤먼의 최고 번화가인 중산로. 길 양쪽으로 먹거리와 기념품가게, 낯익은 브랜드의 로드 숍과 백화점 등이 즐비하다. 무엇보다도 차가 다니지 않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캠퍼스가 아름다운 ‘샤먼대학교’
다음 코스는 시내에 위치한 ‘남보타사’. 3개의 불당과 1개의 전각으로 이뤄진 이 사찰은 대웅보전 양쪽 복도 벽면에 청나라 건륭 황제가 ‘평정대만20공신상찬서’라고 쓴 비각이 새겨져 있다. 또 짱징거 내에는 불경 수 만 권과 불상, 고대 서화 등도 보관돼 있다. 사찰 곳곳에서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숙연함이 느껴진다.
거리로 나서니 길 건너편에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지녔다는 그 유명한 ‘샤먼대학교’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유럽식 건축물과 야자수가 어우러져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운동장 너머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바로 해변을 걸을 수도 있어 더욱 환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평일에는 입장 인원과 입장 시간에 제한이 있어 아쉽게도 우리는 들어가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 바로 옆에 위치한 ‘호리산 포대’로 갔다. 성벽 길을 따라 올라가니 눈앞에 시원한 바다가 나타나고 여기저기 크고 작은 포대들이 자리해 있다. 그중에서도 독일에서 들여온 19세기의 포대는 전 세계에서 원래 위치에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남아 있는 포대이자 가장 큰 규모의 해안대포로 일본과의 전쟁에서 일본 전함을 격침시킨 것이라고 한다.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여선지 오후가 되니 피로가 밀려왔다. 중국에 왔는데 마사지는 필수! 오후 6시경 노곤한 몸을 마사지로 풀고 저녁을 먹으러 한국식당으로 갔다.



샤먼의 최고 번화가 ‘중산로’
메뉴는 삼겹살에 된장찌개. 그런데 종업원 대부분이 중국인이어서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손짓발짓으로 겨우 주문을 마치고 가볍게 맥주도 한 잔 하면서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우리는 ‘남정토루’를 가는 대신 자유여행을 하기로 했다. 토루를 방문하려면 왕복 6시간을 차로 이동해야하고 거기에 관광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를 몽땅 할애해야 해서 우리에게는 다소 무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전에 ‘샤먼 아쿠아리조트’에 들러 간단히 산책을 한 후 세 대의 택시에 나눠 타고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밀집돼 있는 시내로 나갔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가게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걸려있고 쇼핑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넘쳐났다. 우리는 그들 속에 섞여 지인들에게 줄 선물도 사고 유명한 맛집에 들러 게와 닭발, 새우 요리도 먹었다. 섭씨 18도의 초가을 날씨여서 활동하기에도 좋았고 사람들도 택시기사도 모두 친절했다.
“아직은 샤먼이 관광지로 크게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때가 묻지 않고 순수한 편이다”라고 가이드가 살짝 귀띔해준다. 저녁에는 호텔 근처로 밤 마실을 나갔다. 과일가게에서 망고와 두리안을 사고 우리의 분식센터 같은 곳에서 굴전, 국수, 해물볶음밥, 완탕스프, 딤섬 등 여러 음식들을 골고루 섭렵했다. 맛도 좋았지만 가격이 저렴해 대만족이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한 방에 모여 여행에 대한 소회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 샤먼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Tip
대표 관광지 ‘남정토루’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정토루’는 수세대에 걸쳐 대가족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거대한 집합주택이다. 중국의 1元짜리 우표에 그려져 있는 토루이면서 현존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중국 고대 토담집으로 원형의 전라갱과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유창루 등을 볼 수 있다. 1600년대 특유의 가옥 구조로 둥근형, 직사각형, 정사각형, 삼각형 등 모양이 다양하며 4~5층의 높은 건물도 있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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