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 이은결의 <더 일루션 THE ILLUSION >

행복한 환상 혹은 착각에 빠지다

이지혜 리포터 2019-05-23

일상의 즐거움이 줄어든 현대사회.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을 감동시키기는 쉽지 않다. 어른이 되면 웬만해선 놀라지도, 즐거워하지도, 행복해하지도 않는다. 일상의 자극들이 너무 자극적이고 부정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어른들도 아이처럼 행복해하며 무장해제 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0분간 펼쳐지는 ‘더 일루션’이 바로 그 시간이다.  



‘더 일루션’은 국내 마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국가대표 매지션 이은결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22년 그의 마술 내공이 이 무대 하나에 집약되어 있다더니 정말 1분도 허투로 보낼 수 없는 아까운 시간들이 환상을 타고 꿈결처럼 흐른다.
‘더 일루션’의 시간은 식전 무대에서부터 시작된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무대 위에서 객석을 촬영하는 2대의 카메라가 보인다. 차례로 자리에 착석하던 관객들은 자신의 얼굴이 화면에 보이면 손도 흔들고, 얼굴을 가리거나 반대로 그 장면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는 등 카메라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제작진이 관객과 소통을 시작한다. 영상 밑에 대화체의 자막이 실시간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나고 보니 그 자막을 치던 사람도 어쩌면 이은결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이은결 특유의 매력
점점 노골적으로 특정 커플을 담아내기 시작하는 카메라. 마치 야구장인 듯 시작되는 연인들의 키스타임. 연연들만을 담던 카메라는 점점 노골적으로 객석을 훑는다. 중년의 부부, 환갑이 지난 듯한 노년의 커플, 무덤덤한 아들과 함께 온 아버지, 싸운 듯 냉랭한 모녀, 각자 핸드폰에 집중하느라 같이 온 일행을 잊은 듯한 커플들…. 남남커플, 여여커플, 부부, 친구, 형제 등 파도타기 같은 키스타임이 빠르게 이어지고, 객석은 행복한 기대감으로 술렁인다.  
그렇게 모두의 마음속에 일탈이 허용된 듯한 행복감이 생겨날 때쯤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며 이은결이 등장한다. 마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은 듯 위용을 과시하는 오프닝. 그리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수한 상상과 놀라운 기술의 퍼포먼스들. 그저 입을 쩍쩍 벌리고 놀라다 보면 순식간에 60분이 지나간다. 이게 뭐야 하는 순간에 갑자기 인터미션 시간이 주어지고, 지금껏 알던 마술에 대한 통념이 깨어진 기분 좋은 충격에 또 다른 한류, K-MAGIC의 바람이 일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이 꾸물거린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무대. 이번에는 뭘 보여 주려나 하는 기대에 관객들은 충격 받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은결은 허를 찌르듯 이번에는 매우 잔잔하게 관객들의 마음 속 순수하고 맑은 동심을 이끌어낸다. 조용하고, 집중력 있게 진행되는 무대. 그가 얼마나 마술에 미쳐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피와 땀을 흘렸을지, 노력과 투혼이 온전히 느껴지는 무대들이 이어진다.
작년 7월 전 세계 50여 개국 2,300여명의 마술인들이 참여한 국제 매직 콩쿠르에서 전석 기립 박수를 받았다더니 그의 무대에 왜 찬사와 존경의 발수갈채가 이어졌는지 200% 공감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재현된다. 심지어 이런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주말에는 하루 2번씩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탁월한 스토리텔러,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그의 무대를 그저 마술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잃었던 동심을 찾고, 놓쳤던 일상의 행복과 특별한 기억을 각인시켜주는 이은결의 무대 ‘더 일루션’은 오는 6월 9일까지 계속된다.

●공연장: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공연기간: ~ 2019년 6월 9일
8세 이상 관람가(미취학 아동 관람불가)
●문의: 인터파크 1544-1555 , 인립서비스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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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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