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역사탐방]

여름방학을 역사의 발자취와 함께

지역내일 2019-07-22

우리가 살고 있는 인근에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새겨볼 수 있는 뜻 깊은 장소들이 많이 있다. 방학을 맞이한 아이와 함께 우리의 뿌리 깊은 역사 공부도 하고, 경치 좋은 풍경도 바라보며 나들이를 즐긴다면 이보다 더 보람찬 방학이 없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우리 지역의 역사 답사 코스를 소개한다.  



충신의 전형 정몽주의 발자취, 정몽주의 묘 & 충렬서원

포은 정몽주(1337∼1392)는 고려 후기의 충신으로 우리나라 성리학의 기초를 닦으신 분이다. 정몽주는 고려 공민왕 9년(1360) 과거에 장원급제하였고, 예문관검열, 예부정랑, 대사성 등의 여러 벼슬을 거쳤다. 오부학당을 세워 후진을 양성했으며, 일본에 가서 외교 활동을 펼치기도 하는 등 문신으로서 크게 활약하였으나, 이성계의 세력이 날로 커지면서 정도전 등이 새 왕조를 세우려 하자 끝까지 고려 왕실을 지키려다 이성계의 아들인 이방원에게 선죽교에서 피살당했다.
그 뒤로 선생의 묘는 경기도 개성에 속했던 풍덕군에 있었는데, 1406년(태종 6년) 3월에 현재 위치인 용인시 모현면으로 천묘하였다. 애초 계획은 선생의 고향인 경북 영천에 안장하는 것이었는데, 천묘 행렬이 현재 경기도 용인시 수지면 풍덕천리에 이르자 앞에 걸어두었던 명정이 바람에 날아가 지금의 묘소 자리에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고, 후손들은 의논 끝에 이곳에 묘를 썼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는 그 유명한 ‘단심가’와 ‘백로가’가 적힌 비석도 볼 수 있으며,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며 산책하면서 거닐기 좋을 정도로 묘소가 잘 조성되어있다. 또한, 정몽주 묘역 아래에 위치한 충렬서원은 정몽주 선생의 학덕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고종 8년에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되었으나, 1972년에 서원 전체를 보완 신축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충렬서원의 사당에는 정몽주를 중심으로 좌우에 정몽주의 손자와 이시직(선조~인조 때의 문신), 그리고 추담 오달제(인조 때의 문신)의 위패를 모셨다. 이곳에 보관하고 있는 유물로는 정몽주의 <단심가>와 홍원주(정조 때 여류시인)의 <유한집>이 있다. 

위치 정몽주의 묘_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능원리산 3
        충렬서원_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충렬로 9-19   



고려시대 대몽 항쟁의 전승지, 처인성

용인의 도로변에 조그만 토성이 자리 잡고 있다. 그저 평온해 보이는 동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약 900년 전, 전쟁을 거듭했던 혼란의 고려시대에 몽골군과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던 곳이 바로 이 처인성 토성이다.
처인성은 평지에 축성된 토성이다. 용인에서 진위로 가는 길과 수원에서 오산을 거쳐 안성으로 가는 교차 지점에 위치한 이 성은 군사적 가치가 높다. 성의 전체 규모는 425m이다. 위에서 성을 보았을 때 그 형태가 사다리꼴에 가깝다. 축성 시기는 백제시대라는 설과 고려시대라는 설이 있었으나, 성 내부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되어 최초 축성 시기는 통일신라일 가능성이 높다.
이곳은 고려 고종 19년(1232) 몽고군의 2차 침입 당시 강화도에 피신해 있던 정부군을 대신해 승장 김윤후가 처인 부곡민과 합심해 적장 살리타이를 사살하고 몽고군을 물리친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도 처인성 북쪽 들판을 사장터라고 부르는데, 일설에는 이곳이 살리타이가 사살된 장소라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에는 처인성에 주둔한 왜군을 수원 독산성에 집결한 관군이 무찔러 탈환한 승전지이기도 하다. 처인성 전투의 과정을 소개하고 몽골의 침입을 물리친 처인성 전투의 승리를 기리는 ‘처인성승첩기념비’도 이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위치 용인시 남사면 아곡리 산 43 



조광조의 정신이 깃든 곳, 심곡서원

심곡서원은 조선 중기 중종 대의 학자이며 정치가였던 정암 조광조(1482∼1519) 선생의 뜻을 기리고 제사 지내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조광조는 조선 중종 때 사림파의 대표로 활약하면서 급진적인 사회개혁정치를 추진하다가 기묘사화로 사약을 받고 죽임을 당하였다.
먼 훗날 효종 원년(1650)에 조광조의 학덕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서원을 설립하였는데, 효종은 ‘심곡’이라는 현판과 토지·노비 등을 하사하여 심곡서원은 사액서원이 되었다. 이곳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에도 무사했던 전국 47개 서원·사당 중의 하나로서, 선현에 대한 제사 와 지방교육을 담당하였다.
사우와 강당이 각각 1636년과 1657년에 작성된 상량문이 발견되었으며, 1673년 우암 송시열이 지은 심곡서원 강당기(講堂記, 강당 건축을 기념하여 지은 기문)와 1747년 이재가 지은 심곡서원 학규(學規, 서원 등에서 독자적으로 정하여 지키고자 한 규칙), 1740년 숙종대왕 어제(御製, 임금이 지은 글) 등의 역사적인 문서로 전하고 있어 심곡서원의 역사와 내력을 알 수 있다. 이곳에는 조광조가 직접 심은 것으로 알려진 수령 500여 년의 느티나무가 남아 있으며, 서원 인근에 있는 ‘조광조 묘 및 신도비’(경기도 기념물 제169호)를 통해 심곡서원의 가치와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위치 용인시 수지구 심곡로 16-9



조선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한산 이씨 음애공파 고택

음애공파 고택은 조선 중종 때 덕행 높은 이자(1480∼1533) 선생이 살던 옛집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중산층의 구조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본채는 사랑채와 안채가 연결되어 ㄷ자형 평면을 갖추고 있는데 본채 앞쪽에 一자형 행랑채가 있어 트인 ㅁ자 형식의 배치를 이루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행랑채는 소실되어 현재 본채만 남아 있다. 별도로 사당을 짓는 일반 양반집과 달리 이 집에는 사당을 따로 두지 않았다. 다만 본채 북서쪽에 마루가 있는 방에 단청을 입혀 이곳을 제사 공간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사랑채와 안채가 한 건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내외가 사용하는 공간이 구분되는 특이한 평면구조를 보이는데 인근의 안성 정무공 오정방 고택, 이해룡 고가 등과의 연관성이 보이는 조선시대 경기지역의 중산층 주택의 특징을 보여준다.
흔히 궁이나 사대부가의 대저택은 많이 견학해볼 수 있지만 중류층 양반들의 소소한 생활상을 엿볼 기회는 드물었다. 따라서 한산 이씨 음애공파 고택을 둘러보며 그 시대를 시간여행 하듯 체험해 볼 수 있어 교육적이면서도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곳 넓은 앞마당에서는 고택체험, 국악콘서트, 인문학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특별하고 흥미로운 시간여행을 떠나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위치 용인시 기흥구 지삼로 198번길 30-4



김성현 리포터 kimmy101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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