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추천 도서

“이번 방학에 어떤 책을 읽어볼까?”

박혜준 리포터 2019-07-25

방학 동안 아이에게 책 좀 읽히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을지 막막한 학부모, 학생들을 위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사서가 추천하는 여름방학에 읽기 좋은 책’을 소개한다. 선정 도서는 공공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에서 2018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추천도서 가운데 전국 공공도서관 대출 순위 조사결과를 반영한 책이다. 유아, 초등 대상 추천도서가 궁금하다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도서목록을 살펴볼 수 있다.
자료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어느날 난민(표명희/창비, 2018)
인천공항 근처 난민 캠프를 배경으로 버려진 한국 아이 ‘민’과 여러 난민들의 사연을 촘촘히 펼쳐 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소설이다. 실제 난민들을 만나고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리한 리얼리즘적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해 한국의 난민 문제를 깊숙이 파고든다.
난민은 지구 반대편 먼 나라 이야기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최근 우리나라에도 난민들의 입국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그들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범죄나 일자리 등의 사회 문제를 이유로 돌려보내야 하는지 논쟁이 뜨겁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커다란 울림을 주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산책을 듣는 시간(정은/사계절, 2018)
제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아홉 수지는 소리를 듣지 못해도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인공 와우 수술을 받게 되면서 침묵의 세계에서 불완전한 소음의 세계로 옮겨진 수지는 낯선 세상에 적응해 나가기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준비한다. 눈이나 귀가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수지를 통해 독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말을 하고 듣고 보고 하는 일들을 능력이라고 볼 수 있을까? 말을 할 수 없고,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것을 장애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능력과 장애의 경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고, 듣지 않는 능력을 가진 수지의 성장 이야기이다.


서울 사는 외계인들(이상권/자음과모음, 2018)
수십 편의 청소년문학을 써온 이상권 작가가 자신만의 생명력 가득한 묘사로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시절 교사의 성추행으로 인해 갑자기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아이가 되어버렸다. 낮에도 커튼으로 햇빛을 가리고 외부와는 단절한 채 스스로를 지구에 버려진 ‘외계인’이라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잠근 채 혼자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 어느 날 사우에게 주인집 아주머니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글로 써 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늘나라로 먼저 간 엄마의 역할을 해 준 안주인과의 인연으로 사우는 점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슬픔과 아픈 상처를 바라보고 소통하면서 치유의 기적을 조금씩 맛본다.


칼자국(김애란/창비, 2018)
2007년에 발간된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침이 고인다』에 실린 단편을 청소년이 읽기 쉽도록 새롭게 편집한 책이다. 동화에서 소설로 이동하는 성장기 독자를 위한 마중물 같은 책으로 어머니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장례를 준비하면서 따뜻했던 어린 시절의 삶을 돌아본다. 20여 년 간 국숫집을 하며 주인공을 키운 어머니의 삶을 회상하고 긴 세월 칼과 도마를 놓지 않았던 어머니를 기억한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비로소 자신의 몸과 마음에 어머니의 무수한 손길인 칼자국, 말 없는 사랑이 깃들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루스 화이트/라임, 2018)
이 책은 1997년 ‘뉴베리 아너 상’,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 미국도서관협회가 선정한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뒤늦게 소개되는 숨겨진 걸작이다. 우울한 여건에 놓인 주인공들이지만 그들이 되짚어보는 과거의 이야기는 어둡지만은 않다. 작가는 이 사연들을 재치 있는 감각으로 다시 끌어내 독자와 공감하도록 이끈다.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마주하게 된 집시와 우드로가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한층 더 성숙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 서로를 의지하며 더욱 돈독해지는 친구와의 우정이 깊은 감명을 주는 청소년 소설이다.


로봇중독(김소연·임어진·정명섭/별숲, 2018)
《로봇 중독》은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SF 청소년소설 단편집으로 요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과 함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 명의 국내 청소년 문학 작가들이 미래 사회에서 등장하게 되는 인공지능 로봇을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과 연결시켜 저마다의 안목으로 그려냈다.
이 책 <로봇 중독>에 실린 세 편의 소설들은 인공지능 로봇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지를 다루고 있다. 본격 SF라고 보기에는 로봇을 통해 주인공의 성장과 관계 맺음을 돌아보게 하는 소설들이다. 자아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권한다.


2미터 그리고 48시간(유은실/낮은산, 2018)
열여덟 살 정음이는 5년째 ‘그레이브스 씨’와 살고 있다. ‘그레이브스 씨’의 정체는 사실 낯설지만 희귀하지는 않은 병이다. 약물치료 후 병이 재발하자, 정음이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통해 그레이브스 씨와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다. 치료 후 48시간 동안 모든 사람과 2미터를 벌려야 하는 외롭고 힘든 시간을 견딘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인애와 방사능 치료로 인한 생각들과 막막한 시간을 함께 공유한다. 이 이야기에는 정음이와 같은 병을 겪은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다. 환자와 주변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을 끌어낸다. 상처받았지만 상처받은 티를 내고 싶지 않은 주인공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울고 화내고 멍때려라(설흔/나무를 심는 사람들, 2018)
꿈을 아직 세우지 못한 것 보다 청소년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시도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할 때마다 찾아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좌절과 미래에 관한 의심이 아닐까 싶다. “울고 화내고 멍 때려라”는 옛 선인들의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소개함으로 좌절된 꿈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 그 다음에 기다리는 희망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저자 설흔은 이 책에서 고전 속 일화에서 꿈의 가능성을 찾고 풀어나간다. 정확한 해설 덕분에 독자들은 원전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책의 부제인 ‘꿈을 찾는 특별한 방법’이 말해주듯 아직 자신의 꿈을 세우지 못한 청소년 독자들에게 권한다.


귀를 기울이는 집(김혜진/다른, 2018)
작가는 타인과 대화하는 것에 불편함이 있는 담이를 통해 ‘말’이 담고 있는 의미와 소통의 진실에 대해 전달하고자 했다. 등장인물들이 단어가 가진 중의성을 단서로 삼아 미스터리한 사건의 해결점에 도달할수록 독자들은 점점 소설 속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구성하는 말의 힘에 빠지게 된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언어를 매개로 한 신비한 모험을 하고 돌아온 기분이 들 것이다. 이 책은 자아를 탐색하는 청소년기에 겪는 심리적 답답함을 풀어주고 관계에 대한 이해를 성장시키는 작품이다. 김혜진 작가는 장편 판타지인 <아로와 완전한 세계> 3부작으로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그 뒤를 잇는 흥미로운 신작 판타지다.


왜 기후변화가 문제일까?(공우석/반니, 2018)
이 책은 기후변화가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 우리 삶에 기후변화가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며, 앞으로 기후변화가 만들어내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생물지리학을 전공한 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생소한 기후 환경의 기본 개념부터 일러준다. 기후변화가 불러오는 미래의 현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각종 그래프와 사진을 곁들였다. 이 책은 기후변화가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 우리 삶에 기후변화가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며, 앞으로 기후변화가 만들어내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생물지리학을 전공한 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생소한 기후 환경의 기본 개념부터 일러준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황영미/문학동네, 2019)
중학생 다현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진지충이니, 선비질 한다느니 하는 말로 은따를 당한 경험 때문에 자신의 마음은 블로그 ‘체리새우’에 비밀글로만 남겨왔다. 그러나 짝이자 같은 모둠이 된 은유를 따돌리는 친구들과 따돌림 받기 싫어서 동조하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실망한다. 저자는 블로그 비밀글 공개 행위를 통해 청소년이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타인 앞에 당당해 지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임을 알려준다. 간결한 대화체와 단톡방 대화, 모둠활동 등 실제 십대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가 등장한다. 어른인 작가가 쓴 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청소년들의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에 있어서의 갈등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고민해서 뭐 할 건데?(김혜정/와이스쿨, 2018)
이 책은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키워드로 삼아, 영화, 소설, 만화 등 다양한 작품에 얽힌 이야기로 풀어낸 에세이다. 이 글을 쓴 김혜정 작가는 그동안 십대들을 위한 소설을 쓰면서 청소년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관찰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작가가 지닌 공감의 시선과 거기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담고 있다. 작가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 작품의 주제, 교훈 등을 찾기보다 작품에 담긴 의도를 추측해보며 작품을 보라고 권한다.
청소년들이 ‘그까짓 거 뭐 어때’ 하며 고민을 툭툭 털어버리고 더욱 괜찮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도록 응원하는 책이다.


소록도의 눈썹달(서동애/글라이더, 2018)
주인공 성탄이와 달이는 한 달에 한 번 한센 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수탄장으로 달려간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서 그리운 가족을 목소리만으로 만나는 곳이 소록도였다. 곳곳에서 탄식과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아이를 가져도 낳을 장소를 찾지 못하는 한센인 부부의 고통도 그려진다. 한센병 환자가 아닌 사람과는 같은 우물의 물도 마실 수 없고, 사용한 물건을 어디에 버리지도 못하는 단절된 삶이다. 소록도와 가까운 고흥이 고향인 작가는 어려서부터 듣고 보아온 한센인들의 삶을 소설의 형식으로 담았다.
이 소설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십 대의 손으로 정의로운 사회 만들기(마릴리 피터스/우리교육, 2018)
이 책은 응보적 관점의 처벌에서 벗어나 범죄 예방의 새로운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을 쓴 마릴리 피터스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정의가 발현되는 방안으로 회복적 정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회복적 정의란 범죄자를 응징하는 대신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회복적 정의를 실천한 실제 사례와 결실을 소개한다.
비록 회복적 정의가 짧은 시간에 이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범죄를 없애거나 전쟁을 막지는 못할지라도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평화적 사회건설의 동기를 제공함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피력한다.


이솝에게 배우는 민주주의(박혁/맹&앵, 2018)
독일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저자 박혁은 이솝우화와 민주주의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이야기의 저변에 깔린 옛 아테네 시민의 민주주의적 사고를 밝혀낸다. 이솝우화를 매개로 하여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민주주의 사회를 이끌기 위한 구성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짚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아이소포스가 의도하는 바는 자만심의 폐해와 노력하는 자의 승리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오히려 이 이야기는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소수의 똑똑한 전문가가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 아테네 시민의 의식을 대변한 것이라고 본다. 청소년들이 “딱딱한 정치사상이 아닌 생활 방식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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