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일본 극복 프로젝트]

“우리집 노재팬(No Japan), 이렇게 실천해요!”

지역내일 2019-08-30

일제 강점기 36년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남긴 영향력이 생각보다 길었나 보다. 일본 하면 부르르 떨던 사람들도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은 일본제품 앞에서는 마음이 약해졌으니 말이다. 가전제품은 삼성과 LG 등 국내 굴지의 기업 제품이 앞서간다 하더라도 맥주나 문구류, 서적, 식료품, 의류, 유아동용품 등에서 일본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로 인해 차제(此際)에 일본을 극복하자는 전국민적 움직임이 하나의 소비 트랜드화하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 같은 어려운 문제는 기술전문가들에게 맡겨두고 우리집에서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우리집 노재팬 경험담을 들어본다.


■“일본소설 대신 우리나라 신예작가 소설에 입문했어요!”

평소 외국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나라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소설을 읽다 보면 일본 사회와 우리 사회의 비슷한 점도 발견하고 상반되는 면들도 발견하게 된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는 어떤 점은 우리 시선으로 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고 또 어떤 부분은 우리가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더러 있었다. 문화적 상대성과 다양성을 바탕에 깔고 생각했을 때 말이다.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돼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을 때는 쉽사리 일본 소설에 손이 가지 않는다. 내가 소설책 속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은 지금 한일관계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본은 보수당인 자민당이 전후 장기 집권하고 있다는데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은 과연 어떤 정치적 희망을 품고 살고 있을까.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진실을 일본인들이 같이 알고 느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여러 가지가 궁금해지는 시기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착잡해지는 마음에 평소 시간 보내기용으로 즐겨 읽던 일본 소설을 잠시 끊었다. 대신 우리나라의 신예 작가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좀은 철학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담아내던 기성 소설가들에 비해 최근 신예 작가들은 판타지나 추리소설, 가벼운 일상적 경험을 책 속에 담고 있어 또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
운정1동 주부 김수연


■“일본 미니카 브랜드 ‘토미카’ 대신 미국제품 ‘핫휠’을 모아요”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다. 불매운동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일본제품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현재 시판되는 제품을 보면 일본 제품이 대부분이고 아니더라도 재료 원산지가 일본인 경우가 꽤 있다. 지금 다수의 사람들이 ‘유니클로 제품 안 쓰기, 일본 여행 안 가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키덜트 문화에서도 일본 불매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속한 미니카 카페 규칙에는 ‘불매운동’ 등 정치 관련 단어가 들어가는 게시글 작성은 불가능하지만 카페 회원 개개인의 생각은 다르다. 일본의 기업인 ‘타카라 토미’에서 판매하는 토미카 제품군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토미카는 1970년부터 미니카를 생산해온 제조업체로서 다양한 미니카 모델을 만들어 왔다. 가끔은 일본군용차량인 ‘자위대’ 트럭이 제작되기도 하고 전범기업인 스바루와 미쓰비시의 차량도 많이 제작됐다. 아무리 토미카를 좋아해도 미쓰비시, 스바루의 미니카와 자위대 미니카는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 상황으로는 토미카 자체를 사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6개월 전만 해도 마트에서 인기품목이었던 토미카가 몇 달 사이에 재고만 계속 남게 된 것이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에서는 정가 4900원에서 2000원 정도를 할인해 팔고 있지만 그나마도 판매가 순탄치 않다. 대신 미국 제품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제조되는 마텔의 인기 품목 ‘핫휠’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요즘 같은 때에는 토미카보다 가격이 저렴하며 일본 제품이 아닌 핫휠 미니카를 구매하면서 ‘노재팬(NO JAPAN)’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이 진심을 담은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지산중학교 1학년 정민주


일본 맥주 대신, 국산 맥주의 재발견

수입 맥주 네 캔에 만원. 편의점 앞에 붙어 있는 광고 문구는 늘 친근했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에겐 일본 맥주가 익숙하다. 국내 들어와 있는 다수의 일본 캔맥주는 솔직히 다 마실만 했다. 맛과 향이 제법 괜찮았다. 사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국산 맥주를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일본 맥주 대신 국산 맥주를 선택해야 했지만 편의점에서 파는 국산 맥주 중에 손이 가는 상품은 없었다. 대형 마트를 전전하며 살펴보다 ‘제주 맥주’를 발견. 네 캔에 만원인 편의점 맥주에 비해 비싸지만 망설임 없이 구매. 제주 맥주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수제 맥주다. 제주의 양조전문가들이 직접 고른 홉에, 제주의 물과 유기농 감귤껍질, 맥아를 섞어 만든다고 한다. 손꼽히는 세계 맥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맥주인 듯 맥주 아닌, 기존 대기업에서 만드는 국산 맥주와 비교하면 맛과 향이 훌륭하다. 이는 어디까지 개인적 취향이지만, 제주 맥주를 발견하게 된 건 맥주 애호가인 내게 간만에 신선한 일이다.
대화동 조윤화 주부


NO JAPAN! 온 가족이 함께하고 있어요

일본으로 여행갈 생각도 없고, 계획도 없던 우리 가족은 제품만이라도 ‘사지 않는’ 노재팬 운동에 동참해보자며 의견을 모았어요. 맘카페 같은 커뮤니티에서 일본 제품 목록을 찾아보다 제일 먼저 내린 결정은, 부담 없이 찾곤 하던 유니클로나 ABC마트에 가지 말자는 거였어요. 대체할 수 있는 국내산 상품이 많으니 문제될 건 없었지요. 화장품이나 가전제품도 일본산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산 제품을 피하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싶었죠. 그런데 복병은 따로 있더군요. 습관처럼 즐겨 먹고 마시는 음식이 문제였어요. 남편이 물처럼 흡입하던 포카리 스웨트, 초등학생 딸아이가 애정하는 데미 소다가 알고 보니 동아오츠카 제품. 저와 남편이 곧잘 마시던 필스너 우르겔 맥주나 코젤 맥주도 아사히에서 인수했다고 하고요. 일본 기업으로 보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는 하지만요. 가능한 피하려던 L제과 제품도 왜 이리 많은 건지. 아이스크림부터 초콜릿, 과자까지... 빼놓고 먹으려니 살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게다가 고등학생 딸아이는요, 일본산 제품 안 입고 안 먹고는 할 수 있는데, 제트스트림 필기류 만큼은 포기가 안된다네요. 대체품을 못 찾겠다며 괴로움에 떨고 있답니다. 노재팬 운동!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기는 하지만, 이대로 멈추지는 않으렵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감정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아베 정부에게 독립된 나라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요.
 교하동 이성연 주부


“애용했던 일본 식료품 이번 기회 국산으로 바꾸려고요!”

일본 제품을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에서 그다지 달라진 것은 없고요, 먹는 것과 필기구 중 몇 가지 고수하는 일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정도죠. 그 품목들만큼은 일본 제품이 딱 제 취향이라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게 없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 중 하나가 카레인데요, 맛과 풍미가 입맛에 맞아 계속 구매해 먹었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카레를 해먹었는데 요새는 안 먹은 지 꽤 됐네요. 카레 말고도 커피니 말차, 소금 사탕, 과일 젤리, 와사비와 인절미 과자 등 몇 가지는 제가 참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하고 해서 종종 사먹곤 했는데 그것들도 안 먹은 지 오래됐고요. 그동안 ‘먹는 것은 일단 맛이다’하고 아무 생각 하지 않고 당연히 사 먹었는데 이번 기회에 국산 제품 중 입맛에 맞는 게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  
일산3동 김지영 주부


일본 화장품 대신 국산 브랜드로~
아이들과는 한일 역사 이야기 많이 해요

 일본 브랜드로 알려진 ‘S'화장품을 즐겨 쓰곤 했습니다. 제 피부에도 잘 맞고, 한번 구매하면 장시간 쓸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이다 보니 조금은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용해 왔지요.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의 태도, 무역 분쟁, 그리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NO 재팬 운동을 보면서 저도 작게나마 참여해보고 싶어서요. 찾아보니 꼭 일본 브랜드가 아니어도 국산 제품도 맘에 드는 게 많아, 그동안 ’S' 브랜드만 고집했던 저를 반성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왜 국민들이 이렇게 일본제품을 거부하고 있는지 이해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무턱대고 무조건 ‘일본 제품은 안 된다’라는 것보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건지 설명해주는 게 우선인 것 같아서요. 그리고 유관순, 안중근 등 독립을 위해 희생했던 인물들 이야기, 독도 이야기 등 역사 이야기, 현재 일본과의 관계 등을 자주 들려주고 있답니다. 이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일산동 정현진 주부   


“입고 마시는 일본제품, 이렇게 많을 줄이야!”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직도 모 백화점 지하 1층 ‘무인○○’ 매장을 그냥 지나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백화점에 가면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거르지 않고 둘러보던 매장이었기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고급소재의 의류는 유행을 안 타고 실용적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생활용품 또한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내구성이 좋고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나 할인기간을 체크해 구매하곤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에 격분한 지금,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무인○○’ 매장을 비롯한 일본브랜드 의류매장을 못 본 듯 지나치고 있다. 그러면서 ‘아무 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일본제품을 많이도 구매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얼마 전 식당에서 ‘처음처럼’은 롯데기업(한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많지만) 제품이니까 대신 ‘참이슬’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학생 무리를 보고, 무엇이든 구매하기 전에 정확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유치한 일본 지도자의 외교정책으로 나 또한 유치한 구매행태를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지만, 일본정부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때까지 나의 ‘No Japan’은 계속 될 것이다.
마두동 김○○ 주부


학생이 일본 불매하는 법

 지금 중학생인 나로서 일본불매라는 ‘노재팬’ 운동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아마 문구류를 일본제품 대신 다른 나라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문구류 제품 중에 생각보다 일본제품이 많기 때문에 나와 같은 학생들은 문구류를 줄이는 불매를 많이 할 것이다. 그리고 롯데제품을 사지 않는 것도 내가 많이 하는 불매인데 롯데에서 나온 식품과 음료를 먹지 않고, 롯데월드와 같은 놀이 공간을 가지 않고 다른 놀이동산으로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래도 학생이다 보니 먹거리나 놀 수 있는 공간을 일본 기업과 상관없는 것으로 선택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백마중학교 1학년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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