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전하는 ‘독서교육의 방향’

고등학교 공부, 독서가 큰 밑거름 된다는데

박지윤 리포터 2019-12-11

책을 ‘많이’ 그리고 ‘잘’ 읽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는 매우 크다. 교육 현장에서의 교사들은 독서가 학습 활동이나 문제 해결 시 활용할 배경지식의 차이 정도를 넘어 사고력(비판적 사고력·논리적 사고력 등)과 이해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수능에서의 국어 지문이 길어지고 난도가 높아지면서 초중등 시기의 독서교육에 관심 갖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 독서교육의 중요성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 헤매는 엄마들을 위해 배재고 김중현 국어교사와 보인고 강이욱 국어교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도움말  배재고 김중현 국어교사 / 보인고 강이욱 국어교사

독서교육의 방향
독서교육의 목표는 결국 책을 좋아하는 아이, 책 읽는 즐거움을 아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다. 많은 엄마들의 고민 역시 ‘우리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할까’인 만큼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모든 엄마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먼저 재미있다는 느낄 수 있는 책을 권해야 한다.
배재고 김중현 국어교사는 “고등학교 국어수업에서도 동화책과 만화를 활용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권장도서 목록은 그야말로 실행이 쉽지 않은 다이어트 건강 식단과도 같아, 나이가 어릴수록(초2·3) 놀이로써의 독서, 즐겁고 유쾌한 독서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고,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서 저자의 생각이 이해되어야 한다.
보인고 강이욱 국어교사는 “중학생 때까지의 독서교육에서 이야기책과 소설책은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며 “가능한 최대한 책을 천천히 읽으며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그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독서 역량을 키우는 데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이해하며 읽어가는 ‘정독’이다. 책 읽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경우 독해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책 내용이 머릿속에 기억되지 않고 있거나 내용을 대충 건너뛰면서 읽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는 대개의 경우 책을 빨리 읽어야만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거나, 책이 너무 어렵거나 재미없다고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독서교육의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책을 읽는 습관을 키울 수 있을까.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온 가족이 다함께 책 읽는 시간을 정해 매일 30분 이상 책을 읽는 것은 ‘이보다 좋을 순 없는’ 독서 습관의 방법이다. 책을 읽고 가족들이 함께 아이가 읽은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이는 ‘더할 나위 없는’ 방법이 된다.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등장인물의 어떤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초등의 경우 독후 그림 그리기,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독서 퀴즈 만들기(부모님과 함께 하기), 인상 깊은 표현에 밑줄 긋고 자기 느낌 쓰기 등도 가정에서의 독후활동으로 좋은 방법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이런 것들을 진행할 때 아이들에게 과제처럼 주지 말고, 가족이 함께 하는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놀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사는 “아이가 표현한 생각과 감정에 대해 부모가 개입해서 더 많이 가르치려 하지 말고 왜 그렇게 생각하고 느꼈는지, 읽고 나서의 자기감정과 생각에 좀 더 집중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돼지책’(엔서니 브라운)이라는 동화책을 읽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우리 집에서의 엄마의 존재’에 대해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해 보는 식”이라 설명했다.
또, 어떤 책의 주제나 내용을 내면화하고 실천적 활동으로 옮겨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이런 독후활동보다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나 문제, 분야에 대한 정보를 직접 책으로 찾아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중학생만 해도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 달에 한번이라도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늘 관심을 갖고 물어보고 또, 엄마 아빠는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다.

아이의 흥미와 경험을 고려한 책
독서에 있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적절한 책을 추천해주는 것. 이때 적절한 책이란 ‘흥미’와 ‘수준’에 맞는 책을 말한다.
강 교사는 “흥미와 수준은 아이의 나이와 취향, 그리고 독서 경험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책’은 좋은 책, 잘 읽는 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이가 어느 순간 이미 독서를 싫어하고 있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권할 만한 재미있는 책을 먼저 읽고 책에 대해 소개를 흥미롭게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 책을 한 권만 제시하지 말고, 여러 권을 보여주면서 아이에게 ‘이 중에서 뭘 읽고 싶어?’라고 선택하게 하면 독서에 대한 동기가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다.
강 교사는 “중학생 역시 독서 수준이 낮거나 중간 정도의 학생이라면 절대적으로 좋은 소설책을 많이 읽기를 권한다”며 “특히 독서 경험이 부족한 경우 성장 소설이나 청소년 소설을 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설을 읽어도 독해 능력은 발달한다. 반드시 사회책을 읽어야 사회를 잘하고, 과학책을 읽어야만 과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 과학 등의 분야별 책은 우선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의 책부터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에서 찾는 정보 & 스마트폰·TV 제한 습관
읽기 능력은 성적을 떠나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량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더불어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 ‘재미’에서 ‘의미’로 스스로 나아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김 교사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관심 분야의 정보를 책에서 찾아 읽도록 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를 권한다”며 “아울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정보혁명, 영상미디어의 시대라는 점을 감안해 책읽기와 영상읽기를 함께 하는 활동(소설+영화/책+다큐멘터리·뉴스 등) 등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 교사는 “중학생 이상이 되면 지식학습을 위한 독서를 강요당하거나 아이의 수준보다 높은 어려운 책을 주위에서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책 읽기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더불어 초등학교 때부터 스마트폰과 TV를 제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무차별적인 영상 매체에 아이가 노출되지 않게 보호하는 것이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역할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부모님들이 먼저 읽고 보면 좋은 텍스트
-‘도서관 생쥐’(다니엘 커크) : 책이 얼마나 중요한 힘이 되는지 알려주는 동화책
-‘다시, 책으로’(매리언 울프) : 4차 산업혁명 시대 왜 책읽기가 중요한가를 뇌과학 연구 성과와 함께 일깨우고 있는 책
-영상 자료 : SBS 스페셜 <난독시대>(2019.07.22. 방영) : 2019년 오늘을 사는 부모님들의 책읽기에 대한 고민과 질문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프로그램

▶부모의 독서교육에 지침서로 삼을 만한 책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 :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교육 지침서
-‘하루 30분 혼자 읽기의 힘’(낸시 앳웰) : 자녀의 독서습관을 길러 주는 유익한 이야기


배재고 김중현 국어교사
“독서 습관을 잘 갖추고 독서 경험이 많은 학생들은 문제에 대한 이해력과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그것에 필요한 사고력이 남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서술형, 과정평가, 면접, 논술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 문제 상황이 글로 표현된 제시문을 읽고 주어진 문제에 맞게 해결하고 표현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독서를 통해 주어진 글(상황)의 핵심 현안을 파악하는 훈련이 잘 갖춰진 학생은 서술형, 면접, 논술 등에서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쉽게 접근하고 해결하는 힘을 갖고 있겠죠.”


보인고 강이욱 국어교사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조차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선행학습에 집중하는데 충분한 독서 경험으로 각 과목 기본 개념을 읽고 스스로 이해하는 학생이라면 노력한 만큼의 성적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있습니다. 고등학교 학습을 위해 독서는 기본입니다. 최근 수능 국어의 경향 역시 긴 분량의 글을 빠르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데 이런 능력은 단시간 문제 풀이에 집중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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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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