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영어는 습득이 아니라 학습이다!

-영어 학습에서 문법의 역할-

지역내일 2019-12-26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영어에 매우 민감한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를 잘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경험한다. 이런 이유로 이 땅의 대부분이 영어 교육 또는 영어 학습에 큰 관심을 보이고 되도록 빨리 영어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영어 교육 또는 영어 학습에 대한 다음과 같은 오해가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되면 언어의 소리와 의미를 최소한의 단위까지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소리를 낱말로, 각 낱말의 의미들을 다시 결합시키며 낱말들을 의미 있는 문장으로 재결합시키는 언어의 규칙(문법)을 저절로 발견하게 된다. 대화 속에서 낱말들의 차례를 명시해주는 복잡 미묘한 문형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 영어에 일찌감치 노출만 시키면 저절로 영어를 습득하겠지! 이는 엄마의 바람에 불과하다. 앞서 기술된 오해는 어린 아이가 모국어를 자연스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상황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은 주로 클래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학습행위로서 영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는 국가들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언어 입력이 지속적으로 주어지거나 목표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상황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초등영어 교육과정의 바탕이 되는 외국어 습득 이론은 자연 교수법이다. 자연교수법은 어린 아이가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원칙을 적용한다. 따라서 목표언어의 문법적 분석이나 문법 연습 등을 하지 않으며, 특정한 문법이론 등을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말할 때의 언어 구조적 정확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러나 습득·학습 가설 (The Acquisition·Learning Hypothesis)에 따르면 "습득"이란 유의미한 의사소통의 상황에서 목표언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자연적 언어 발달의 무의식적인 과정이고, "학습"이란 목표언어의 규칙에 관한 지식이 의식적으로 발달하는 것으로서 언어의 형태에 대한 지식을 명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학습을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일이 필요하고, 학생이 실수를 하면 교정해 주어야 한다고 보며, 학습은 습득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본다.

모국어를 말할 때 문법구조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이 습득 장치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환경에서 외국어는 학습이다. 학습은 의식적인 과정이며, 문법을 명시적으로 가르칠 때라든가 혹은 실수의 교정을 하는 일 등을 할 때 일어난다. 이 학습이 일어나는 곳은 언어의 자연습득이 일어나는 곳과 별개의 기관이다. 우리의 어린이가 영어를 접하는 시기는 인지발달 과정에서 형식적 조작이 완성되는 시기인데 세계를 의식적으로 보고 논리적으로 따져서 이해해야 만족하는 시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분명히 영어 교육은 습득이 아니고 학습인 것이다. 따라서 학습자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영어의 언어구조나 형태소가 적절하게 input 되어야 한다, 즉,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에서 문법이 갖는 의미와 역할이 분명히 있고, EFL 상황에서 학습자로 하여금 문법에 대한 필요를 고취시키는 과제나 활동을 통해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문법은 언어 규칙들의 집합이자 언어 사용자에게 내재화되어 있는 언어에 관한 지식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문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의식적인 과정을 통하여 학습자로 하여금 목표어에 대한 지식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더 나아가 이러한 언어 지식을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순발력 있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영어를 유치원 때부터 꾸준하게 하고 있는데 말을 잘 못해! 고작 짧게 자기소개하고 인사하는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언제까지 짧은 말만 할 수는 없는데! 길게 말하는 원어민의 말도 알아들어야 하고 긴 문장으로 쓰인 글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이런 걱정을 한다. 아이에게 영어를 구사하고 이해하는 규칙, 즉 문법에 대한 지식이 input 되지 않는 불완전한 영어학습 환경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이선경 대표
(주)이바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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