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인의 뿌리 찾기를 돕는 모임 ‘배넷’

모국에 맞아줄 곳이 있다는 푸근함 느낄 수 있기를~

이난숙 리포터 2019-12-27

처음 시작은 말 그대로 미약했다. 동네에서 영어를 함께 공부했던 이들이 우연히 ‘해외입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 모임의 리더이자 강사를 자처한 김유경씨 때문이다. 그가 한국계 미국인 친구 쥴리의 생모를 찾아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려움을 같이 나누고 공감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해외입양인의 뿌리 찾기를 돕는 모임 ‘배넷’이 만들어졌다.



미국으로 입양된 친구의 생모 찾기에서 시작된 모임
김유경씨는 지난 해 잠시 미국에서 살 때 학부모로 만났던 친구 쥴리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미국에서 함께 지낸 4년 내내 단 한 번도 그에게 생모를 찾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던 쥴리가 생모를 찾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알고 보니 쥴리는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었던 것. 그렇게 시작된 쥴리의 생모 찾기 여정은 힘들고 길었다. 입양 당시 여권 사진이었던 사진 한 장, 이름 이대숙, 1973년 7월 19일 한국 출국이라는 정보만으로 그녀의 생모를 찾기란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동네친구들이 큰 도움을 주었다. 이를 계기로 평범한 한국의 여성들의 마음을 모아 미국의 여성 입양인들과 함께 ‘배넷’이란 모임이 시작됐다. ‘배넷’이란 이름은 태어나자마자 입는 배냇저고리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해외로 단체 입양을 하면서 아기들을 담았던 바스켓 또한 발음이 비슷하단다.
김유경씨는 쥴리의 생모를 찾는 과정에서 이대숙으로 알고 있던 쥴리의 본명은 김노미, 이대숙이란 이름은 입양 과정에서 바뀐 이름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착오와 정보부족으로 많은 입양인들이 뿌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결국 쥴리의 생모는 대구희망원에서 사망했다는 기록만 확인한 채 끝내 만날 수 없었지만 대구시청, 대구경찰청, 대구희망원에서 자신의 일처럼 진심을 다해 노력해준 소중한 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친부모를 찾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역할 필요해
한국 전쟁 이후 해외로 입양된 한국 입양인들의 숫자는 22만 명에 이른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가난 때문에 입양됐다고 하지만 근래에는 미혼모들이 낳은 아이들이 입양되고 있는 현실이다. 과정이야 어떻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쥴리처럼 이름이 바뀌거나, 찾는다 해도 부모가 만나기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연히 그들을 돕다 본의 아니게 입양의 현실을 알게 된 동네친구들이 이제 그들의 슬픔과 아픔, 부끄러운 역사를 함께 나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꺼이 자신의 집을 숙소로 내어주기도 하고, 한국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며 한국의 맛을 전하려 애쓴다. 또 기관을 찾아다니는데 기사 역할을 담당하는가 하면 이들에게 역사와 문화체험 기회를 주고자 기꺼이 시간을 내기도 한다.
또 전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김유경씨의 엄마 구자복씨는 기관에서 정보를 찾을 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배넷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든든한 회원이다. 김윤채씨는 지난 추석 입양인을 위해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나마 한국의 정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였다. 배넷 모임이 있을 때 카페 공간을 제공하고 통역을 담당하는 남지우씨도 김유경씨를 통해 입양아들의 아픔을 같이 공감하게 됐다. 배넷은 해외 입양인이 유전자 채취를 위해 한국에 와야 했지만 이제 현지에서도 가능하도록 유전자 정책의 변화를 위해 애쓴 공로로 지난 10월 경찰청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부모를 찾는 일은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하지만 자신들은 그보다 입양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맞아줄 곳이 있다는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배넷’, 엄마의 마음으로 해외 입양인을 돕는다는 이들의 선한 영향력에 박수를 보낸다. facebook.com/B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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