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독해는 영어만의 문제일까?

지역내일 2021-07-15

영어 독해를 가르친지 14년째, 소위 말하는 최상위권 아이들을 지도하는 맛은 항상 짜릿했다. 수업 시간에 보여 지는 신박한 관점과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철두철미한 아이들의 수업을 준비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신나는 일이다. 특히 토플 독해는 중,고등학교의 교과 내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배웠던 내용이 나오면 아는 척 하느라 바쁘다. 강사들은 배경 지식은 있는 상태이니 영어 수업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집중하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분명 초등, 중등 과정에 나오는 사회, 역사, 과학, 지리 등의 내용을 영어지문에서 처음 본다는 생소하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영어지문으로 아이들의 배경 지식을 넓혀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이 또한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어 자체를 설명하고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배경 지식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들이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 외에는 너무 무지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들의 기본적인 알고리즘은 우리가 검색한 것을 기반으로 좋아할 만한 것을 물어다 주는 식이다. 포털 사이트의 기사도 내가 읽고 싶은 것만 읽을 수 있다. 어릴 적 아빠가 신문을 보실 때 옆에서 광고지부터 신문 부록 그리고 결국 신문까지 보게 되던 시대가 좋았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 읽을거리 자체의 부족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분야의 어휘에 대한 노출이 줄어들고 있다.

독해의 기본은 어휘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단어 암기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하기 싫어하는 과제이다. 하지만 그 중 유난히 단어를 암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꽤 큰 비중으로 한국어 어휘를 몰라서 힘든 경우이다. 영어 단어도 설명하고 한국 어휘 의미도 설명해 줘야 한다. ‘30도를 웃도는’, ‘~라고 일컬어지다’, ‘전례 없는’ 등의 표현을 한 번도 못 들어 봤다며 한국말 철자를 불러 달라고 하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독해를 할 때 ‘지칭 추론-가리키는 것을 찾으시오’를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다. 해설을 기가 막히게 하지만 주제는 못 찾는다.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책을 잘 안 읽는다고 하소연하시지만 사실 단순 독서 부족이 문제가 아니다.
예전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매 학기 두 번씩 거의 모든 과목에 대한 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들을 줄 세우기 한다기보다는 배운 내용을 억지로라도 머릿속에 넣어 써먹을 수 있는 경지까지 올려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면서 풀던 문제집 양은 적었던가!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된 채로 중,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공부를 막 시작하려니 채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진 것이고, 사고력을 기반으로 하는 독해 성적 향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독해를 잘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학원에서 오래 일하며 운영을 하니 주변 친구들과 친척들로부터 많은 상담을 받는다. 아직 주변에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많다. 그런데도 주로 물어오는 내용은 “어느 학원 보낼까?”, “영어유치원 보낼까?” 이런 내용들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장 먼저 되묻는 질문은 “책을 얼마나 읽어주고 있니?”, “어떤 책 읽고 있니?”이다. 받아들일 그릇이 안 되어있는데, 아무리 좋은 커리큘럼에 아무리 좋은 강사가 붙는다 한들 본인 것이 될 리가 없다.독해는 매우 종합적인 영역이다. 언어 감도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독해는 절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안 읽었다면 지금부터 전 과목 공부라도 꼼꼼히 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교과서만큼 좋은 책이 어디에 있겠으며, 그 책을 쓰고 외우고 문제까지 푸는 것이 독해공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그 그릇에 영어도 넣고 중국어도 넣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파주 운정영어학원 키스톤영어 이정은 원장
문의 031-945-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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