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소설가 이전애 씨, 두 번째 시집 『아흔에도 언어의 불길이 타 오른다』 펴내

나이 듦이 아름답고, 생명이 유한하기에 감사하다

이난숙 리포터 2022-04-27 (수정 2022-05-27 오후 4:07:52)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이는 늙는 것이 슬프다고 하지만 그는 나이 듦이 아름답고 생명이 유한하기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더 성숙하고 관조하는 시선을 갖게 되고 또 삶이 유한하기에 더 열정적으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전애씨. 그는 아흔의 나이에도 진솔하고 자유로운 언어로 창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절박함이 매일 시어로 터져
이전애씨는 지난해 말 1집 시집  『아흔에도 언어의 계단을 오른다』에 이어 불과 3~4개월 만에 2번째 시집 『아흔에도 언어의 불길이 타 오른다』를 펴냈다. 시집 한권 내기가 기성 시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 아흔의 나이에 그의 창작력이 놀랍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문학을 한 이지만 본시 시를 썼던 것은 아니다.  
1933년 출생한 그는 전 월간 ‘사상계(思想界)’ 편집부 기자. 전 월간 ‘전망 (展望)‘ 국회출입기자로 활동했으며 YWCA 문맥회 2대 및 9대 회장역임. (사)한국소설가협회회원이자 (사)실버타임즈 편집부 기자 등을 지냈다. 소설가로서의 이력은 경기도문학상 소설 부문 우수상 수상 및 <당신 왜 그때>로 경기도 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에세이 <누군가 미워질 때 읽는 책>, 소설 <유리가루> <별빛이 그리워서> 등 다수를 펴낸 바 있다. “아람누리에서 시를 배우고 동호회 활동도 했지만 시집을 낸 계기는 절박함이라고 생각 한다”는 그는 직장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이 그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들이 시어로 터진 셈. 그의 말대로 표현하자면 “매일 매순간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언어들이 튀어 나온다”할 정도로 매일 밤 원고가 쌓인다.

나이를 떠나 순수하고 객관적인 자기표현으로 주목받아
자신을 어설픈 시인이라고 말하는 그는 어릴 적부터 책과 가까운 환경에서 자랐다. “무남독녀로 유복하게 자랐다”는 그는 당시 가정교사 덕분에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고 인천 배다리에 있는 서점을 드나들며 많은 책을 읽었다. 그렇게 문학적 소양을 쌓은 그는  문학지의 기자를 지냈고 다수의 소설과 에세이집을 펴냈다. 그 시대에 여성이 오랫동안 사회활동을 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그는 생각도 생활도 평범하지 않은 선구자적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몸이 쇠퇴할 뿐 생각이나 감정이 늙는 건 아니라고 생각 한다"는 그는 자식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스스로 실버타운에 입주해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는 중이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래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더욱 더 뜨겁게 마음 속 언어들이 터져 나오고 한 사람이라도 내 시에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시인 이전애. 메일 밤 통증에 시달리리다가도 종이와 펜을 놓지 않는 그는 지금도 포켓볼을 즐기는 멋진 여성이다. 그의 목표는 아직 시집에 담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을 담은 세 번째 시집을 내는 것, 그의 창작 열정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이전애


펜을 들었다
노트에 한숨이 쓸쓸함이
새겨져간다

한 새벽
홀로 깨어 책상 앞에 앉은 내 모습
썩 괜찮아보인다
이 시간
나이도 늙은 모습도
나는 모르겠다.

오로지
숨소리가 박자를 내며 건강하게 뛰고 있다는 이 찰나
기특하고 감사한 일이다

너가 그곳에 있다는 것
이쁜 친구가 있어
나의 안위를 아침마다
염려해준다는 것
자랑거리이지

지금 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너 품격 있는 목소리
방안을 따스하게
덥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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