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남북화합 시민봉사단체 ‘여원 자원봉사회’

“서로 돕고 나누며 사는 봉사의 가치, 남한에서 배우고 실천합니다”

태정은 리포터 2022-12-09

봉사활동은 봉사자와 수혜자 모두가 윈윈하는 가치 있는 활동이다. 오랫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봉사자들은 하나 같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자체에 존재의 의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도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를 함께 지탱해주는 봉사자가 있어 고맙기 그지없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접촉이 어려워지면서 고양 파주 지역의 봉사단 활동도 위축돼 왔다. 이에 일산 파주 내일신문에서는 코로나로 위축된 봉사활동의 재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지역사회에서 3년 이상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체를 찾아 소개한다.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새터민이 직접 만든 봉사단
여원 자원봉사회(회장 백춘숙)는 파주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한 새터민들과 파주시민들이 모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봉사단체다. 2013년에 설립돼 올해로 10년차인 여원 자원봉사회는 꾸준하고 탄탄한 활동으로 남북하나재단으로부터 매년 착한봉사단 인증을 받아왔다. 새터민이 주축이 되어 소외계층을 돕는 봉사단을 설립한 경우는 여원 자원봉사회 백춘숙 회장이 유일하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봉사’라는 개념 없어
십년 전 파주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던 백 회장의 가게로 한 목사가 손님으로 방문했다. 그 목사의 한마디로 백춘숙 회장의 봉사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북한에서는 봉사라는 개념이 없어요. 각자 먹고 살기 바쁘고 모두 힘들기 때문에 이웃을 돌본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봉사가 무엇인지 잘 몰랐던 백 회장에게 박영순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주변에 사는 노인들에게 여름에는 전을 부쳐주고 명절 때는 가래떡을 나눠 주시지요? 그게 바로 봉사입니다.”

남한에서 봉사 배우고 내 이웃들에게 실천
‘남한에 정착할 길이 먼데 과연 봉사가 가능할까.’ 박 목사의 제안에 반신반의하던 백춘숙 회장은 박 목사의 전폭적인 지지로 봉사단을 시작했다. 이때 ‘여원’이라는 단체명을 얻고 봉사단 정관도 작성했다고 한다. 김장이나 음식 봉사에 주력하던 봉사단 초기에는 여성 회원들이 전부라 ‘여성들의 화원’이라는 뜻으로 ‘여원(女園)’이라 지었다고 한다. 여원 자원봉사회는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성스런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 점차 남성 봉사자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여원 자원봉사회는 동네에 새로 주민이 이사 오면 이삿짐 정리나 집안 청소, 필요한 물품을 챙겨 주는 일도 하고 있다.  

정성 담긴 음식 장만해 이웃과 나누고 연합봉사에도 참여해
파주시 새꽃마을 3단지에 둥지를 튼 여원 자원봉사회는 연례행사로 다섯 번의 큰 행사가 있다. 설 명절에는 떡국을 만들어 나눠먹고, 어버이날에는 북한음식을 차려 어르신들을 대접한다. 여름 복날에는 삼계탕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눠먹고 추석 명절에는 송편과 북한음식을 차린다. 겨울에는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이외에도 수시로 새터민 가정과 독거노인, 장애인 시설 등을 방문해 생필품과 반찬 등을 후원한다. 또 파주시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하는 연합봉사와 남북하나재단이 주최하는 착한봉사단 연합봉사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봉사하는 모습 보며 동네 주민들 찾아와
현재 여원 자원봉사회 회원은 102명으로 새터민 회원 72명과 파주시민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북 출신 가리지 않고 주변의 어려운 주민들을 도우며 입소문이 나서 봉사단이 크게 성장했다. 봉사자 중에는 어린 학생들도 있고 젊은 직장인들도 있으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있다. 백 회장은 “행사가 있는 날 천막 치고 봉사하고 있으면 그걸 보고 찾아와서 가입하고 싶다는 이웃들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6일에는 나눔 동행의 후원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김장 재료비를 마련해 김장을 한 후 100세대에 김장을 나눠주었다. 

멸치 미역 작은 봉투 등 도움의 손길 이어져
지난 10년간 파주에서 봉사하면서 지역단체들의 도움도 컸다고 한다. 행사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는 파주 푸드뱅크, 봉사하면서 힘들 때마다 고민을 들어주는 파주시자원봉사센터, 새터민 한부모 가정을 묵묵히 지원해주는 등대글로벌스쿨 등에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외에도 익명으로 후원해주는 동네 주민들의 따스함을 잊지 않았다. 그는 “멸치나 미역, 후원금이 담긴 작은 봉투를 전하며 어르신들 반찬 나눔할 때 보태달라는 주민들이 있어서 더욱 힘이 된다”고 말했다. 허리가 아파서 가만히 누워만 있으라는 한의사의 조언에도 백춘숙 회장이 봉사단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참여 문의 031-8071-3884(여원 자원봉사회), 031-941-8212(파주시자원봉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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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백춘숙 회장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정착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그들을 돕고 그들이 내 이웃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게 참 의미있는 일입니다. 또 이 단체를 통해서 주민간 소통을 하고 만남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 보람이 됩니다. 여원 자원봉사회가 만남의 통로가 된 것이죠. 주민들끼리 친구가 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장영숙 감사

저는 초창기부터 여원 봉사활동에 참여한 회원입니다. 처음에는 봉사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백 회장님이 봉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자주 얘기해주어서 깨닫게 됐습니다. 내가 주위분들에게 받은 것처럼 저도 사람들에게 베풀게 되었습니다. 여원 자원봉사회를 통해 많이 다니고 보고 느끼면서 봉사에 대해 배우고 스스로 베푼다는 자부심도 가지게 됐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힐링이 되고 힘 닿는 데까지 사랑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허연옥 회원

자원봉사는 참 좋은 일이라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우연히 행사장을 지나가다가 동네 주민들끼리 이야기 나누면서 여원 자원봉사회를 알게 됐어요. 김장 봉사 등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고 흐뭇해집니다. 내가 젊었으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원 자원봉사회 덕분에 동네가 화합이 잘 되고 서로 음식들을 나눠 먹고 재미있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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