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바게트가 단 하나 남았는데 앞 손님이 먼저 사기로 했습니다.”
안산과 시흥 사이에 있는 도일시장 안에 있는 맘(MAM)베이커리는 오늘도 빵이 부족한 상황.
리포터가 세 번째 방문으로 획득한 오늘 마지막 바게트이지만, 서울에서 왔다는 손님에게 바케트를 양보하기로 했다. 사실 처음 맛본 이곳 크루와상에 반해 바게트는 다음에 사도 전혀 섭섭치 않았다. 맘 베이커리의 안주인 아마릴리스(프랑스인, 한국나이 43세)의 친정아버지가 직접 내려준 진하면서도 쓰지 않은 커피에 곁들인 크루와상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데 감칠맛이 정말 풍부했다.
아마의 남편이자 맘 베이커리의 주인장인 박문영 대표는 “프랑스인들에게는 주식인 빵이다. 이곳에서는 방식도 그대로 재료도 똑같이 쓰는데, 방부처리를 하지 않은 밀가루와 에린비에트 그리고 엥커 버터만을 쓴다”고 전했다.
색소도 자연에서 얻는데 주로 백년초와 마차가루 그리고 아로니아를 이용한단다. 자연의 색을 이용한 마카롱과 머랭은 빛도 곱고 맛도 적당해 아이들을 위한 간식으로 그만이겠다.
프랑스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에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곳의 빵은 색다른 맛이 있다. 우선 달지 않고 부드럽지 않고 자칫 ‘맛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맛이 담백하다.
박 대표는 빵을 파는 내내 고객들에게 유통기한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쉽게 설명한다.
크루와상은 가운데를 살짝 열고 꿀을 곁들일 것, ‘치아바타’는 짜고 씁쓸하지만 용도가 샌드위치이기 때문에 야채와 치즈를 곁들이기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 방부제가 전혀 없으니 3일내에 모두 먹을 것, 빵도 숨을 쉬어야 하니 빵 끈을 지금은 묶으면 안 된다는 등 맛을 즐기게 하려는 맘을 느낄 수 있다.
팥빵은 이곳의 빵 중 리포터가 실망한 맛이었는데 유난히 부드럽고 달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방식을 따르지 않는 유일한 팥빵! 이유는 도일시장 주변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 때문이란다.
“저희 빵은 대부분 딱딱하고 버터가 굳으면 더 단단해 집니다. 어르신들은 먹기도 어렵고 또 싫어하시죠. 아내는 어르신들을 위해 팥빵만은 한국식으로 달고 부드럽게 만들자고 했어요.”
안주인 아마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인을 좋아하고 오히려 남편보다 한국을 더 좋아한다는 아마는 이웃에 사는 모든 한국아줌마들과 친하게 지내기로 유명하다.
작은 공간이지만 참으로 풍요로운 맘 베이커리. 이들 부부와 프랑스인 장인과 장모가 넓은 공간에서 이웃들에게 빵을 만드는 일을 알려주고 싶다는 계획이라니 앞치마 들고 먼저 줄을 서고 싶은 마음이다. 건강한 빵맛이 어떤 것인지 배우고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위치: 경기도 시흥시 도일로 100-4
문의: 031-495-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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