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말하는 안산교육의 힘, 안산혁신교육지구

안산 도시 활력과 교육


지역내일 2020-09-24

흔히 안산을 ‘1000년 고장’이라고 말합니다. 시기마다 많은 부침은 있었지만, 다시 안산지명을 되찾은 것은 1000년의 자부심이었습니다. 1980년대 공단이 들어서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이주하면서 급격한 도시화를 이루었습니다. 1980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화호 방류를 포함한 환경오염,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끔찍한 사건와 사고, 세월호의 아픔을 안은 도시입니다. 많은 아픔을 딛고 전국 최고의 녹지율을 지닌 환경 도시, 다양한 나라에서 이주하여 정착한 다문화 도시, 시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도시가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살맛 나는 고장이 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활력을 높혀야 합니다. 도시의 활력은 도시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감’라고 봅니다. 행복은 자기가 꾸려 가는 삶의 만족과 더불어, 함께 몸을 부딪끼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정감’이라 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동경하는 나라는 북유럽 나라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덴마크는 부유하며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입니다. 원래 덴마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19세기 독일과의 전쟁에 패하여 막대한 배상금과 따뜻한 곡창지대를 잃었습니다. 많은 국민이 시련을 겪고 있을 때, 지식습득과 암기교육에서 ‘삶을 위한 교육’으로 바꾸었고, 새로운 기술습득과 힘을 모으기 위해서 사회교육에 힘을 쏟았습니다. 천박한 자연환경을 딛고 세계 최고의 낙농 국가와 어려운 나라를 돕는 국제원조가 많은 나라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나라, 독일의 세계적인 환경 도시 ‘프라이부르크’입니다. 1970년대 이 지역의 전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이 도시에서 20km 떨어진 곳에, 원자력발전소를 세울 계획이었습니다. 시민들은 일제히 반대하였고, 오랜 싸움 끝에 건립취소를 이루어 내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시민들은 대화와 논쟁을 통하여 도시를 환경 도시로 바꾸어 내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교육, 인도와 자전거 친화 도시, 열효율이 높은 페시브 하우스, 태양에너지를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 태양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덴마크와 독일 도시의 공통점은 어려움을 딛고 시민참여와 꾸준히 교육을 통하여 나라와 도시의 활력을 높혔다는 점입니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교실은 조용합니다. 학교에는 학생이 있어야 활기를 띱니다. 벌써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은 하였지만, 아이들은 온라인 방송이나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9월 21일부터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여 교실에서 선생님과 수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전면적인 교실수업이 아니라 원격수업과 병행해야 하고 접촉이 많은 체육수업과 체험학습은 제한되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지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될 수 있어 안쓰럽기만 합니다. 지식교육은 자기 스스로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얻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배려, 삶에 대한 열정과 지혜는 친구와 선생님의 눈과 손길,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체험교육으로만 배울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우리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핸드폰과 TV 속에서 혐오, 차별,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배움에 대한 소외와 결식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와 교육은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시민참여와 시청과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리 안산의 아이들이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가꾸어갈 수 있는 힘과 어려움 속에서도 이웃의 정감을 아는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교육은 도시의 미래입니다.
안산혁신교육지구 정책연구회 회장 정성조(관산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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