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보도가 ‘교장 자살’ 불렀다”
경찰 “졸업 앞둔 친구들 장난” 잠정결론 … 인터넷·언론 거치며 왕따로 둔갑
지역내일
2004-03-08
(수정 2004-03-08 오전 9:34:42)
학교장의 자살까지 부른 ‘왕따 동영상’사건이 인터넷과 언론을 거치면서 과장·왜곡됐다는 경찰의 잠정 조사결과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22면
이 사건을 조사중인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8일 “이 사건 발생 뒤 해당 학교에서 지속적인 왕따가 있었는지 조사한 결과 졸업 앞둔 반 친구들의 장난스런 동영상이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졸업을 이틀 앞둔 2월 11일과 12일 이 반 학생들이 비디오카메라와 휴대폰으로 기념촬영을 하던 중 피해학생 ㅈ군이 찍지 않으려고 해 장난을 치면서 얼굴을 찍게 하려는 상황이었다”며 “다만 동영상을 찍으려고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ㅈ군을 짓궂게 괴롭힌 것은 사실이지만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그동안 지속적인 따돌림이나 폭행이 있었다는 흔적이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피해학생인 ㅈ군도 경찰조사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일부 언론에 의해 ‘왕따’로 둔갑한 동영상 파문의 결과는 참담했다.
열흘 뒤 파문이 확산되자 이 학교 교장 윤 모(60) 교장이 자살했다. 또 왕따를 놓은 장본인이 된 두 학생은 진학을 기피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고 피해 학생 ㅈ군도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경찰의 잠정결론은 ㅈ군의 같은 반 학생과 담임교사, 1차 조사를 담당했던 교육청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본지 취재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같은 반 학생이던 ㅇ군은 “그 일은 졸업을 기념해 촬영하던 중 벌어진 장난이었다. 촬영 뒤 ㅈ군과 함께 찍은 화면을 보며 웃기도 했고 ㅈ군과 가해학생이 된 ㅊ군이 PC방에 함께 가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발생당시 담임교사였던 엄 모씨도 “ㅈ군은 내성적인 편이어서 학기초부터 주의를 기울였다”며 “반 학생들에게 ㅈ군과 장난도 치면서 친하게 지내도록 한 적은 있어도 아이들이 ㅈ군을 따돌리거나 괴롭힌 적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의학적 분석에 따르면 왕따는 두 사람 이상이 집단을 이뤄 특정인을 소외시켜 반복적으로 따돌리거나 신체적·언어적으로 폭행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집단따돌림이 성립하려면 집단성, 반복성,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경찰 조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왕따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단과 반성’정도로 마무리될 일이 무책임한 인터넷 확산과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확대된 셈이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보강수사와 검찰 지휘를 거쳐 오는 25일쯤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창원=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이 사건을 조사중인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8일 “이 사건 발생 뒤 해당 학교에서 지속적인 왕따가 있었는지 조사한 결과 졸업 앞둔 반 친구들의 장난스런 동영상이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졸업을 이틀 앞둔 2월 11일과 12일 이 반 학생들이 비디오카메라와 휴대폰으로 기념촬영을 하던 중 피해학생 ㅈ군이 찍지 않으려고 해 장난을 치면서 얼굴을 찍게 하려는 상황이었다”며 “다만 동영상을 찍으려고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ㅈ군을 짓궂게 괴롭힌 것은 사실이지만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그동안 지속적인 따돌림이나 폭행이 있었다는 흔적이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피해학생인 ㅈ군도 경찰조사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일부 언론에 의해 ‘왕따’로 둔갑한 동영상 파문의 결과는 참담했다.
열흘 뒤 파문이 확산되자 이 학교 교장 윤 모(60) 교장이 자살했다. 또 왕따를 놓은 장본인이 된 두 학생은 진학을 기피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고 피해 학생 ㅈ군도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경찰의 잠정결론은 ㅈ군의 같은 반 학생과 담임교사, 1차 조사를 담당했던 교육청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본지 취재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같은 반 학생이던 ㅇ군은 “그 일은 졸업을 기념해 촬영하던 중 벌어진 장난이었다. 촬영 뒤 ㅈ군과 함께 찍은 화면을 보며 웃기도 했고 ㅈ군과 가해학생이 된 ㅊ군이 PC방에 함께 가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발생당시 담임교사였던 엄 모씨도 “ㅈ군은 내성적인 편이어서 학기초부터 주의를 기울였다”며 “반 학생들에게 ㅈ군과 장난도 치면서 친하게 지내도록 한 적은 있어도 아이들이 ㅈ군을 따돌리거나 괴롭힌 적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의학적 분석에 따르면 왕따는 두 사람 이상이 집단을 이뤄 특정인을 소외시켜 반복적으로 따돌리거나 신체적·언어적으로 폭행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집단따돌림이 성립하려면 집단성, 반복성, 지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경찰 조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왕따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단과 반성’정도로 마무리될 일이 무책임한 인터넷 확산과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확대된 셈이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보강수사와 검찰 지휘를 거쳐 오는 25일쯤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창원=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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