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총선개입 지나치다

영입 지원·장차관 징발·정책 지원 등 ‘전방위’

지역내일 2004-01-29 (수정 2004-01-29 오후 1:27:30)
노무현 대통령(사진)이 ‘지나친’ 총선 개입이 물의를 빚고 있다. 유력인사 영입지원, 장차관 징발 지원, 정부의 정책지원까지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이 불법선거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발끈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관련,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일환’이라고 말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야당이 ‘총선용 이벤트’라고 반발하고 있는 29일 대전의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은 그렇다고 쳐도, 장차관급 및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징발’,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 등 열린우리당 영입대상 인사에 대한 면담 지원은 ‘정상적인 국가운영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였던 지난 총선에도 총선에 내보낸 장관이 남궁 석, 강봉균 둘밖에 없었다”며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이겠다더니,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더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 언행 불일치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 정해주, 대통령 면담 직후 입당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영입을 지원한 대표적인 사례는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의 경우이다. 애초 무소속 잔류를 선언했던 정 총장은 노 대통령과 면담한 직후인 지난 19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정 총장이 한나라당 아성을 무너뜨릴 유력한 인물로 보고 일찍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말 노 대통령의 거제방문 시에도 정 총장을 헤드테이블에 ‘특별배려’ 한 바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영입경쟁에 뛰어들면서 정 총장이 머뭇거리자 열린우리당측은 곧바로 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해 입당을 성사시킨 것이다.
노 대통령은 현직 장차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열린우리당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초 윤덕홍 당시 교육부총리는 노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대구에서 여론이 좋다는데 출마할 생각이 없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의견을 묻는’ 형식이지만 ‘대통령의 권유’라는 무게를 생각하면 ‘징발 압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최근 검찰인사에서 본인의 구상대로 ‘대폭인사’를 실현하지 못한 것도 ‘무언의 출마압력’을 거부한 데 대한 ‘또 다른 압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 대통령은 장차관 출마와 관련, 틈날 때마다 “징발할 생각이 없다” “출마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출마설이 도는 장차관 상당수가 ‘본인의 의지는 아닌데’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은 노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권유’를 ‘징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정부부처, 총선용 공약 남발
최근 열린우리당에서는 정책의총 등 각종 회의에 해당부처의 장차관을 참석시킨다. 심지어는 중앙상임위에 부를 경우도 있다. 여기에서 ‘총선용 정책’들이 만들어진다.
27일 재경부 업무보고에서 나온 ‘신규채용인원 1인당 100만원 법인세 감면’ 등의 고용정책은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여당의 ‘당정협의회’를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항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정부의 최고 책임자라는 점에서는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노 대통령의 총선지원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열린우리당 ‘당원’ 신분이 아니라는 점. 그런 만큼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원’도 아닌 상태에서의 선거개입은 ‘선거법 위반 시비’를 불러일으킬 요소가 충분하다.
노 대통령은 “특검수사 결과 등 당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서 입당을 미룬다”고 했지만 ‘당에 누는 끼치고 싶지 않고, 도움될 것만 지원하겠다’는 ‘이중적 태도’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관계자들도 ‘할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당에 도움을 주려는 대통령의 뜻은 이해하지만, 차라리 빨리 입당해 좋은 일이건 굳은 일이건 같이 하는 게 더 좋겠다”고 말했다.




/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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