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과 함께하는 ''박철의 금융교실''] -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주자

지역내일 2004-02-11
금융교육은 ‘생활교육’이다. 그래서 거창하게 설교를 늘어놓기 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 자녀에게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실제 선진국에서는 기록하는 습관이 아이를 위한 금융교육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꼭 금융교육을 떠나서라도 무엇이건 간에 열심히 기록하는 습관은 자녀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귀중한 재산이 될 것이다. “기억 잘하는 천재보다 기록 잘하는 둔재가 더 낫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럼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도록 가르칠 것인가? 바로 ‘경제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축구를 한 뒤 수돗물로 씻고 돌아왔다. 돌아오다 생각해 보니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왔다. 이런 내용을 아이들에게 기록하도록 할 경우, 아이들은 꼭 동전이나 지폐가 아니라도 매일 매일의 생활 속에 경제원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절약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물론이다.
또 경제일기의 대상이‘물건’만은 아니다. 아이들이 하루에 낭비하지 않고 아낀‘시간’을 기록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대인들은 13세가 되면 자녀에게 시계를 선물로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성인이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아끼라는 뜻이다. 현대 사회에서 시간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다. 그만큼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어려서부터 배워야 할 덕목이다.
‘아이디어 일기’를 작성토록 하는 것도 있다. 구부러진 빨대, 라면, 볼펜 등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주고, 아이들이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불편과 이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를 자주 기록하다 보면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 꼭 필요한, 중요한 일기는‘신용일기’다. 요즘처럼 신용카드 하나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맘껏 먹을 수 있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는 것도 다 가능한 세상에서 아이들도 일찍부터 신용에 대한 개념을 깨우쳐야 한다.
아이들에게 신용은‘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다.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친구들과 혹은 부모님과 약속한 것들을 기록하고 이에 대해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등으로 약속이행 정도를 표시하도록 하면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신용에 대한 개념을 형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일기란 시간에 물음표를 달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경제일기도 그러하다. 경제일기를 쓰기 위해 하루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오늘 한 경제활동을 돌이켜보고 잘못되거나 잘된 일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러면서 생활 속에 숨어있는 경제원리를 찾아내고, 또 현명한 의사결정 능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일기를 생활화 하다 보면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정확한 판단력과 논리력까지 갖출 수 있다. 경제일기를 쓰기 위해 하루의 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는 일의 원인과 결과에 따라 생각하고 기록하면서 논리적인 사고력도 키우게 되는‘덤’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일기 쓰기가 아이에게 부담스러운 숙제가 되서는 곤란하다. 특별한‘꺼리’가 없는 날에는 쉬게 하는 것이 좋다.
대신 어린이 신문 등에 나오는 경제관련 기사를 스크랩 해보는 하는 것은 어떨까? 스크랩한 기사를 일기 한 쪽에 붙이고는 소감을 쓰게 하는 것이다. 경제개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신문을 읽는 방법까지 가르쳐줄 수 있다.
자녀들의 돈 관리 능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부모의 꾸준한 관심과 지도의 결과이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돈’이라는 흉기에 다치지 않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기록하는 습관을 키워주자.


/국민은행 연구소 금융교육 TF팀 박철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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