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지지했던 부산의 자영업자들

여론조사 결과에 당혹 … 표 분산되는 모습 보여

지역내일 2004-03-19 (수정 2004-03-21 오후 7:06:05)
부산 정연근 기자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부산지역의 자영업자들은 침묵하고 있다. 18일 부산에서 만난 이들 중에는 기사에 자기 이름이 나가면 안된다는 사람들이 압도적이다. 이름이 나갔다가 불이익을 당하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과 다른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적극적 지지자들이 많으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 5% 정도의 차이는 극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술집에서 이야기를 할 때도 크게 떠들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기세와 전파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적극적 지지자들이 사라졌다는 것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열린우리당 강세, 한나라당 폭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3월7일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 경남지역에서 한나라당(24.4%)은 열린우리당(35. 6%)에 뒤지고 있다. 지난 2월 22일 탄핵정국 전에 21.7%로 열린우리당 25.8%에 뒤진 데 이어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2월 7일 한나라당 27.9% 열린우리당 19.0%)

◆ 한나라당의 탄핵 잘못 지적도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탄핵에 대한 가치판단은 엇갈렸다. 다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탄핵이 될 만하다고 말했지만, “탄핵까지 가는 과정도 잘못되었고, 탄핵까지 갈 만한 사유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박민연. 40세. 여. 자영업)는 의견도 나왔다.
탄핵에 대한 책임도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대통령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한나라당이 국면타개를 위해 탄핵안을 선택한 것은 잘못된 것”(박모씨. 35세. 유통업)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50대의 전문경영인 윤모씨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두 배 이상의 지지율 격차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론이 보도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것은 지지율이 낮아도 1당이 될 가능성은 언제나 1위였던 한나라당이 이제 1당 가능성도 열린우리당에 뒤지는 현상을 설명한다. 7일 여론조사 결과 부산경남지역의 유권자들은 1당이 될 정당으로 ‘한나라당 25.3%, 열린우리당 49.3%’로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대폭락에는 전통적 지지자들이 기권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과 함께 이탈하는 조짐도 있어 주목된다. 언제나 한나라당만 찍었다는 58세의 박모씨(식당운영)는 “국정의 안정을 위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한다”고 말했다. 총선결과를 재신임으로 연계한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 열린우리당이 1/3을 못얻으면 정말 그만 두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국가의 안정을 원하는 보수층의 논리로 보면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도 있다.
한 표는 한나라당 한 표는 열린우리당으로 나누어 찍겠다(35세 박모씨), 인물을 보고 찍겠다(박민연)는 반응도 있었다.

◆ 막다른 골목에서 역 역풍 배제못해
지지자들의 동요는 그대로 후보들에게도 발견된다. 재선에 도전하는 부산의 한 현역의원은 “지금 투표하면 안된다”는 말로 지지도 역전을 체감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 후보 진영이 자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탄핵안 가결이 있기 전인 한달 전에는 열린우리당 후보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지지율 격차로 앞서 나갔는데 이틀 전 여론조사 결과에선 오차 범위를 벗어나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부산지역 언론이 비공개 여론조사한 결과도 부산의 정가와 언론계엔 상당히 퍼져있는데,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몇 개 지역을 제외하고는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에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와있다.
한나라당의 지지자들과 후보들은 “지역에서 후보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한계가 있고, 중앙당이 잘해줘야 하는데…(잘 안되고 있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한 후보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토론회를 방송사가 중계를 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탄핵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수 있는 장으로 기대했지만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는 정국을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곤혹스러움이다.
그러나 선거가 28일 남은 시점에서 이것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또 모른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진로가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정국을 기획했고 여기에 방송이 부응하고 있다는 의심’이 이들을 또한 뭉치게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92년 대통령 선거 막판 지역감정을 자극한 초원복국집 사건처럼 명백히 잘못된 일도 지지후보가 위기에 빠지면 안된다는 반응을 낳아 지지자들이 응집했던 것처럼.

주. 이번 기사를 위해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자 7명과 후보 2명 취재을 직접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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