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지향의 이념대결에서 가치중심의 정책대결로
생활정치 강조 - 포퓰리즘 우려 … 진보·보수 논리 - 생활의 참모습 못담아
지역내일
2004-05-09
(수정 2004-05-10 오후 2:01:38)
이념적 분화와 생활정치시대의 도래라는 두 가지 도전에 맞서 한국정치에 질문을 던진다. 어느 한 가지만을 선택할 것인가. 이념의 시대가 지나간다고 해서 과연 생활정치라는 틀로 모든 것을 규정할 수 있는가, 또는 계속 진보·보수 라의 틀을 고수해야 하는가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함정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포퓰리즘과 기회주의의 유혹이다.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원칙없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이미 좌나 우, 진보나 보수는 그 자체로는 우리 삶의 참모습 그대로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 어떤 정치학자는 “두 논리의 절대화는 모두 반생명적일 수 있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결국 두 경우에 모두 손사래를 친다면 정답은 두 가지 모두 선택하되 한국 정치 상황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생활정치 시대에 맞는 이념적 분화를 해내야 한다는 ‘한국형 정치’의 필요성이 나온다. 한나라당 박세일 당선자는 “이념적 분화를 꼭 기존의 잣대로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창조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구적 보수는 전통과 가치를 중시하고 서구적 진보는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드는 경향이 있었지만 한국의 상황에 적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가 지켜야할 전통과 가치를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한데다, 있다 하더라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진보의 경우, 자신의 주장들을 실현시켜볼 기회를 갖지 못해 감상적 진보.구호적 진보에 머물고 말았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과거의 기준에 함몰되기 보다는 지금 우리 사회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각각 연구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제시하는 이른바 진보와 보수를 넘은 중도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생활정치시대와도 일맥 상통한다. 각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제시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정책으로 경쟁할 때 국민들은 그것을 이념 논쟁이 아닌 자신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생활정치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전제조건은 지금까지의 권력투쟁의 정치를 벗어나 가치경쟁의 정치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정치권의 정체성 논란이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예전의 진보와 보수라는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 탓도 있지만 국민들이 지긋지긋해 하는 권력적 정치의 속성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의 정체성 논란의 시작은 다분히 정략적이라고 할 만하다. 논란을 지핀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한나라당이 민노당과 이념 논쟁을 벌이면 열린우리당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살 길은 지금부터 우리가 먼저 정당의 이념 논쟁을 벌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적대감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한국정치의 후진성은 인물중심 권력중심의 정치에서 왔고, 한국 정치의 지역성은 정책의 부족에서 왔음을 되새겨볼만 하다.
한편, 정치틀과 관련해 지금 한국 정치권이 당연한 것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원내정당화의 방향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한국적 정치상황에선 아직 정당조직을 통한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 고질병인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한나라당은 호남권의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원외조직이 필요하고, 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뚫지 못한 대구경북의 원외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박세일 당선자는 “결국엔 철저한 원내정당화를 이룸과 동시에 자발적 지지자 모임을 주축으로한 원외조직이라는 이원화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두 가지 경우 모두 함정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포퓰리즘과 기회주의의 유혹이다.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원칙없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이미 좌나 우, 진보나 보수는 그 자체로는 우리 삶의 참모습 그대로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 어떤 정치학자는 “두 논리의 절대화는 모두 반생명적일 수 있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결국 두 경우에 모두 손사래를 친다면 정답은 두 가지 모두 선택하되 한국 정치 상황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생활정치 시대에 맞는 이념적 분화를 해내야 한다는 ‘한국형 정치’의 필요성이 나온다. 한나라당 박세일 당선자는 “이념적 분화를 꼭 기존의 잣대로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창조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구적 보수는 전통과 가치를 중시하고 서구적 진보는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드는 경향이 있었지만 한국의 상황에 적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가 지켜야할 전통과 가치를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한데다, 있다 하더라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진보의 경우, 자신의 주장들을 실현시켜볼 기회를 갖지 못해 감상적 진보.구호적 진보에 머물고 말았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과거의 기준에 함몰되기 보다는 지금 우리 사회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각각 연구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제시하는 이른바 진보와 보수를 넘은 중도의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생활정치시대와도 일맥 상통한다. 각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제시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정책으로 경쟁할 때 국민들은 그것을 이념 논쟁이 아닌 자신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생활정치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전제조건은 지금까지의 권력투쟁의 정치를 벗어나 가치경쟁의 정치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정치권의 정체성 논란이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예전의 진보와 보수라는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 탓도 있지만 국민들이 지긋지긋해 하는 권력적 정치의 속성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의 정체성 논란의 시작은 다분히 정략적이라고 할 만하다. 논란을 지핀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한나라당이 민노당과 이념 논쟁을 벌이면 열린우리당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살 길은 지금부터 우리가 먼저 정당의 이념 논쟁을 벌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적대감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한국정치의 후진성은 인물중심 권력중심의 정치에서 왔고, 한국 정치의 지역성은 정책의 부족에서 왔음을 되새겨볼만 하다.
한편, 정치틀과 관련해 지금 한국 정치권이 당연한 것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원내정당화의 방향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한국적 정치상황에선 아직 정당조직을 통한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 고질병인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한나라당은 호남권의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원외조직이 필요하고, 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뚫지 못한 대구경북의 원외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박세일 당선자는 “결국엔 철저한 원내정당화를 이룸과 동시에 자발적 지지자 모임을 주축으로한 원외조직이라는 이원화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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