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채권 발행액·가격 급감 … 불안감 가중
달러약세 이용, 국가간 거래 일삼는 ‘캐리 트레이드’도 청산될 전망
지역내일
2004-05-13
(수정 2004-05-13 오후 1:21:46)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시기와 속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사이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미국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급등(채권값 급락)하고 있으며 신흥시장(이머징 마켓) 채권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10일 비즈니스위크는 ‘세계 증시 혼란 다음 폭탄은 채권’이라는 경고 신호를 잇따라 내보냈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산손실 위험과 함께 지난 94년 1년 사이 8번 연속 상승에 따른 대혼란 재연 불안감으로 채권 투매 현상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차례 지표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시장에 대혼란을 야기, 경제회복세에 큰 타격을 주고 많은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나온 외신과 국내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채권 시장의 불안감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미 채권 발행 18개월사이 최저 = 미국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발행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발행비용 증가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5주 연속 100억 달러 미만의 주간 발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계는 올해 금리가 높아지면서 채권 발행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급격히 줄어드는 속도에 놀라고 있다.
지난달에는 겨우 317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팔려 3월 911억 달러에 비해 큰 위축세를 기록했다. 금리인상이 기업들로 하여금 채권 발행부담감을 느끼게 하는 까닭이다. 경기 회복 신호와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국제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미국 금리가 중립적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3%P는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연준리(FRB) 인상에 확신을 가지면서 10년만기 채권 수익률은 4월 한달동안 3.9%에서 4.5%로 치솟았다. 지난주 예상외의 견조한 고용지표로 금리인상이 임박했다고 투자자들이 확신을 가지고 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금리는 또 높아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업체와 금융사들이 당장 고통을 겪고 있다. 높은 금리는 조달비용을 늘리면서 자동차 수요와 대출상품 수요를 떨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같은 날짜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채권투자, 1994년의 그림자 짙어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 연준리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채권값은 급락했고 연금 펀드와 금융사의 대규모 자산 손실을 촉발했다. 채권시장 악화로 적자 재정에서 발생하는 미국 국가 채무를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 해외 한국채 가산금리도 크게 상승 = 해외 악재가 속출하면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각종 외화 표시 채권에 대한 가산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 확충 또는 만기 상환용으로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서려던 국내 기관의 외화 채권 발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최근 산업은행 발행 산업금융채를 비롯, 수출입금융채 시중은행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도 0.20%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금리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분석이 있으나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 캐리 트레이드, 약 940조원 규모 =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리서치센터장)은 11일 미국에서 조기 금리 인상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투자 자금의 회수로 채권시장발 금융시장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임송학 이사는 “현재 미국에서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약 8천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조달 금리 부담과 보유 채권의 평가손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리 트레이드는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단기 자금을 조달해 미국의 장기 채권이나 금·구리 등 국제 상품, 신흥국가의 증시 등에 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는 “최근 신흥시장과 국제 상품시장에서도 투기성 짙은 캐리 트레이드 자금회수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하고 “최근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서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 같은 투기 자금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 이사는 그러나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유통시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 미 채권의 발행규모 위축이 캐리 트레이드 증거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금리인상 직접 여파는 분석 다양 = 한편 6월로 예상되는 금리인상 후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굿모닝신한증권 조중재 연구원은 12일 “연방은행 금리인상 시사는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인플레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재정·금융 확장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재화·서비스 가격 상승분 중 경기회복에 부담되는 요소에 대해 일정부분 되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반면 제투증권 김승한 연구원은 “금리인상 그 자체보다는 연말까지 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상 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김 연구원은 “일본 경제가 미국보다 회복세가 견조하고 엔-달러·원-달러 동조현상이 유지될 경우 의외로 달러강세가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지난달 29일과 이달 10일 비즈니스위크는 ‘세계 증시 혼란 다음 폭탄은 채권’이라는 경고 신호를 잇따라 내보냈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산손실 위험과 함께 지난 94년 1년 사이 8번 연속 상승에 따른 대혼란 재연 불안감으로 채권 투매 현상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차례 지표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시장에 대혼란을 야기, 경제회복세에 큰 타격을 주고 많은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나온 외신과 국내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채권 시장의 불안감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미 채권 발행 18개월사이 최저 = 미국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발행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발행비용 증가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5주 연속 100억 달러 미만의 주간 발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계는 올해 금리가 높아지면서 채권 발행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급격히 줄어드는 속도에 놀라고 있다.
지난달에는 겨우 317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팔려 3월 911억 달러에 비해 큰 위축세를 기록했다. 금리인상이 기업들로 하여금 채권 발행부담감을 느끼게 하는 까닭이다. 경기 회복 신호와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국제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미국 금리가 중립적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3%P는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연준리(FRB) 인상에 확신을 가지면서 10년만기 채권 수익률은 4월 한달동안 3.9%에서 4.5%로 치솟았다. 지난주 예상외의 견조한 고용지표로 금리인상이 임박했다고 투자자들이 확신을 가지고 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금리는 또 높아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업체와 금융사들이 당장 고통을 겪고 있다. 높은 금리는 조달비용을 늘리면서 자동차 수요와 대출상품 수요를 떨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같은 날짜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채권투자, 1994년의 그림자 짙어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 연준리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채권값은 급락했고 연금 펀드와 금융사의 대규모 자산 손실을 촉발했다. 채권시장 악화로 적자 재정에서 발생하는 미국 국가 채무를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 해외 한국채 가산금리도 크게 상승 = 해외 악재가 속출하면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각종 외화 표시 채권에 대한 가산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 확충 또는 만기 상환용으로 해외 채권 발행에 나서려던 국내 기관의 외화 채권 발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최근 산업은행 발행 산업금융채를 비롯, 수출입금융채 시중은행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도 0.20%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금리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분석이 있으나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 캐리 트레이드, 약 940조원 규모 =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리서치센터장)은 11일 미국에서 조기 금리 인상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투자 자금의 회수로 채권시장발 금융시장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임송학 이사는 “현재 미국에서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약 8천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조달 금리 부담과 보유 채권의 평가손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리 트레이드는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단기 자금을 조달해 미국의 장기 채권이나 금·구리 등 국제 상품, 신흥국가의 증시 등에 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는 “최근 신흥시장과 국제 상품시장에서도 투기성 짙은 캐리 트레이드 자금회수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하고 “최근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서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 같은 투기 자금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 이사는 그러나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유통시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 미 채권의 발행규모 위축이 캐리 트레이드 증거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금리인상 직접 여파는 분석 다양 = 한편 6월로 예상되는 금리인상 후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굿모닝신한증권 조중재 연구원은 12일 “연방은행 금리인상 시사는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인플레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재정·금융 확장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재화·서비스 가격 상승분 중 경기회복에 부담되는 요소에 대해 일정부분 되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반면 제투증권 김승한 연구원은 “금리인상 그 자체보다는 연말까지 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상 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김 연구원은 “일본 경제가 미국보다 회복세가 견조하고 엔-달러·원-달러 동조현상이 유지될 경우 의외로 달러강세가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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