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배워야 남북통일 기여할 수 있지요

이민 4세 … 세계 8대 우수민족학교 설립

지역내일 2004-04-07 (수정 2004-04-07 오후 2:28:16)
지난달 30일 민주평통 해외회장단회의장에서 만난 엄넬리 교장(여.64)은 외모로 보나 유창한 우리말 실력으로 보나 엄넬리 교장(여·64)은 엄연한 한민족 재외동포다. 하지만 그는 52세가 될 때까지 한국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 아이들 교육 때문에 한민족학교를 세우고자 했지만 저 또한 한국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말을 배워야 남북한과 함께 통일을 얘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 교장의 증조할아버지는 강원도 영월이 고향으로 6세때 러시아지역으로 이주했다. 이민 4세대인 그가 태어난 곳은 우즈베키스탄이지만 엄 교장은 “제 고향은 강원도 영월”이라고 소개한다.
엄 교장은 한국말을 배우고 가르쳐야겠다는 순수한 일념으로 92년 한민족학교 설립을 추진한다. 당시는 구소련 사회주의체제가 급격히 붕괴되던 시기로 구소련 내 소수민족의 민족학교 설립이 붐을 이루던 시기였지만 학교가 자리잡을 때까지 어려움은 적지 않았다.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학교 설립했다고 데모도 많이 했습니다. 머리와 눈 색깔이 꺼먼 교장선생과 교사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냐고 했지요. 3년 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 많이 울기도 하고요.”
모스크바시 교육청의 정식인가를 받아 92년 학교가 세워진 이후 엄 교장의 노력과 열정으로 학교는 급성장했다. 학교설립 3년 후에는 유네스코 선정 세계 8대 우수민족학교에 꼽혔다. 모스크바 1086한민족학교에는 전체학생 800여명 가운데 고려인 학생이 절반인 400여명, 한국국적 학생이 80명이고 나머지는 52개 민족이 고루 섞여 있다. 해마다 100%에 가까운 대학진학율을 보이고 있어 입학 경쟁률은 지난해 13:1에 달했다.
모스크바사범대학 졸업 후 58년 유치원교원으로 시작, 75년 교장선생님된 그는 레닌훈장을 받는 등 러시아 최고 교원의 하나로 꼽혔다. 성공적인 교원생활에 이어 이제는 한민족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엄 교장이지만 민주평통 구주동부·중앙아시아 협의회장으로서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체코 등 광활한 지역을 맡고 있는 협의회장인 만큼 지역적으로 활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민족학교 등 교육사업을 통해 남북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다 늙은 제게 통일은 꿈일 뿐이지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할 생각입니다. 일단 우리말부터 제대로 가르쳐 아이들이 남북을 마음껏 다니며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죠.”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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