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제2증시 설립 개설 임박>‘차스닥’시장 내년 상반기 개설 가능성 높아
개방 가속화, 자본시장·산업 활성화 … 12월중 관련법규 발표
지역내일
2000-12-20
(수정 2000-12-21 오후 2:54:11)
중국에 하이테크 중심의 중소 기업을 겨냥한 제2증시 개설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13일 량딩방 증권감독위원회(이하 '증감회') 수석 고문은 "제2증시 설립 조례를 제정하여 국무원
으로 발송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최근 중앙 텔레비전 방송(CCTV)의 '경제
30분' 프로그램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12월중에 8개의 제2증시 관련 법규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
다.
그간 중국과 홍콩의 금융계에서는 주 총리가 연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무역기구 (WTO)
가입과 국내 벤처기업들의 홍콩 제2증시(GEM) 상장비용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선전에 '차스닥’
시장을 개설하도록 증권감독위원회(증감위)에 요구했다는 소문이 꼬리를 이어왔다. 사실 연내 설
립은 이미 물 건너갔고, 지금은 내년 상반기 설립 설이 지배적이다.
중국에 제2증시가 개설되면 이는 1990년과 1991년 상해와 선전에 제1증시(main board)가 설립된
지 10년만의 일로, 앞으로 중국의 자본시장과 산업구조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2판 증권거래소'(second board) 혹은 '창업판'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중국의 제2증시는 어떤 배경
에서 추진되고 있는지, 또 그 파장과 의미는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주룽지와 홍콩 노하우의 결합
중국에서 제2증시가 준비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초로 추적할 수 있다. 최근 량딩방 증감회 수석고
문이 '남풍창'과 가진 인터뷰에서, 1998년 3월 총리직에 오른 주룽지가 당시 홍콩의 증감회 주석
을 맡고 있던 그에게 대륙으로 올 것을 요청했고, 이듬해 1월부터
고문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수석 고문직을 맡은 그가 증감회 주석에게 증권사에 대한 감독과 제
2증시 설립 방안을 제안했고, 제2증시 설립은 주룽지 총리의 동의 하에 적극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주룽지 총리의 제2증시에 대한 인식은 그가 중국의 WTO 가입 문제로 1999년 4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나스닥에 들러 "과학기술과 금융의 유대, 운과 성공의 요람"이라고 서명한 방문록에 잘 나타난
다.
하이테크를 추구하되 연구와 개발비 등 자금이 달리는 중소형 기업, 특히 민영기업에 대해서는 금융
지원의 길을 터주고, 리스크를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투자자에게는 부를 가져다 주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중국판 나스닥 '차스닥'이라는 발상이다.
개방의 산물
"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것이 국책으로 채택되어 있는 중국에 서 하이테크를 지향
하는 중소기업의 발전에 숨통을 터 주게 될 제2증시를 설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
다. 그러나 중국의 중소형 기업, 특히 민영기업은 체제적 요인으로 인해 성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제1증시에 상장하기에는 너무나 까다로운 조건들이 중소형 기업과 민영기업의 발전을 가로 막아 왔
다. 자금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중소형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 등 고비용을 들여 홍콩
의 증시에 상장할 수 있지만, 그것마저 하늘에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제2 증시 설립은 이런 체제적
장애를 없애주는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WTO 가입이라는 타임 스케줄 역시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제2증시 설립을 서두르도록
만든 큰 압박 요인으로 되고 있다. 중국이 연내에 WTO에 가입하게 되면 '서비스 무역 총협정'에
따라 중국은 점차적으로 보험업, 은행업, 증권업, 기금관리, 증권투자신탁업, 증권투자 자문업 부
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중미간에 타결된 중국의 WTO 가입안에 따르면 △외국의 금융회사는 펀드 관리 회사의 33%
의 주식을 가질 수 있고 △3년 후에는 49%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외국의 증권사들은 합자 증권
회사의 3%의 주식을 가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향후 WTO 가입으로 중국
증권업이 받을 충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 방안대로 중국의 자본 시장이 개방된다면, A, B 종주를 구분하여 외국자본은 B종주에 대해서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주식시장의 규정은 별로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
'자격을 갖춘 금융투자 기구'(QFII)가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A종주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량딩방 수석 고문이 최근 중앙텔레비전에서 "QFII 제도가 실시된다면, 향후 1년 정도 지
나면 B종주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이다.
제2증시 설립과 의미
설립될 제2 증시가 미칠 파장은 다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민영기업의 신속한
발전이 예상된다. 지난 7월 량딩방 증감회 수석고문은 한 회의에서 "장차 설립될 제2 증시는 민영
하이테크 기업에 대해 차별없이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999년 3월 '사영기업은 사회주의
공유경제의 보충'이라는 헌법 규정을 '사영기업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개정한 헌법 수정의 정신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처이다.
제2증시 설립은 상해와 선전의 제1증시의 규범화와 개방화도 촉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종주와 B종주의 구별이 없는 제2증시와 이를 구분하고 있는 제1증시가 병존함으로써 자금 흡인력
과 흐름 등의 면에서 제1증시의 불합리성이 더욱 노출되고 제1증시의 변화도 촉진될 것이기 떄문
이다.
최근 리이닝 전인대 재경위 부주임은 중국의 증권법 수정 문제를 제기하면서 "WTO 가입이 임박
함에 따라 A종주에 대한 대외개방 시간표를 만들어야 하며, A, B종주의 통합 문제도 연구해 나가
야 한다"라고 지적한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상해와 선전으로 나뉘어져 있는 제1증시의 통합 문제도 루머로 나돌고 있다. 소위 '상해 제1증
시, 선전 제2증시' 설립 방안이 그것인데, 이와 관련 최근 선전시 상무 부시장 리더청은 "앞으로
설립될 창업판과 제1증시는 5-10년 정도는 병존할 것이고, 창업판이 성숙된 후 비로소 중앙 정부
가 상해와 선전의 제1증시를 통합할 것"이라고 밝혀 제1증시의 통합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루머의 진위를 가릴 수는 없지만, 상해와 선전의 증권거래소에 거래되고 있는 총 주가가 5,250
억 달러임을 고려해 본다면, 머지 않아 중국의 한 도시에서 홍콩과 동경에 이은 거대한 자본시장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북경통신원 장영석 yschang@public3.bta.net.cn
13일 량딩방 증권감독위원회(이하 '증감회') 수석 고문은 "제2증시 설립 조례를 제정하여 국무원
으로 발송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최근 중앙 텔레비전 방송(CCTV)의 '경제
30분' 프로그램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12월중에 8개의 제2증시 관련 법규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
다.
그간 중국과 홍콩의 금융계에서는 주 총리가 연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무역기구 (WTO)
가입과 국내 벤처기업들의 홍콩 제2증시(GEM) 상장비용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선전에 '차스닥’
시장을 개설하도록 증권감독위원회(증감위)에 요구했다는 소문이 꼬리를 이어왔다. 사실 연내 설
립은 이미 물 건너갔고, 지금은 내년 상반기 설립 설이 지배적이다.
중국에 제2증시가 개설되면 이는 1990년과 1991년 상해와 선전에 제1증시(main board)가 설립된
지 10년만의 일로, 앞으로 중국의 자본시장과 산업구조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2판 증권거래소'(second board) 혹은 '창업판'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중국의 제2증시는 어떤 배경
에서 추진되고 있는지, 또 그 파장과 의미는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주룽지와 홍콩 노하우의 결합
중국에서 제2증시가 준비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초로 추적할 수 있다. 최근 량딩방 증감회 수석고
문이 '남풍창'과 가진 인터뷰에서, 1998년 3월 총리직에 오른 주룽지가 당시 홍콩의 증감회 주석
을 맡고 있던 그에게 대륙으로 올 것을 요청했고, 이듬해 1월부터
고문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수석 고문직을 맡은 그가 증감회 주석에게 증권사에 대한 감독과 제
2증시 설립 방안을 제안했고, 제2증시 설립은 주룽지 총리의 동의 하에 적극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주룽지 총리의 제2증시에 대한 인식은 그가 중국의 WTO 가입 문제로 1999년 4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나스닥에 들러 "과학기술과 금융의 유대, 운과 성공의 요람"이라고 서명한 방문록에 잘 나타난
다.
하이테크를 추구하되 연구와 개발비 등 자금이 달리는 중소형 기업, 특히 민영기업에 대해서는 금융
지원의 길을 터주고, 리스크를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투자자에게는 부를 가져다 주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중국판 나스닥 '차스닥'이라는 발상이다.
개방의 산물
"과학과 교육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것이 국책으로 채택되어 있는 중국에 서 하이테크를 지향
하는 중소기업의 발전에 숨통을 터 주게 될 제2증시를 설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
다. 그러나 중국의 중소형 기업, 특히 민영기업은 체제적 요인으로 인해 성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제1증시에 상장하기에는 너무나 까다로운 조건들이 중소형 기업과 민영기업의 발전을 가로 막아 왔
다. 자금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중소형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 등 고비용을 들여 홍콩
의 증시에 상장할 수 있지만, 그것마저 하늘에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제2 증시 설립은 이런 체제적
장애를 없애주는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WTO 가입이라는 타임 스케줄 역시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제2증시 설립을 서두르도록
만든 큰 압박 요인으로 되고 있다. 중국이 연내에 WTO에 가입하게 되면 '서비스 무역 총협정'에
따라 중국은 점차적으로 보험업, 은행업, 증권업, 기금관리, 증권투자신탁업, 증권투자 자문업 부
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중미간에 타결된 중국의 WTO 가입안에 따르면 △외국의 금융회사는 펀드 관리 회사의 33%
의 주식을 가질 수 있고 △3년 후에는 49%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외국의 증권사들은 합자 증권
회사의 3%의 주식을 가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향후 WTO 가입으로 중국
증권업이 받을 충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 방안대로 중국의 자본 시장이 개방된다면, A, B 종주를 구분하여 외국자본은 B종주에 대해서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주식시장의 규정은 별로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
'자격을 갖춘 금융투자 기구'(QFII)가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A종주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량딩방 수석 고문이 최근 중앙텔레비전에서 "QFII 제도가 실시된다면, 향후 1년 정도 지
나면 B종주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이다.
제2증시 설립과 의미
설립될 제2 증시가 미칠 파장은 다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민영기업의 신속한
발전이 예상된다. 지난 7월 량딩방 증감회 수석고문은 한 회의에서 "장차 설립될 제2 증시는 민영
하이테크 기업에 대해 차별없이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999년 3월 '사영기업은 사회주의
공유경제의 보충'이라는 헌법 규정을 '사영기업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개정한 헌법 수정의 정신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처이다.
제2증시 설립은 상해와 선전의 제1증시의 규범화와 개방화도 촉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종주와 B종주의 구별이 없는 제2증시와 이를 구분하고 있는 제1증시가 병존함으로써 자금 흡인력
과 흐름 등의 면에서 제1증시의 불합리성이 더욱 노출되고 제1증시의 변화도 촉진될 것이기 떄문
이다.
최근 리이닝 전인대 재경위 부주임은 중국의 증권법 수정 문제를 제기하면서 "WTO 가입이 임박
함에 따라 A종주에 대한 대외개방 시간표를 만들어야 하며, A, B종주의 통합 문제도 연구해 나가
야 한다"라고 지적한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상해와 선전으로 나뉘어져 있는 제1증시의 통합 문제도 루머로 나돌고 있다. 소위 '상해 제1증
시, 선전 제2증시' 설립 방안이 그것인데, 이와 관련 최근 선전시 상무 부시장 리더청은 "앞으로
설립될 창업판과 제1증시는 5-10년 정도는 병존할 것이고, 창업판이 성숙된 후 비로소 중앙 정부
가 상해와 선전의 제1증시를 통합할 것"이라고 밝혀 제1증시의 통합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루머의 진위를 가릴 수는 없지만, 상해와 선전의 증권거래소에 거래되고 있는 총 주가가 5,250
억 달러임을 고려해 본다면, 머지 않아 중국의 한 도시에서 홍콩과 동경에 이은 거대한 자본시장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북경통신원 장영석 yschang@public3.bta.ne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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