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서형 하나한방병원장

“환자에게 유리한 치료법 선택”

지역내일 2004-06-17 (수정 2004-06-17 오후 12:38:16)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에 따라 서양의학으로 잘 치료되는 질환이 있고 한방으로 더 잘 치료되는 질환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들로서는 알 수가 없으니 약국 한의원 병원을 전전하며 고통을 받습니다. 돈과 시간의 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나한방병원 최서형(51·사진 위) 원장은 한방과 서양 의학의 협진이라는 개념이 낯설던 92년에 국내에서 처음 협진병원을 세웠다.
최 원장은 연세대 의료진과 공동으로 환자에게 어떤 치료법이 맞는지 질병에 따라 분류하고, 각 질환에서 협진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질환별로 프로토콜(절차)을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협진이란 어떻게 적용될까.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방 또는 서양 의학만으로 치료하기도 하고, 두 치료법을 동시에 쓰기도 한다.
처음 협진병원을 세웠을 때 의사와 한의사 모두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복지부도 문제를 삼았다. 그러나 환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환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했다면 계속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환자들이 몰리니 협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의대에서 강의까지 하게 됐습니다”
협진병원을 내세우는 곳은 많지만 실제로 한 건물 안에서 두 분야의 의사가 협력해서 진료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유명 대학병원에서도 한방과 서양의학의 그만큼 양 의학간의 골이 깊다.
최 원장이 협진을 시작한 것은 환자를 진료하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몇 년전 무릎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병원을 찾아 왔습니다. 관절이 완전히 닳았더군요. 열흘 정도 치료했더니 상태가 많이 호전됐습니다. 그 환자는 우리 병원을 찾기 전에 회사일을 쉬면서 정형외과의원에서 한 달 동안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통증이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만약 처음부터 누군가가 이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했다면 쓸데없이 오래 고생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협진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암같은 난치성 질환과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다. 보통 항암치료 과정은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들이 크게 고통을 겪는다. 한방 치료법을 같이 쓰면 항암치료 부작용을 줄여주고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알레르기성 질환에도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점막의 상태를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양한방을 함께 적용해도 안전한지에 대해 연구중이다. 두 치료를 병행했을 때 서로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심지어 방해할 수 있고,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병원에서 개발한 간경화 치료 약물인 ‘헤파큐어’의 경우 동물실험결과 양약과 함께 써도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한방 치료법을 동시에 써서 좋은 경우라면 그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실 한방의 경우 오랜 세월에 걸쳐 임상경험이 많이 축적됐지만, 그것을 실험으로 입증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이 ‘비과학적’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최 원장은 현재 내시경을 보완하는 새로운 위 진단법을 개발중이다. 소화불량 환자중에는 증상이 분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시경 결과 위점막의 염증이 나타나지 않는 기능성, 신경성 환자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위 내부의 점막이 아니라 내시경으로 볼 수 없는 바깥 쪽 조직이 단단하게 변성됨에 따라 위운동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한방에서는 ‘담(痰)이 쌓였다’고 한다. 최 원장은 센서를 이용해 위 외벽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해서 담이 쌓인 정도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성공하면 지금까지 한방개념으로만 머물러 있던 담을 수치화할 수 있게 되고, 세계 의학계에도 새로운 진단개념을 전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채림 기자 chaer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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