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노사협력형 구조조정-영국 브리티시텔레콤, 2. 공동체형 구조조정- 독일 폴크스바겐사

지역내일 2000-12-21 (수정 2000-12-21 오후 3:34:22)
1.민영화이후 관료주의부터 청산, 노사 공감대 형성하며 인력 감축
올해 초까지 영국에서 통신서비스산업의 조직 고용 노사관계를 연구한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산업
경영학 박사) 부연구위원의 협조를 얻어 노사협력형 구조조정에 성공한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의 사례
를 정리해 본다.
1984년 전 영국의 통신사업자인 브리티시텔레콤은 전형적인 공기업이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이 회
사의 네트워크를 현대화시키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국민주 방식으로 민영화된 이 회사의 최대주주 지분은 5% 정도였으며, 그것도 펀드 형태를 띠고 있
었다. 정부가 50.2%의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가 된 이 회사는 우선 고위관리자를 전원 퇴진시켰다.
그 자리를 IBM SBC 등 영국과 미국의 민간기업 출신들이 채웠다. 이들은 80년대 말까지 내부에
관료주의를 몰아내고, 디지털교환기나 광케이블 등 신기술을 도입하며 수익중심의 조직으로 개편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영국정부는 전혀 경영간섭을 하지 않았다. 낙하산 인사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민영화 7년만에 관료주의에서 벗어난 이 회사는 1992년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활발한 해외진출, 모바일폰이나 인터넷 등 신규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통신기기나 장비제조업 같
은 비핵심적 사업의 분리 혹은 매각이 추진됐다.
기존의 지역중심 조직은 대기업 다국적기업 정부 중규모기업 소규모기업 주택고객 등 고객의 조건
과 요구에 따라 맞춤형 조직으로 개편됐다. 전국 물류센터와 지역별 분배센터가 구축되어 업무프로
세스가 합리화됐다.
7년동안 진행된 구조조정 결과 1988~1989년에 23만1982명이던 임직원이 1997~1998년 절반 규모인
11만4304명으로 줄어들었다. 경상비중 노무비의 비율이 구조조정 전 51%에서 구조조정후 31%로
떨어졌다.
그러나 브리티시텔레콤 노사는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처리하는 접근방식이 우리 나라의 한국통신과
판이하게 달랐다. 1987년 현장선로 기술직의 1주일 파업, 1997년 런던 선로기술직의 1일 파업,
1999년 11월 콜센터 직원의 1일 파업 등 몇 차례 갈등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노사협력적인 기조
를 유지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협력 분위기는 이 회사가 민영화되기 전부터 형성되어 있었다. 영국 정부는
공기업이 노사관계에서 모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 덕에 노동조합은 임금 노
동조건 직제 직무 신기술 도입 등의 영역에서 발언권을 행사해 왔다.
경영진은 노동조합에 회사의 고위간부만이 보는 핵심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노동조합이 구조조
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어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변화를 이룰 때는 노사협의를
거쳐 노동조합의 참여 속에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 사업(pilot project)을 운영했다. 시범사업 결과를
놓고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측면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단체협약서를 체결한 뒤 전국적으
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러다 보니 노조는 통신서비스 시장의 변화 추세와 대량감원의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그 대신 노조
는 감원되는 노동자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다. 일종의 명예퇴직수당으로 영국 최고 수준
인 1인 평균 3만5000 파운드(약 6500만원)씩 지급됐다. 또 정년퇴직자에게만 지급하던 회사연금을
조기퇴직자에게도 보장해 주었다. 이로 인해 회사의 흑자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통신독점체에서 성공적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14년이 걸렸다. 이 회사는 최근 빠른 시장의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해 올해 주식 값이 50% 이상 폭락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명식 기자 msshin@naeil.com


2.3만명 감원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동시간 단축·임금삭감으로 해결
고려대학교 경상대학 국제정보경영학부 강수돌 부교수의 협조를 얻어 노동배제형 구조조정을 배격
하고, 공동체형 구조조정에 성공한 독일 폴크스바겐사의 사례를 정리해 본다.
독일 폴크스바겐사는 옛 서독지역에 8개의 공장, 동독 지역에 2개의 공장을 갖고 있으며 스페인 벨
기에 브라질 멕시코 중국 등지에 해외공장이 있다.
1993년 당시 10만여명이 연간 170만대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1992년 시작된 자동차산업의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원가 절감과 품질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경쟁력
향상이 안됐다.
회사는 잉여 노동력을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1993년 11월 현재 10만3200명
인 국내 노동자를 1995년까지 7만1900명으로 30%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감원대상 3만명중 2만명
은 자동차산업의 불황으로 불가피하며, 1만명은 생산성 향상으로 과잉인력이 됐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었다. 노동효율 높이기 전략에서 인원감축을 통한 노동비용 줄이기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노사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냈다. 첫째 주4일 28.8시간 노동제와 교대제를 통
해 주5일 공장을 가동한다는 것이다. 주35시간에서 20%가 줄어드는 대신 세후 소득의 12~13%가 삭
감됐다.
둘째는 미혼자 탄력근로제 시행이다. 30세 이하 미혼자 4만명은 1년중 8~9개월만 근무하고 나머
지 기간은 취미생활이나 직업훈련, 직능교육을 받았다.
셋째 고령자는 주당 28.8시간 미만으로 일하면서 타기업에 대체노동력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거
나, 서서히 노동시간을 줄여나갔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령자(55~63세)에게 고액의 명퇴금을 주기
보다 기업을 떠나게 하면서도 그들의 기술과 지혜를 활용한 것이다.
이 회사는 처음 2년동안 약 1조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회사는 약 15%의 임금 삭감
을 감수한 노동자들이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기존의 월임금총액을 유지하되, 연말상여금과 휴가비
등을 삭감하는 회계방식을 택했다.
최근 독일노총 부설연구소인 WSI와 에어랑겐 대학교가 이 회사 노동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9%가 일자리 나누기에 만족하고 있으며, 16.7%만이 불만을 표시했다.
블루칼라의 만족도는 52.9%로 화이트칼라 38.4%보다 높았다.
이 협약은 경제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일시적인 것이었다. 현재는 재정상태도 좋아지고 매출도 늘
었으나 이 협약은 연장을 거듭하고 있다. 인력 수급에 불균형이 생기면 새로운 고용대신 잉여인력이
발생한 공장에서 빌려다 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임금삭감분을 보충하기 위해 더욱 많
은 잔업이나 특근을 하고 있다.
몇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노동참여형 고용조정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노사간 힘의
균형을 바탕으로 공동의사결정의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폴크스바겐은 21세기에도 생존 가능한 세계 6대 자동차 메이커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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