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패 갈림길 선 한국까르푸

노사갈등, 납품업체와 마찰 증폭 … 지역입점 계획 잇따라 변경

지역내일 2004-07-01 (수정 2004-07-01 오후 12:26:04)
까르푸가 한국진출 8년을 맞으면서 성패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 시장에서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변화의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까르푸 지역 매장 내부의 잇따른 노사갈등, 납품업체와의 마찰은 이미 폭발한 상태. 일부 프랑스인 지점장과 노조원들의 마찰, 부천 중동점의 직장폐쇄, 삼성전자의 파견직원 철수, 풀무원 및 CJ 등 의 상품 철수 등이 대표적 사례다.
게다가 일부 중소형 납품업체는 언론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해 까르푸 일부 직원들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폭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까르푸는 한국 시장을 포기하고 중국 등 성공한 아시아 시장으로 발길을 옮겨야 할까.
내일신문에서는 최근 변화의 과제에 직면한 한국 까르푸의 문제점과 대안, 납품업체의 목소리를 집중 취재했다. 또 ‘외국계 할인점’으로서 까르푸가 시도하고 있는 변화의 움직임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 까르푸 신뢰 ‘흔들’ = 까르푸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 회사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직원, 협력업체 그리고 소비자로부터 ‘한국사정을 잘 모르는 기업’으로 불명예스러운 낙인이 찍힌 것이다.
지난 2002년 일산점에서의 까르푸 노조와 프랑스인 지점장과의 마찰 과정에서는 일부 여직원들과 경비원들사이에 몸싸움이 일고, 프랑스 지점장이 쓰러져 경찰이 출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당시 경기도 지역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긴급 회의를 열고 지역 노조 출범식의 화두로 ‘까르푸의 노조탄압’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어 2003년 6월에는 중동점에서의 노사 대립으로 까르푸가 직장 폐쇄 조치를 내린바 있다.
필립 브로야니고 신임사장의 취임 이후 내부갈등은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으나 이번에는 지역 매장의 출점 계획이 흔들렸다.
까르푸는 지난해 말 부산 사상점을 이마트에 매각한 데 이어 올해는 용인 동백과 광주 사업을 잇따라 포기해 신규 출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까르푸가 선전하고 있는 것에 비해 대조적인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까르푸가 힘없는 한국 중소기업을 탄압하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몇 년전만해도 단지‘외국계 할인점’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중소기업과의 마찰이 불거지면서 내부 공정거래여부까지 의심받고 있다.

◆내부윤리 흔들 = 까르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도 불만을 품고 있다.
식품업체 한 영업담당자는 다른 할인점에 비해 까르푸의 갑을관계 요구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절대목을 앞두고 납풉업체 영업직원도 까르푸 매장의 상품 배치를 돕고 있었다. 그런데 영업 직원이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까르푸 직원들이 자기앞으로 몇상자씩 물건을 가져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훔쳐갔다. 상품 대금을 책임지고 메워야 하는 영업직원들은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 났다. 적어도 다른 할인점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고 말했다.
회식비 및 접대비 요구, 소비자 눈에 잘 띄는 매대배치를 위한 별도의 사례비 요구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저가격제 적용 과정에서 적자를 감수하며 물건을 납품했다가 이후 납품이 중단된 중소기업의 원성도 높다.
또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와 할인점이 거래하면서 현금을 얼마나 빨리 결제해주냐는 신뢰도를 판가름하는 척도”라며 “까르푸의 대금 결제가 늦어질수록 업체에서는 ‘물건값으로 혹시 이자놀이를 하는거 아니냐’는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풀무원의 두부류 제품 까르푸 매장에서의 철수, CJ 상품의 전면철수 등이 부각되면서 까르푸의 대외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지역밀착 경영, 투명성 확보가 해법 =
전문가들과 납풉업체들은 까르푸가 현재의 위기를 타결하기 위해 △부정적 이미지 개선 △지역과의 밀착경영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 정착 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까르푸의 성패여부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까르푸에 한우를 납품하는 전북 장수군 관계자는 “까르푸가 한국의 지역특산물을 해외시장에 유통시키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며 “세계적 유통업체로서의 장점을 활용해 지역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까르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는데 까르푸가 수산물소비촉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5월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지역주민들과 까르푸의 경영철학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얻은 이익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통학회 한 관계자는 “비록 월마트가 한국 할인점 5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윤리경영의 원칙을 지키고 있어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까르푸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납품업체들은 “살을 깎는 변화로 신뢰를 회복해달라”고 말했다.
까르푸에 어린이 용품을 납품하는 한 관계자는 “일년에 세일을 몇번할지 정했으면 되도록 지켜달라”며 “상품을 빼던가 아니면 세일행사에 참가하든지 선택하라고 극단적 요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B상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납품단가를 낮추기 어려울 때 협상여부를 남겨달라고 말했다. 또 의류를 납품하는 한 관계자는 “유가와 임금은 오르는데 납품가는 그대로이니 중소기업이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까르푸는 협상가격을 탄력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납품기일을 어기면 납품업체는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 까르푸에서도 현금 결제를 약속 기간내에 정확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생활용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영업차장은 “올해 하반기가 한국 까르푸에는 정말 중요하다. 마지막 터닝포인트(전환점)를 잘 활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필립브로야니고 사장은 24일 협력업체와의 대화에서 “투명성으로 여러분과 함께 승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까르푸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한다는 점고 강조했다.
고승태 까르푸 홍보이사는 까르푸의 한국시장에서 중국시장으로의 이전설에 대해 “일부 점포 진출계획을 철수한 것은 점포 확장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했기 때문 ”이라며 “인천,전주, 광주, 화성 등 4개점의 출점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경기도와 지역특산물 유통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한국의 우수농산물을 까르푸의 세계매장으로 유통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라며 “공정거래관련팀을 본격 가동해 납풉업체와의 관계개선과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창구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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