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의 골이 깊고도 넓다. 서비스업에까지 짙게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는 언제 걷힐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래시장은 물론 할인점 백화점 매장도 고객 발거음이 끊어져 텅빈 상태가 된지 오래다. 부동산 임대업자들은 “곧 망하겠다”며 전업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 플러스를 유지하던 서비스업지수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지표경기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물가마저 급등하고 있다. 물가는 이미 정부목표치인 2.9%대를 크게 웃돌며 3%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공요금이 일제히 오르는 7월엔 4%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극심한 내수불황에 솟구치는 물가로 서민들만 겹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2년차 불황을 맞는 우리경제는 이젠 물가불안까지 겹치며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 운수업외 대부분 감소세=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5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중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0.4% 줄었다. 지난 2월(2.7%)부터 3월(2.5%) 4월(0.1%)을 거치며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더니 결국 5월달엔 고비를 넘지 못하고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사스로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 5월 증감률이 -0.3%였던 것을 고려할 때 서비스업 생산부진은 심각한 상태다.
업종별로 운수업(8.9%)와 사업서비스업(6.4%) 등만 호조를 보였을 뿐 대부분의 업종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던 통신업(4.1%)조차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도·소매업은 2.5% 줄며 석달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매업(-2.2%)은 마이너스 행진을 16개월째로 늘렸고 소폭이나마 5개월째 회복세를 보였던 도매업(-1.5%)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홈쇼핑과 같은 무점포소매업(-14.0%), 가정용기기 및 가구소매업(-7.7%), 백화점 슈퍼마켓과 같은 종합소매업(-3.3%) 등 서민 내수 시장은 끝모를 추락세를 이어갔다.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 자동차 판매(-14.3%)는 되레 더 부진했다. 지난해 내수 부진에도 근근히 버텨왔던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및 임대업은 5월중 11.6%나 급감하며 조사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주택 시장 등 부동산 거래가 준 데다 기업활동이 위축되며 기계 임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실제 부동산임대업은 6.3%, 부동산 서비스업은 4.1% 줄었고 산업용기계장비 임대업은 24.0%나 급감했다.
또 학원업이 9.6%나 줄면서 올들어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영향으로 교육서비스업은 6.6% 줄었다. 2분기 들어서 평균 6%대이상의 감소한 셈이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보다는 경기 침체에 따른 교육비 지출 억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숙박·음식적업(-0.5%)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봄철을 맞아 국제행사 등을 담당하는 호텔업(42.2%)이 호황을 누리며 전체적인 감소폭이 둔화됐지만 일반음식점(-2.2%) 빵집(-5.6%)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침체는 지속됐다.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및 할부금융업 등 금융업(-6.0%)이 부진을 이어갔지만 보험 연금업 등에서 호조를 보여 전체적으로 3.4% 늘었다. 아울러 노는 데 쓰는 비용도 줄이면서 오락·문화·운동관련 서비스업(-6.7%)도 3개월째 감소했다.
◆ 물가불안이 내수부진 부추겨=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전 년 동월 대비 3.6% 상승한 데 이어 7월 교 통요금 등 공공요금이 잇따라 오르는 등 하반기 물가불안 요인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도 7월 소비자물가 4% 돌파 우려를 공식화한 상태. 때문에 정부는 오는 7일 청와대 경제민생점검회의에서 확정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물가전망치를 상향조정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공식 물가전망기관인 한국은행은 연초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9%로 책정했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올 들어 6월까 지 물가는 3.3% 상승했다. 하반기 추가적인 상승압박이 우려돼 연간 3% 중반을 훨씬 넘을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3.6%, 4.9% 상승, 상승률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통상적으로 연초 물가가 상승한 뒤 2분기에는 다소 안정세를 나타냈던 예년과 비교하면 물가불안은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는 매우 희박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대외환경 악화로 수출둔화 예상도 한 몫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최종소비자인 가계의 소비여력이 크게 악화된 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비소비 지출 항목의 부담이 가계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물가불안은 하반기 내수부진의 또 다른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가계소득의 원천인 고용과 임금동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고 하반기에도 기대할만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엎친데 덥친격으로 물가마저 급등하고 있다. 물가는 이미 정부목표치인 2.9%대를 크게 웃돌며 3%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공요금이 일제히 오르는 7월엔 4%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극심한 내수불황에 솟구치는 물가로 서민들만 겹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2년차 불황을 맞는 우리경제는 이젠 물가불안까지 겹치며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 운수업외 대부분 감소세=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5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중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0.4% 줄었다. 지난 2월(2.7%)부터 3월(2.5%) 4월(0.1%)을 거치며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더니 결국 5월달엔 고비를 넘지 못하고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사스로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 5월 증감률이 -0.3%였던 것을 고려할 때 서비스업 생산부진은 심각한 상태다.
업종별로 운수업(8.9%)와 사업서비스업(6.4%) 등만 호조를 보였을 뿐 대부분의 업종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던 통신업(4.1%)조차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도·소매업은 2.5% 줄며 석달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매업(-2.2%)은 마이너스 행진을 16개월째로 늘렸고 소폭이나마 5개월째 회복세를 보였던 도매업(-1.5%)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홈쇼핑과 같은 무점포소매업(-14.0%), 가정용기기 및 가구소매업(-7.7%), 백화점 슈퍼마켓과 같은 종합소매업(-3.3%) 등 서민 내수 시장은 끝모를 추락세를 이어갔다.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 자동차 판매(-14.3%)는 되레 더 부진했다. 지난해 내수 부진에도 근근히 버텨왔던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및 임대업은 5월중 11.6%나 급감하며 조사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주택 시장 등 부동산 거래가 준 데다 기업활동이 위축되며 기계 임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실제 부동산임대업은 6.3%, 부동산 서비스업은 4.1% 줄었고 산업용기계장비 임대업은 24.0%나 급감했다.
또 학원업이 9.6%나 줄면서 올들어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영향으로 교육서비스업은 6.6% 줄었다. 2분기 들어서 평균 6%대이상의 감소한 셈이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보다는 경기 침체에 따른 교육비 지출 억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숙박·음식적업(-0.5%)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봄철을 맞아 국제행사 등을 담당하는 호텔업(42.2%)이 호황을 누리며 전체적인 감소폭이 둔화됐지만 일반음식점(-2.2%) 빵집(-5.6%)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침체는 지속됐다.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및 할부금융업 등 금융업(-6.0%)이 부진을 이어갔지만 보험 연금업 등에서 호조를 보여 전체적으로 3.4% 늘었다. 아울러 노는 데 쓰는 비용도 줄이면서 오락·문화·운동관련 서비스업(-6.7%)도 3개월째 감소했다.
◆ 물가불안이 내수부진 부추겨=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전 년 동월 대비 3.6% 상승한 데 이어 7월 교 통요금 등 공공요금이 잇따라 오르는 등 하반기 물가불안 요인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도 7월 소비자물가 4% 돌파 우려를 공식화한 상태. 때문에 정부는 오는 7일 청와대 경제민생점검회의에서 확정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물가전망치를 상향조정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공식 물가전망기관인 한국은행은 연초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9%로 책정했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올 들어 6월까 지 물가는 3.3% 상승했다. 하반기 추가적인 상승압박이 우려돼 연간 3% 중반을 훨씬 넘을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3.6%, 4.9% 상승, 상승률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통상적으로 연초 물가가 상승한 뒤 2분기에는 다소 안정세를 나타냈던 예년과 비교하면 물가불안은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는 매우 희박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대외환경 악화로 수출둔화 예상도 한 몫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최종소비자인 가계의 소비여력이 크게 악화된 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비소비 지출 항목의 부담이 가계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물가불안은 하반기 내수부진의 또 다른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가계소득의 원천인 고용과 임금동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고 하반기에도 기대할만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