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경제때문에 가장 불안해한다”

사회 전부분 예측 가능한 개혁 필요 … 언론도 호들갑 떨지 말고 차분해야

지역내일 2004-05-28 (수정 2004-05-28 오후 2:03:08)
“이번 조사 결과 사람들은 경제불안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의 취업난이나 불안정한 고용, 빈부격차의 확대 등이 불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주위에서 ‘불안하다’하니 더 불안해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언론이나 매스미디어에서 불안한 현실을 지나치게 많이 다루지 말고 차분하게 현 상황을 분석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지난 97년 IMF 구제 금융 이후 우리 사회 전체를 흔든 변화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살얼음위를 걷는 세월을 보냈다. 믿었던 평생 직장은 붕괴되고 최악의 취업난, 가정파괴 등에 고통받고 있다. 그 여파는 8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흡사 이웃 일본이 90년대 초반부터 10여년 이상 겪어왔던 장기 불황의 모습과도 비슷한 상태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개인과 사회의 앞날에 대해 막연한‘불안’에서 실체가 있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 ‘불안’은 이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4일 오후 광화문 프레스 센터에서 이런 의미에서 중요한 세미나가 열렸다. 언론이나 학계의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 가장 적나라하게 칼을 들이댄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
연세대학교 인간행동연구소(책임연구자 송관재)가 주최하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이 후원한 이날 세미나 주제는 “한국 사회 얼마나 불안한가”였다.
이날 세미나를 주도한 이는 인간행동연구소 송관재 교수(44·사진). 송 교수는 연대에서 사회 및 조직 심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UC. Santa Barbara에서 Post. Doc 과정을 이수했다.
평소 지역감정과 고정관념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해온 송 교수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역시 우리 사회 현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안하다는 말을 몇 년 사이에 부쩍 많이 하는데 이를 개념적으로 정의하고 다룬 심리학적 연구가 없었다”며 “학문적으로 이를 개념화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한 다음 우리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 “현 상황이 불안의 실체”= 송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46가지의 다양한 사회적 사건과 현상을 제시해주고 각 사건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및 사회적 불안과의 관련성에 대해 살펴봤다. 그 결과 사람들은 경제불안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취업난이나 불안정한 고용, 빈부격차의 확대등이 불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송 교수는 “테러에 대한 공포나 철도사고(KTX) 같은 것에 대해서는 덜 불안해했지만 현재 벌어진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경향이 많았다”며 “현재 경제적 불황이나 경기침체가 사회적 불안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또 이번 조사에서 경제와 정치, 교육, 사회분야에 대한 개혁의 성공가능성을 살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개혁의 성공가능성은 50% 미만으로 조사됐다. 그 가운데서 정치개혁에 대한 성공가능성을 가장 낮게 추정했다. 그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사회에 대해 신뢰감을 갖고 있지 못하고 예측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치 부분이 가장 예측불가능하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부분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서 개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개혁 방향 설정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송 교수는 “예컨대 개혁 5개년 계획이라고 해서 개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송 교수가 이번 조사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불안은 전염되며 그럴수록 더욱 깊어진다’는 것.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으며 스스로 느끼는 불안보다 다른 사람들이 불안해하기 때문 더 불안해한다고 한다.
실제로 언론에서 다루어진 기사를 분석한 연구가 있는데 우리나라 경기가 좋았던 지난 95년도에 비해 2002년도에 언론이 사회 불안 기사를 30% 더 다뤘다. 그 결과 우리 국민은 2002년도에 더 많이 불안해하는 것을 조사됐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는 언론이나 매스 미디어에서 긍정적이고 밝은 기사를 많이 발굴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치 못해서 불안과 관련된 기사를 다룰 때에도 표면적인 실태보다는 구체적인 사황들을 많이 다뤄야 한다”고 덧불였다.

/김남성 김병량기자 kns199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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