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학교는 아직도 봄

지역내일 2004-06-07 (수정 2004-06-07 오전 10:05:44)
얼마 전 오월의 저녁, 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퇴근을 재촉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까만 차 하나가 내 앞에 멈추고 운전기사가 열어주는 문을 통해 한 신사가 내렸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고 무시한 채 지나가려는데 신사가 내게 다가와 손을 잡고는 ‘저 호석입니다’라고 말했다.
호석이라면 17년 전 내가 처음 교직에 발을 내딛던 해에 만났던 학생이다. 그때 호석이는 버릇이 없는 아이로 소문나 있었다. 누구도 그 아이의 잘못을 일깨워 주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수업을 하러 들어가다 아이들이 지켜보는데 호석이가 자랑삼아 복도 바닥과 벽에 침을 뱉는 모습을 보게 됐다.
나는 녀석을 교실로 들어오게 하고 이유를 물었다. 녀석은 전혀 미안한 기색 없이 당당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에 화난 나는 매를 들고 말았고, 녀석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얼마 후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고 나는 호석이를 집에 보내지 않고 하룻밤을 함께 지냈다. 그날 밤 나는 보지 못했던 호석의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호석이도 나를 조금은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 후 호석이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고, 나도 호석이를 볼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뒤 만난 호석이는 “살면서 항상 선생님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라며 내손을 꼭 잡았다.
십 칠년이란 세월이 일년처럼 흘러갔지만 스승에 감사해하는 제자가 있기에 우리 교육은 희망이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학교는 항상 비바람이 몰아치는 곳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아이들이 있고, 이 아이들을 열정을 태우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학교는 아직 봄처럼 따뜻하고 희망이 있다.

/남부호 교육부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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