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신뢰’부터 세우자

‘주식은 투기’ 인식 키운 정책 반성 절실

지역내일 2004-07-29 (수정 2004-07-29 오전 10:53:57)
주식시장이 사상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 등 증시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수치들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코스닥지수는 바닥을 모른채 추락 중이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증시를 외면하는 동안 4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을 그들의 입맛에 따라 요리하고 있다.
▶관련기사 9, 10, 11면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꼽는다. 주가가 오를때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다가 단 며칠만에 바닥까지 추락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 당연히 단기투자처로는 매우 위험한 곳이 됐다. 장기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지난 89년 종합주가지수를 100으로 봤을 때 91년 71.5, 95년 99.6, 97년 71.2, 99년 87.8을 거쳐 15년이 지난 2003년에는 74로 오히려 26%나 감소했다. 89년 1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샀다면 15년이 지나서 74만원 어치로 줄어든 셈이다.
이에 반해 미국 증시는 89년 100에서 출발, 매년 꾸준히 상승하면서 95년 179, 97년 296.7, 99년 416.8에 이어 지난해 416.4로 15년간 4배 넘게 상승했다. 장기투자처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안정투자를 바라는 개인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음은 물론이다.
한국 증시 상황이 이러함에도 증시를 구성하는 주체들은 주식시장을 건전한 자본형성 통로와 유망한 투자처로 육성하기보다 ‘투기장’으로 전락시키는데 급급했다.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긴 돈을 갖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매매하는 수법으로 수수료를 챙기는데만 전념했고 일부 대주주들은 시세조종 세력과 결탁해 불공정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당국도 시장논리보다는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증시 정책을 결정하고 부양책을 내놓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증시는 자신도 모르게 투자자로부터 불신대상 1순위로 꼽히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투자전문가인 최병운 유화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한국 증시는 기초체력은 약한 채 왜곡된 운영논리가 판치다보니 전문가인 나도 겁날 정도의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80년대 후반이나 김대중 정권 초기 벤처붐 등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대박의 꿈을 안고 들어온 수많은 개미들이 변동성에 치여 쪽박을 차면서 오늘날 증시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은 내일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내일신문이 국회 재경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설문에 응한 의원 가운데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의원은 단 2명(14.2%)에 불과했다. 주식투자를 안하는 의원이 12명(80.0%)에 달했고 무응답이 1명(6.7%)이었다. “오늘을 기준으로 가족이나 친인척, 지인에게 주식투자를 권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니다”는 응답이 11명(73.4%)에 달해 “그렇다”는 응답(2명 13.3%)을 크게 앞질렀다. 의원들은 주식투자를 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불안전한 시장 △투기적 행태 △개인들의 상대적 정보 소외 등을 꼽아 “주식시장을 믿을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가 경제정책과 입법을 책임지는 재경위 소속 의원들조차 주식시장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품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부터라도 증시 신뢰회복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한다. 최 대표는 “연기금 증시투입확대와 각종 세제혜택을 통해 자금 유입을 이끌어내 시장 변동성을 줄여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도 싸우는데만 급급할게 아니라 신뢰할수 있는 안정된 시장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한다”고 지적했다.

/엄경용·조숭호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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