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주>추운 겨울 없이 풍년 기대 말아야

지역내일 2000-12-26 (수정 2000-12-26 오후 7:37:17)
겨울이 추워야 그 해 농사가 잘된다고들 한다. 추운 겨울에 해충의 애벌레가 죽어야 여름에 병충해
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조조정도 이와 유사한 것 같다. 애벌레는 금융부실과 금융시스템 곳곳
에 산재되어 있는 비효율로 비견된다. 이러한 부실과 비효율을 혹독한 겨울이라는 고통없이 제거하
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구조조정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보면 별로 춥지 않는 겨울을 보내고 따스한 봄을 기대하고 있
는 것 같다. 아니면 추운 겨울만은 피해보자는 생각일 수도 있다.
사실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도 따지고 보면 추운 겨울을 피해 여러차례 연기가 된 상태다. 짧게는
지난 7월 금융노련 파업당시 이들과의 합의도출 자체가 실질적으로는 연기였다. 당시의 합의 내용을
보면 10월중 6개 부실은행에 대해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에 따라 정부주도로 금융지주회사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구조조정을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었으며,
구조조정의 방식과 대상 은행도 7월 당시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좀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
면 이미 연초부터 구조조정이 추진됐어야 했다. 99년 7월 발발한 대우사태와 비대우 워크아웃기업 등
에 의해 발생한 금융부실의 상당분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많은 금융전문가들은 2차 금융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이에 대한 관심조차 없었으며 그 이후에는
남북문제에 몰두하여 구조조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러는 사이에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누적되고 기
업의 자금사정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결국 주가가 연초대비 절반수준으로 하락하고서야 정부는 구조
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도 이같은 추운 겨울을 회피하려는 태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9
월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융구조조정이 지난 3개월간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정부는 연
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고 여러차례 천명하였으나 공적자금 추가조성외에는 뚜렷한 것이 없었다.
지주회사 대상 은행들의 파업이 거세지자 2001년 10월까지 지주회사의 기능재편을 마친다는 애초 계
획이 2002년 6월로 8개월 연기하기로 노조와 합의를 했다. 그렇다고 공적자금 투입도 그만큼 늦추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세금만 투입되고 그에 따르는 고통은 피해보자는 셈인 것 같다. 국민과 주택은
행의 합병도 혼란스럽다. 민간이 대주주인 은행에 대해서 마치 정부가 좌지우지하려는 것처럼 비춰
지고 있다. 정부는 두 은행의 대주주의 하나일 뿐이다. 대주주의 일원으로서 합병에 참여한다면 그것
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러나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졸속, 월권적 행위는 곤란하다.
구조조정이라는 추운 겨울을 원치 않는다면 풍년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
과 같다. 아마도 그 요행은 해외요인에 의해서 가능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일 뿐 지속
적일 수는 없다. 고통을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자세로서는 결코 구조조정은 성공할 수가 없다. 구조조
정은 섬세함이 요구되지만 때로는 대담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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