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우미양가의 함수
일본의 소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눈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라는 시험문제를 냈다. 답은 물론 물이었다. 그 쉬운 답을 유일하게 틀린 한 아이의 답안은 ‘봄’이었다. 그렇다. 공부는 지식의 산물이지만 공부하려는 마음은 감성의 산물이다. 공부는 양면성을 지닌다. 아이들에게 등수와 점수는 낯선 존재이지만 공부하려는 마음을 건드려주면 그 과정만큼은 상상력이 넘치는 어드벤처가 된다.
지금 OECD국가들은 교육을 중요한 국가 경쟁력의 요소로 보고 있으며,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신임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의 수우미양가 파동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종합형 서술식 평가에서 단계형 서열식 수우미양가 평가로 전환하자는, 즉 8년전에 폐지되었던 한줄 세우기 평가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의 이면에는 만만치 않은 복선이 깔려 있다. 8년간 초등만 전인교육하려고 몸부림쳤지만 중등교육이 여전히 대입제도에 종속되어 있는 시스템에서는 뭔가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중학교1학년 배치고사에서 100분률 점수제로 1등부터 꼴찌가 나눠지는 현실에 맞닥트려 본 학부모의 심정은 억장이 무너진다. 그 심리를 비집고 수우미양가 부활론이 고개를 든 것이다.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100분률 평가제를 지속시키고 있는 마당에 초등만 전인교육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논리가 등장한 것이다.
문제의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말할 것도 없이 노무현대통령에게 있다. 세계에서 드문 100분률 내신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진작에 혁파했어야 했다. 대부분의 OECD국가처럼 교사에게 종합적인 평가권과 수업편성권을 주고, 평가의 투명성을 위해 학생회를 법제화하여 아이들이 제도적으로 평가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했어야 옳았다. 그래야만 초증등교육이 대학입시와 분리되고, 학교의 100분률 평가제가 사교육비의 못자리가 되는 비극을 막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교육부장관이 중등학교의(초등은 교육감이) 교육과정과 평가권을 손에 움켜쥐고 개혁을 미루면서 끝내 학교를 사교육 시장의 도가니로 전락시키는 한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희망은 없다.
서열화된 100분률 평가제가 아닌 종합형 서술평가를 적용하고 있는 OECD국가의 아이들이 교실에서 협동수업을 하며 자동차를 만들어 보고, 로켓을 제작해보고, 자기 동네의 교통지도를 만들어 보는 동안, 우리의 아이들은 교실에서 ‘수우미양가’를 지상 목표로 하여 학원에서 만들어 준 기출시험지에 코를 박고 신음하게 생겼다. 지금 안병영장관과 공정택교육감의 점수는 수우미양가 중에 무엇일까?
김대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일본의 소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눈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라는 시험문제를 냈다. 답은 물론 물이었다. 그 쉬운 답을 유일하게 틀린 한 아이의 답안은 ‘봄’이었다. 그렇다. 공부는 지식의 산물이지만 공부하려는 마음은 감성의 산물이다. 공부는 양면성을 지닌다. 아이들에게 등수와 점수는 낯선 존재이지만 공부하려는 마음을 건드려주면 그 과정만큼은 상상력이 넘치는 어드벤처가 된다.
지금 OECD국가들은 교육을 중요한 국가 경쟁력의 요소로 보고 있으며,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신임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의 수우미양가 파동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종합형 서술식 평가에서 단계형 서열식 수우미양가 평가로 전환하자는, 즉 8년전에 폐지되었던 한줄 세우기 평가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의 이면에는 만만치 않은 복선이 깔려 있다. 8년간 초등만 전인교육하려고 몸부림쳤지만 중등교육이 여전히 대입제도에 종속되어 있는 시스템에서는 뭔가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중학교1학년 배치고사에서 100분률 점수제로 1등부터 꼴찌가 나눠지는 현실에 맞닥트려 본 학부모의 심정은 억장이 무너진다. 그 심리를 비집고 수우미양가 부활론이 고개를 든 것이다.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100분률 평가제를 지속시키고 있는 마당에 초등만 전인교육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논리가 등장한 것이다.
문제의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말할 것도 없이 노무현대통령에게 있다. 세계에서 드문 100분률 내신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진작에 혁파했어야 했다. 대부분의 OECD국가처럼 교사에게 종합적인 평가권과 수업편성권을 주고, 평가의 투명성을 위해 학생회를 법제화하여 아이들이 제도적으로 평가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했어야 옳았다. 그래야만 초증등교육이 대학입시와 분리되고, 학교의 100분률 평가제가 사교육비의 못자리가 되는 비극을 막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교육부장관이 중등학교의(초등은 교육감이) 교육과정과 평가권을 손에 움켜쥐고 개혁을 미루면서 끝내 학교를 사교육 시장의 도가니로 전락시키는 한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희망은 없다.
서열화된 100분률 평가제가 아닌 종합형 서술평가를 적용하고 있는 OECD국가의 아이들이 교실에서 협동수업을 하며 자동차를 만들어 보고, 로켓을 제작해보고, 자기 동네의 교통지도를 만들어 보는 동안, 우리의 아이들은 교실에서 ‘수우미양가’를 지상 목표로 하여 학원에서 만들어 준 기출시험지에 코를 박고 신음하게 생겼다. 지금 안병영장관과 공정택교육감의 점수는 수우미양가 중에 무엇일까?
김대유 서울 서문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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