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으로 깨끗한 세상을
박 석 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어느 날 새벽, 이메일 하나가 왔다. 자신을 중학생이라 밝히고는 우리 다산연구소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질문을 해온 것이다.
“다산연구소에서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본받으려는 분들이 모여 연구하는 곳인가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 잘 모르겠는데, 이번 국사 숙제로 다산 정약용선생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요. 우연히 책장을 뒤지다가 박석무 선생께서 지은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찾았는데, 다산연구소의 이사장이신 박석무씨께서 쓴 책이시더라구요. 예전에 이모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저한테는 “네가 읽기엔 너무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읽기 어렵더군요. 숙제에 참고나 할까 하고 펴봤는데,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얘기하려 하는지 질문 좀 드릴께요…”
질문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다산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가를 알고 싶은데 글이 어려워 알 수 없다는 내용 같아서 글을 쓴 사람으로서는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어려워 못 읽겠다는 중학생
참으로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있다가 쉽게 써서 누구나가 읽기 편한 책을 내자는 목표로 저술한 책이었건만, 어려워 읽지 못한다는 중학생의 글을 읽고 보니 난감한 생각을 피할 길이 없었다. 책이 간행되자마자 대한출판문화협회 ‘이달의 청소년도서’로 까지 지정되었는데.
정말로 크게 반성할 일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내용으로 글을 썼더라도 독자들이 어려워 읽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 학계나 출판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하나이기도 한데,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중학생이 보낸 글의 전부를 인용했다.
다산 정약용은 누가 뭐라해도 조선왕조 5백년동안 최고의 학자이자 탁월한 경세가였다. 문장과 시에도 매우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로 우리 시대 가장 큰 사표로 여겨야 할 분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관련 학자들의 문제로 인하여 일반 국민들이 다산에 대하여 막연히 실학자다, 목민심서의 저자다 라는 이외에는 알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없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필자와 같은 다산연구가도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왔음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다산 일대기 하나 제대로 저술해내지 못했으니,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 실제로 그러한 책임을 하나 벗고자, 지난해에 다산의 일대기를 책으로 펴냈지만 중학생의 눈으로 읽을 수 없다니 할 말이 없다.
세상이 썩고 병들어 일반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있을 때, 이런 세상을 그대로 두고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수수방관할 수가 없다면서, 나라의 모든 법제를 새롭게 개혁하고, 모든 공직자들이 백성을 위한 일에만 마음을 기울이고 청렴한 정신을 회복하여 백성을 살려내자는 뜻으로 500여 권이 넘는 방대한 실학 관계 저서를 남긴 분이 다산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야만 기득권을 인정받고 큰소리치며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벽파들의 등살에 떠밀려 국사범이라는 중죄인이 되어 18년이라는 긴긴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원한이나 보복의 마음을 버리고 나라와 백성을 살려내는 방책의 모색에 전념하여 그만한 저서를 남기게 되었다.
나라와 백성 살리는 방책 모색
다산연구소는 ‘다산으로 깨끗한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중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더욱 할 일이 많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필자의 저서부터 다시 풀어쓰는 일을 시작해서, 모두가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산의 일대기부터 저술해야겠다. 다산으로 돌아가서, 다산을 통해서 세상을 맑고 깨끗하게 하겠다면서 다산이 누구인가를 알게 해주는 책도 없다면 말이 되겠는가.
1762년 경기도의 광주, 지금의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현에서 태어나 75세를 일기로 1836년 2월 22일 마현의 옛집에서 세상을 떠난 다산, 비록 170년이 다되는 세월이지만 이제야 그분은 부활하셔서 우리 민족과 국가를 살려내야 한다. 그 일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우리는 그의 저서들을 쉽게 번역하여 한글세대들이 제대로 읽을 수 있게 해주고, 또 그분에 대한 많은 해설서들을 저작하여 누구나가 읽고, 그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다가 갔으며, 뒷날에 어떤 일이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는가를 알게 해야 한다.그리고 우리 모두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너무 높고 깊은 그의 학문을 쉽게 알리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그러나 학자들이 노력할 일이 바로 그 일임은 너무도 분명하다.다산>
박 석 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어느 날 새벽, 이메일 하나가 왔다. 자신을 중학생이라 밝히고는 우리 다산연구소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질문을 해온 것이다.
“다산연구소에서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본받으려는 분들이 모여 연구하는 곳인가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 잘 모르겠는데, 이번 국사 숙제로 다산 정약용선생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요. 우연히 책장을 뒤지다가 박석무 선생께서 지은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찾았는데, 다산연구소의 이사장이신 박석무씨께서 쓴 책이시더라구요. 예전에 이모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저한테는 “네가 읽기엔 너무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읽기 어렵더군요. 숙제에 참고나 할까 하고 펴봤는데,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얘기하려 하는지 질문 좀 드릴께요…”
질문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다산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가를 알고 싶은데 글이 어려워 알 수 없다는 내용 같아서 글을 쓴 사람으로서는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어려워 못 읽겠다는 중학생
참으로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있다가 쉽게 써서 누구나가 읽기 편한 책을 내자는 목표로 저술한 책이었건만, 어려워 읽지 못한다는 중학생의 글을 읽고 보니 난감한 생각을 피할 길이 없었다. 책이 간행되자마자 대한출판문화협회 ‘이달의 청소년도서’로 까지 지정되었는데.
정말로 크게 반성할 일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내용으로 글을 썼더라도 독자들이 어려워 읽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 학계나 출판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하나이기도 한데,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중학생이 보낸 글의 전부를 인용했다.
다산 정약용은 누가 뭐라해도 조선왕조 5백년동안 최고의 학자이자 탁월한 경세가였다. 문장과 시에도 매우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로 우리 시대 가장 큰 사표로 여겨야 할 분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관련 학자들의 문제로 인하여 일반 국민들이 다산에 대하여 막연히 실학자다, 목민심서의 저자다 라는 이외에는 알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없었으니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필자와 같은 다산연구가도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왔음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다산 일대기 하나 제대로 저술해내지 못했으니,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 실제로 그러한 책임을 하나 벗고자, 지난해에 다산의 일대기를 책으로 펴냈지만 중학생의 눈으로 읽을 수 없다니 할 말이 없다.
세상이 썩고 병들어 일반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있을 때, 이런 세상을 그대로 두고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수수방관할 수가 없다면서, 나라의 모든 법제를 새롭게 개혁하고, 모든 공직자들이 백성을 위한 일에만 마음을 기울이고 청렴한 정신을 회복하여 백성을 살려내자는 뜻으로 500여 권이 넘는 방대한 실학 관계 저서를 남긴 분이 다산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야만 기득권을 인정받고 큰소리치며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벽파들의 등살에 떠밀려 국사범이라는 중죄인이 되어 18년이라는 긴긴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원한이나 보복의 마음을 버리고 나라와 백성을 살려내는 방책의 모색에 전념하여 그만한 저서를 남기게 되었다.
나라와 백성 살리는 방책 모색
다산연구소는 ‘다산으로 깨끗한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중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더욱 할 일이 많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필자의 저서부터 다시 풀어쓰는 일을 시작해서, 모두가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산의 일대기부터 저술해야겠다. 다산으로 돌아가서, 다산을 통해서 세상을 맑고 깨끗하게 하겠다면서 다산이 누구인가를 알게 해주는 책도 없다면 말이 되겠는가.
1762년 경기도의 광주, 지금의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현에서 태어나 75세를 일기로 1836년 2월 22일 마현의 옛집에서 세상을 떠난 다산, 비록 170년이 다되는 세월이지만 이제야 그분은 부활하셔서 우리 민족과 국가를 살려내야 한다. 그 일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우리는 그의 저서들을 쉽게 번역하여 한글세대들이 제대로 읽을 수 있게 해주고, 또 그분에 대한 많은 해설서들을 저작하여 누구나가 읽고, 그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다가 갔으며, 뒷날에 어떤 일이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는가를 알게 해야 한다.그리고 우리 모두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너무 높고 깊은 그의 학문을 쉽게 알리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그러나 학자들이 노력할 일이 바로 그 일임은 너무도 분명하다.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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